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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김민재 1년 만에 나폴리에서 스쿠데토 달았다

by 스포토리 202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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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세계 최고의 윙어가 되고, EPL 아시아인 최초의 100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7 시즌 연속 두 자리 골을 넣은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김민재에게 밀리는 것은 우승컵은 그동안 단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죠.

 

마라도나의 팀이라고도 언급되는 나폴리는 1부 리그 탈락 위기에서 영입된 축구의 신으로 인해 기사회생했습니다. 그리고 3년차인 1986~1987 시즌 창단 61년 만에 첫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나폴리 축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김민재 나폴리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 확정

그리고 1989~1990시즌 마라도나와 두 번째이자 마지막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했던 나폴리가 김민재가 영입된 첫 해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단순한 수치로 보면 마라도나는 3년이나 걸렸지만, 김민재는 영입된 해에 우승을 차지한 차이는 있지만, 과정을 보면 마라도나를 그렇게 단순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김민재가 첫 유럽 탑 5 리그에 입성한 첫 해 우승컵을 들 수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주전 선수로 팀의 핵심으로 우승을 이끌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시아인으로 첫 세리에 A 우승컵을 든 이는 일본의 나카타가 AS 로마에서 우승컵을 들었지만 후보선수였습니다.

 

김민재는 영입 당시에는 나폴리 팬들 조차가 인정하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 프로 리그에서 터키로 옮겨간 아시안 선수에 대해 나폴리 팬들이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온 것도 아닌 증명되지 않은 선수를 반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김민재가 들어설 자리는 나폴리의 전설로 취급되던 쿨리발리의 빈자리였습니다. 세리에 A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던 쿨리발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확신은 이내 깨지고 말았습니다. 큰 키에서 나오는 힘과 제공권 장악만이 아니라, 빠른 발까지 갖춘 김민재는 빠르게 쿨리발리를 제거해 버렸습니다.

 

단기간에 최고의 수비 축구를 보여주는 세리에 A의 최고 센터백으로 자리 잡은 김민재는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근 멘탈이 흔들리며 최악의 경기를 보인 한 경기를 제외한다면 김민재의 올시즌 성적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김민재의 성공은 결국 나폴리가 무려 33년 만에 세번째 스쿠데토를 단 선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폴리의 전력이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시즌 3위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핵심 전력들이 모두 나가면서 전력은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33년 만의 우승에 환호하는 나폴리 팬들

프랜차이즈 스타인 로렌초 인시녜가 미국으로 떠나고, 8년간 팀 수비 핵심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는 영국으로 갔습니다. 핵심 미드필더였던 파비안 루이스는 프랑스로, 주전 골키퍼였던 다비드 오스피나까지 나갔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13골을 넣은 부주장 드리스 메르텐스는 터키로 떠났죠. 말 그대로 팀의 모든 중추가 무너진 팀이었다는 것이죠.

 

이런 팀으로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한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리는 다른 팀들이 꺼리는 파격적인 스카우트를 했고, 이는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터키에서 1년 뛴 것이 유럽 리그에서 전부인 김민재와 러시아 리그에서 뛴 것이 전부인 흐비차 크바라츠 헬리아를 영입했습니다.

 

두 선수는 공수를 책임진 선수가 되었습니다. 못하던 선수가 갑자기 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능력이 검증된 선수들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능력을 인정했지만, 낮은 이름값은 유럽 최고 리그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질 수는 없었으니 말이죠.

 

이들이 들어오며 나폴리는 33년 만에 우승컵을 들게 되었습니다. 오시멘과 흐비차가 이끄는 공격진은 리그 중반까지 최고였습니다. 수비의 핵심이 된 김민재는 뒷문을 단단하게 지켜냈습니다. 김민재로 인해 나폴리의 공격라인은 깊숙하게 올라갈 수 있었죠.

 

상징적인 장면이 중앙 라인에 김민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줄지어 서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나폴리 두 센터라인만 있으면 전원 공격해도 된다는 확실한 믿음은 강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큰 덩치에도 빠른 스피드를 갖춘 김민재는 중앙선에서 공을 차단하고 급할 때는 상대 공격수보다 빠르게 복귀해 걷어냅니다.

 

이런 수비수가 있으면 경기는 쉬워질 수밖에 없죠. 헤더 능력도 탁월하고 오버래핑에 패스 능력까지 겸비한 김민재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고작 1년 유럽 최고 리그에서 뛴 김민재는 이미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인정받았습니다. 

나폴리 우승 라커룸 세레머니
파란 머리가 된 김민재 나폴리 우승 축하 라커룸

우디네세 원정에서 1-1 동점을 이루며 자력으로 우승팀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는 원정온 나폴리 팬들과 선수들이 뒤엉킨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나폴리 현지에서도 우승이 확정되자 거리 곳곳에서 축하하는 팬들로 가득했습니다.

 

이탈리아는 북과 남으로 나뉘어 경제력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공업지역인 북부지역은 엄청난 돈으로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생명이나 다름없다는 축구. 그 자국 리그를 매번 장악해왔습니다. 하지만 나폴리는 남부 항구 도시로 가난합니다.

 

모든 부를 차지한 북부 지역 팀들과 맞서 가난한 나폴리는 축구로 이탈리아 최고가 되었습니다. 나폴리 시민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이런 역사적인 문제도 한몫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에서도 김민재 선수가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철기둥이라는 별명을 받은 김민재는 팬들과 기쁨을 함께 했고, 라커룸에서는 선수들과 열광적인 모습을 보인 장면도 압권이었습니다. 입단과 동시에 동료들과 쉽게 하나가 된 김민재의 친화력은 결국 팀 우승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실력도 좋은데 인성까지 좋은 선수에 대해 동료들이 확실한 믿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라커룸에서 웃통을 벗고 동료들과 어울리고, 그런 김민재 머리를 파랗게 물들이는 동료들의 모습 역시 이런 친근함과 믿음이 만든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나폴리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

다음 시즌 김민재는 이제 다른 리그로 이동합니다. 나폴리가 김민재를 품을 수 없다는 것은 현실이고, 그가 영국일지 스페인일지 알 수 없지만 이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터키에서 이탈리아로 가던 때와는 전혀 다른 위치가 된 김민재가 과연 손흥민의 EPL이 될지, 이강인의 라리가로 향할지 이제 그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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