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3. 08:02

삼성과 롯데의 힘만 절감한 빅4 맞대결, 이제 순위는 정해졌다

빅4들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목요일 경기는 사실상 순위 결정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유롭게 매직넘버를 줄여가는 삼성과 2위 싸움이 치열했던 롯데는 모두 승리를 거두며 상대적 우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무기력하게 완패를 당한 SK와 기아로서는 포스트 시즌 체제로 돌입해야 할 듯합니다.

삼성과 롯데가 한국 시리즈 상대로 나설까?




현재의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경부선 리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투타가 완벽한 팀은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지요. 삼성과 롯데의 경우 완벽한 마무리가 존재하고 그 힘이 여전하다는 것은 강점입니다. SK 역시 강력한 불펜 진을 거느리고 있지만 기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불펜으로 포스트 시즌조차 희망을 가지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롯데와 SK 사직 3연전은 두 팀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자 2위 싸움을 위한 마지막 대결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다섯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SK로서는 마지막까지 2위에 대한 도전을 늦출 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고든을 내세운 SK로서는 마지막 세 번째 경기를 꼭 가져가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1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선두 타자인 전준우를 사구로 내보내고 황성용의 번트를 고든이 송구 실책을 하며 무사 1, 3루가 되며 롯데로서는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호기를 맞이했습니다.

김주찬의 희생 플라이, 이대호의 적시타, 황재균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이어지며 1회에는 대거 3점을 얻은 롯데로서는 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고든은 1회에 1안타, 4사사구, 1실책을 하며 중요한 경기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SK 역시 2회 선두 타자인 박정권이 송승준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며 추격에 나섰고, 정상호가 2사 후 다시 홈런을 치며 3-2까지 점수를 좁히며 오늘 경기 역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박빙 모드로 이끌어 갔습니다. 이후 양 팀은 점수를 뽑지 못하고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7회 롯데의 파괴력이 빛나는 이닝으로 기록되며 경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1사를 잡고 2, 3번을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던 이승호를 대신 한 이재영이 이대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팽팽하던 경기는 롯데로 급격하게 기울어버렸습니다. 이후에도 볼넷과 안타가 연이어 터지며 대거 7득점을 한 롯데의 집중력은 왜 그들이 후반기 강력한 팀으로 자리를 잡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번 기회를 잡으면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은 중요한 경기에서 그대로 이어지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더욱 연패를 당하지 않는 팀의 힘은 그들이 SK를 밀어내고 다시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큰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SK는 믿었던 불펜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중요한 경기를 허망하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믿었던 고든이 1회 심하게 흔들렸던 것도 아쉬웠지만 7회 4명의 투수를 올려 7실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강력한 불펜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SK로서는 롯데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2위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습니다. 롯데보다 다섯 경기가 더 남은 상황에서 얼마나 승수를 올리느냐에 따라 막판 역전을 통해 2위 자리를 꿈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삼성과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펼치는 기아로서는 이겨야만 했습니다. 이미 2위권 싸움에서 밀려나 4위 굳히기에 들어간 기아로서는 순위 싸움이 아니라 포스트 시즌과 한국 시리즈를 위해서라도 삼성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가져가야만 했습니다. 후반기 들어 단 한 경기만 이겼을 뿐 싹쓸이 패를 당한 기아로서는 마지막 경기 반전을 통해 삼성 징크스를 탈출해야만 했습니다.

3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연속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던 로페즈가 그나마 6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후반기 들어 확연하게 떨어진 구위로 인해 좀처럼 승수 쌓기를 하지 못하던 로페즈는 선발 투수의 요건인 5회 넘기기도 힘들었습니다.

정규 시즌을 이렇게 마치더라도 주요 선수들이 자신들의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중요합니다. 패배의식에 젖은 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면 단기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더욱 가을 야구에서 대결을 할 수도 있는 삼성과의 대결에서 기아는 꼭 승리를 거두어야만 했습니다.

삼성 역시 이미 안정적으로 우승 레이스를 펼치고 있어 기아 경기에 올 인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상태였지만 가을 야구에서 만날 수도 있는 기아를 상대로 실험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선발이 약했었던 삼성으로서는 후반기 투입된 저마노가 기아를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는 오늘 경기뿐 아니라 가을 야구를 위해서도 중요했습니다.

그런 삼성의 바람처럼 저마노는 8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져 5안타, 5삼진, 무사사구, 1실점 경기를 하면서 시즌 5승을 올리며 삼성 벤치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위력이 없이 위력적인 저마노의 커브는 단조로운 패턴의 스윙을 하는 기아 타선을 농락했습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마저 합격점을 받을 수 없었던 기아는 3회 신종길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허망하게 2실점을 한 상황은 답답했습니다. 그나마 4회 초 선두 타자인 안치홍이 2루타를 치고 나가 김상현의 내야 땅볼로 1득점하며 추격을 했다는 것이 고무적이기는 했지만 기아의 반격은 거기까지였습니다.

6회 삼성은 선두타자 이영욱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다시 기지개를 켰고 번트와 2루 땅볼로 2사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최형우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이후가 아쉬웠습니다. 박석민의 3루 강한 타구는 그대로 안타로 이어지며 이범호의 부재를 절감하게 했습니다. 강습안타로 볼 수도 있었지만 핫 코너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현곤의 수비는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6회 3득점으로 하며 5-1까지 달아난 삼성으로서는 막강한 불펜을 봤을 때 오늘 경기 역시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기아로서는 그나마 양현종이 2이닝을 던지며 3삼진, 무사사구 경기를 하면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점일 듯합니다.

 

타선에서는 기아의 7안타 중 안치홍이 홀로 4안타를 치며 분전한 것을 제외하고는 무기력함이 몸에 배인 기아의 모습은 최악이었습니다. 중심 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나지완과 김상현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타격으로 무안타 경기는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승환을 상대로 신인 류재원이 첫 안타를 1타점 2루타를 쳐냈다는 점이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을 듯합니다. 점처럼 안타를 쳐내기도 힘든 오승환을 상대로 2안타, 1볼넷, 1득점을 올렸다는 점을 희망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로 기아의 현재 모습은 최악이었습니다.

팀의 구심점도 없고 패기와 의욕도 보이지 않는 기아의 모습은 최악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습니다. 올 시즌 마지막이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기아의 리빌딩은 근본부터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점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미 살생부는 작성되어야만 하고 강한 기아를 위해서라면 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도 내치는 과감함을 보여야만 할 것입니다.

삼성과 롯데는 가상의 포스트 시즌 상대인 기아와 SK를 상대로 완벽한 우위를 점하며 정규 리그뿐 아니라, 가을 야구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의 전력이라며 경부선 리그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가을 야구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팀은 누가 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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