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토트넘이 드디어 전통적인 공격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본머스 솔랑케를 영입했는데, 그는 케인과 유사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습니다. 케인이 이적한 후 공백을 매우지 못한 토트넘은 차선책으로 윙어인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우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케인이 떠난 후 영국 현지 매체들은 토트넘이 잘해야 8위 정도를 할 것으로 봤습니다. 일부는 그보다 낮은 순위를 언급하기도 할 정도였죠. 물론 다 알듯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4위 싸움에서 밀려나며 5위에 머물기는 했지만, 현지 언론의 시즌 전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을 하지 않았다면 순위는 더 올라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토트넘 스쿼드가 얇다 보니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 공백이 커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즌 초반 무패 행진을 달리던 시점 토트넘은 우승도 가능해 보였지만, 주전들의 부상으로 무너지며 힘들었습니다.
가장 힘든 부분은 골을 넣을 전문가가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히샬리송은 분명 좋은 선수이고 예술적인 기술로 골을 넣는 재주도 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라는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됩니다. 다만 여러 이유들로 인해 이적 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나마 지난 시즌 부상 전까지는 좋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희망은 보입니다. 더욱 사우디 리그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히샬리송은 토트넘에 남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히샬리송의 이 선택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로메로 역시 레알에서 영입 의사를 밝혔지만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손흥민과 함께 남겠다는 로메로와 히샬리송의 선택은 결국 손흥민의 선택들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모래알 같은 선수단이 아니라, 이들의 가치가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올 시즌은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손흥민은 재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손흥민은 토트넘과 올 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올 시즌 토트넘이 새로운 가치와 희망을 보여준다면 그는 어디로도 가지 않고 리빙 레전드로 토트넘에서 은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전제조건은 손흥민의 폼이 떨어지지 않는단 조건이 있어야 하죠. 현재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을 본다면 갑작스럽게 폼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손흥민이 최대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그의 활약은 최소한 몇 년 간은 기본값은 충분히 해줄 수 있어 보입니다.
프리시즌에서 토트넘은 원톱 자리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습니다. 히샬리송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손흥민과 클롭세스키가 나서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원톱으로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골을 넣어줄 골잡이가 절실함은 분명해졌습니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라면 한계는 분명합니다. 손흥민이 윙어로서도 원톱으로서 역할에서도 충분한 능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포스테코글로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 손흥민이 세명이면 가능한 전략입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면 양 윙어들이 볼배급을 잘 해줘야 하는데 좀처럼 그런 역할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손흥민이 윙어로 가서 볼배급을 해줘도 제대로 골을 넣지 못하는 답답한 장면들이 너무 많이 나왔죠. 지난 시즌 10개의 어시스트만 기록한 것은 제대로 골을 넣어줄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솔랑케가 영입되며 공격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습니다. 최전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은 중요합니다. 히샬리송이 그 역할을 해주기 바랐지만,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이유로 인해 제 몫을 못 해줬습니다.
187cm의 큰 키를 이용한 타깃맨으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헤더골도 잘 넣는 선수라는 것은 다양한 전술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동안 엔제볼에서 중앙으로 높이 올려주는 볼은 거의 없었습니다.
패스를 통해 골을 넣는 방식을 취해왔지만, 솔랑케로 인해 높이의 축구도 가능해졌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상대가 토트넘 공격을 막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솔랑케가 제대로 자신의 몫만 해준다면 분명 중요한 선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솔랑케 영입이 토트넘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케인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큰 키를 이용해 최전방에서 버티며 공을 넘겨주는 포스트플레이가 능합니다. 이는 현재 토트넘에 존재하지 않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단순히 포스트플레이만이 아니라 솔랑케는 딥라잉 플레이에도 능합니다. 즉 밑으로 내려와서 받아주는 방식은 케인이 자주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단순히 공이 오기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밑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주고 전방에 패스를 하는 방식의 플레이는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측면으로 빠지며 공간을 만드는 연계 플레이도 잘합니다. 이는 뛰어난 활동량으로 인해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입니다. 전방에서 압박을 하거나 수비 가담도 잘한다는 점에서 엔제 감독이 좋아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큰 키를 가지고 있지만 솔랑케는 빠른 선수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 속도로만 36.10km/h을 기록했을 정도로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속도만이 아니라 유연성이나 탄력도 좋아서 상대를 압박하고 골을 넣는데 적합한 선수입니다.
재미있게도 솔랑케도 양발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손흥민 정도는 아니지만 양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발과 헤더 모두 능하다는 것은 상대팀 수비수들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솔랑케는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 U-16, U-17, U-18, U-19 대표를 거친 엘리트 선수입니다. 한국에서 개최되었던 2017년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해 총 4골을 넣으며 잉글랜드에게 첫 우승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월드컵에서 솔랑케는 골든볼까지 수상했습니다.
초 엘리트 코스를 밟은 솔랑케는 첼시가 선택했지만 그 안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어린 선수가 가질 수밖에 없는 중압감은 크게 작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014년 1군 경기에서도 뛰었지만, 솔랑케가 꾸준하게 경기를 뛸 수 있는 조건들은 아니었습니다.
임대 생활을 거친 후 솔랑케는 리버풀로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EPL 최상위 팀에서 어린 솔랑케가 주전 자리를 보장받기는 어려운 일이니 말이죠. 그렇게 잊혀져 가는 듯하던 솔랑케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 본머스였습니다.
20-21 시즌 챔피언십에서 솔랑케는 15골 11도움을 기록했지만 본머스는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했습니다. 이듬해 리그 46경기 29골 7도움으로 결국 본머스를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켰습니다. 당연하게도 본머스는 팀 에이스인 솔랑케와 2026년까지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솔랑케는 33경기 6골 7 어시스트로 본머스 잔류에 큰 힘이 돼주었습니다. 챔피언십과 프리미어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정도 공격력을 보인 것은 솔랑케의 능력을 보여준 셈입니다. 적응기를 마친 솔랑케는 지난 시즌 총 21골, 리그에서만 19골을 기록하며 본인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2년차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17골을 넣었으니, 단순히 수치만 보면 솔랑케가 더 많은 골을 넣었습니다. 그런 솔랑케가 영입되었다는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솔랑케에게 토트넘은 1132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가 영입 선수가 되었습니다. 은돔벨레의 기록을 넘어선 솔랑케가 그와 같은 몰락을 이어가지만 않는다면 돈값하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솔랑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입니다.
큰 키에 젊은 나이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 적응되었음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들이 많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경기에 많이 나가면 이런 문제는 쉽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솔랑케의 투박함은 토트넘에서 세련되게 가꿔야 합니다.
토트넘은 포스트 손흥민 시대를 준비 중입니다. 18살 어린 유망주들이 영입된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원톱 스트라이커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솔랑케는 히샬리송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를 나눠 맡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이 조합은 나쁘지 않습니다.
최소한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이 더블로 채워져야만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 프리미어리그입니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의 솔랑케 영입은 반갑게 다가옵니다. 솔랑케가 팀 레코드를 기록했던 은돔벨레나 막대한 자금을 들여 데려온 히샬리송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아직 터지지 않은 솔랑케의 커리어 하이가 다시 써질 수도 있습니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고, 뛰어난 패스 능력을 솔랑케가 잘만 활용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양산할 수도 있습니다. 솔랑케는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비록 빅클럽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토트넘으로 온 솔랑케가 과연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솔랑케는 홈그로운이라는 점에서도 그를 영입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홈그로운 선수가 뛰어난 능력까지 갖췄다면 일거양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의 이번 영입은 여러 부분에서 좋은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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