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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키움 5-3 역전승, 슈퍼루키 이의리와 결승타 박찬호

by 스포토리 2021.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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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키움을 상대로 스윕을 완성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두산에 패했던 기아는 키움을 상대로 이틀 연속 연장 승부에 이어 9회 역전 드라마를 쓰며 스윕을 완성했다. 오늘 경기는 기아의 미래라고 이야기되는 초특급 슈퍼루키인 이의리가 첫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야구 명문 광주일고 출신으로 1순위로 기아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 최근 몇 년 동안 고졸 출신 신인들이 프로야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급 좌완 투수인 이의리에 대한 기대 역시 높을 수밖에 없었다. 

키움 장재영과 롯데 김진욱 등 신인 투수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의리는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0을 기록하며 선발 라인업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장재영이 기아와 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150km 중반의 묵직한 공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은 대단했다.

 

양 팀은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하면서 불펜을 많이 소모했다. 그런 점에서 선발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불안 요소가 있는 선발 기용이었다. 기아는 올 신인이고, 키움은 3년 만에 선발로 나섰다는 점에서 초반 쉽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

 

언제나 마운드는 예측 불가다. 두 선발 투수는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의리에 대한 기대만 가득했던 경기에서 키움의 김정인은 초반 압도적인 피칭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빠르고 낮고, 묵직한 공으로 기아 타선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이런 투수가 왜 이제야 선발 마운드에 섰는지 의아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좀처럼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라는 점에서 자칫 기아가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김정인이 의외의 호투를 보이는 와중에도, 이의리의 프로 데뷔 첫 선발도 인상적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첫 선발 1번 타자로 나선 박준태에게 연속해서 볼넷을 허용한 것이 옥의 티였다. 쉽게 방망이가 나오지 않는 박준태와 프로 데뷔 첫 승부를 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긴장까지 한 상태에서 승부는 아쉬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박준태와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다른 타자와 승부는 압도했다. 3회 김해성에게 안타를 내준 것이 5회까지 유일한 피안타였다. 그만큼 이의리의 투구는 키움 타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좌완으로서 150km까지 나오는 직구 스피드에 제구까지 갖췄다.

 

투수의 가장 중요한 것은 강심장이다. 상대와 승부를 가져야 하는 투수는 절대 흔들리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고졸 루키인 이의리의 첫 등판은 매력적이었다. 이런 승부에서 기아는 먼저 점수를 올렸다. 김정인에게 3회까지 침묵했던 기아는 4회 타순이 돌자 공략에 나섰다.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나가고, 터커가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에 4번 최형우에게 기회가 왔다. 김정인 역시 긴장했는지 폭투를 던지며 무사 2, 3루라는 절대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최형우는 유격수 뜬 공으로 잡히고 말았다.

 

최형우를 넘자 긴장감이 조금 풀렸는지 나지완에게 사구를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류지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리고, 김호령이 다시 볼넷을 얻으며 이어진 만루 상황에서 한승택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1점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4회 충분히 대량 득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만루 상황이 두 번이나 왔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득점으로 올리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였다. 만약 4회 많은 득점을 올렸다면 이의리의 첫 등판은 승리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김정인은 5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1,000일이 넘도록 1군 선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팀 사정으로 기회를 잡았고, 멋지게 해냈다. 비록 4회 흔들리기는 했지만, 1 실점으로 막으며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비록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5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했던 이의리는 6회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6회 2사까지도 완벽했다. 하지만 3번 타자인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앞선 두 번의 승부에서 모두 1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며 박병호와 마주해야 했던 것은 부담일 수 있었다.

 

박병호와 승부에서 이의리는 강속구를 실투에 가까운 가운데로 던졌다. 물론 초반이라면 공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80개 가까운 공을 던진 상태이고, 조금은 익숙해진 상황이라면 베테랑 선수들에게 한방이 될 수도 있었다.

 

박병호는 마치 노린 듯 완벽한 스윙으로 역전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의리는 홈런을 내준 후 김웅빈에게 2루타까지 맞으며 교체되었다. 홈런은 맞을 수도 있지만, 이후 타자에게 장타를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홈런을 내준 후 다음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느냐는 투수로서 중요하다.

 

여전히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고,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에서 김웅빈에게 내준 2루타는 정신적인 문제로 다가올 수 있었다. 그래서 기아 벤치도 바로 교체에 들어간 것이기도 하다. 공을 주고 내려올 때까지 90구가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6회를 넘어, 7회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이의리는 5와 2/3이닝 동안, 23 타자를 상대로 84개의 공으로 3피안타, 3 사사구, 1 홈런, 3 탈삼진, 2 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경기를 마쳤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내려왔지만, 준수한 성적이었다. 고졸 루키가 프로 첫 경기에서 이 정도 승부를 보여줬다는 것은 이후 경기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키웠다.

 

나름 긴장도 하고, 낯선 상황에서 책임감까지 가지고 경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불펜 자원들이 많이 소비된 상황에서 오늘 경기는 선발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

 

키움은 7회에도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이의리에 이어 등판한 장민기는 프레이타에게 안타를 내준 후 보내기 번트에 이어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안타는 충분히 내줄 수 있지만, 1사 후 두 개의 연이은 볼넷으로 만루를 내준 상황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희생 플라이로 1실점만 했다는 것이다. 키움 역시 이틀 연속 연장 승부로 인해 지쳤다는 방증이었다. 경기는 그렇게 키움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9회 키움은 오주원을 선택했다. 2019 시즌 18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던 그가 불펜이 소진된 상황에서 최적의 마무리였기 때문이다.

 

키움 벤치의 생각과 달리, 오주원은 마운드에 올라 승부를 시작하자마자 안타를 내주기 시작했다. 4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도 실점이 없었다. 최형우가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이 되면서 연속 안타를 치고도 점수를 내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황당한 주루사까지 등장했다. 한승택의 좌익수 앞 안타가 나왔다. 2루에 있던 류지혁이 3루로 뛰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돌아가려다 태그 아웃을 당했다. 자신의 생각에 플라이 아웃이 되었다는 생각이 귀루를 생각한 듯하다.

 

하지만 3루 베이스를 밟은 상황에서 병살이 되어도 어쩔 수 없이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류지혁의 황당한 주루 미스로 인해 모든 것은 무산되는 듯했다. 이창진의 대타 적시타로 2-3까지 점수를 좁힌 상황에서 이 황당 주루사는 찬물을 끼 얻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꾼 존재는 박찬호였다. 역전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박찬호는 오늘 경기에서 환상적인 수비로 이의리의 호투를 돕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타격이 아쉬웠던 박찬호는 기아의 시즌 첫 스윕을 완성하는 역전타를 쳐냈다.

 

최원준은 바뀐 투수를 상대로 다시 적시타를 치며 경기는 5-3으로 역전이 되었다. 김재열은 8회에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인 이용규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전병우를 볼넷으로 내주자 기아 벤치는 바로 이준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올 시즌 모든 경기에 등판한 이준영은 공 8개로 키움의 박준태와 김해성을 우익수 뜬 공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시즌 첫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기아는 기분 좋은 고척 스윕을 달성하고 광주로 이동하게 되었다. 홈에서 가지는 첫 주말 3연전은 지난해 우승팀 엔씨다.

 

이의리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다. 그리고 문제로 지적되었던 마운드가 예상외로 잘 버티며 좋은 승부를 해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더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시즌 초반이지만 이 선수들이 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쌓게 된다면 기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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