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 09:12

맨유와 노리치, 박지성 환상 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년도 우승팀 맨유와 1부 리그 승격된 노리치와의 경기는 일방적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며 맨유는 노리치에게 밀리며 여러 차례 결정적인 위기 상황을 맞으며, 대승이 아니라 노리치의 3연승의 재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낳기까지 했습니다. 

노리치 세밀함에서 맨유에게 밀렸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0의 아슬아슬한 리드 속에서 박지성의 환상적인 어시스트로 2-0으로 앞서가며 경기를 마무리한 장면이었습니다. 노리치가 조금만 더 세밀했다면 맨유는 의외로 대량 실점을 하며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운마저 맨유의 손을 들어준 이 경기에서 박지성의 활약은 돋보였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출범하는 시기에는 리그 3위까지도 올라갔었던 노리치는 7년 만에 1부 리그 승격된 후 의외의 성적으로 기존 팀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노리치시티는 볼턴과 선더랜드를 잡으며 리그 10위까지 올라서며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2승 2무 3패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승격 팀들이 초반 보이는 패기 그 자체였습니다. 전력적인 면에서 맨유와 비교 대상이 될 수가 없는 노리치시티였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그들의 열정은 전 년도 우승 팀 맨유를 강력하게 압박해 나갔습니다. 

5부 리그 출신과 3부 리그 MVP 출신들이 공격진을 이끄는 노리치였지만 맨유의 수비라인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빠른 발로 정교한 드리블은 과연 그들이 5부와 3부 리그 출신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했으니 말이지요. 역으로 말하자면 그들의 실력 차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너츠 사건으로 논란이 되었던 데 헤아는 벤치를 지키고 린데가르트가 리그 첫 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인업에서도 부상으로 그동안 빠져있었던 에반스와 루니, 치차리토 등이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당연히 박지성도 올 시즌 리그 첫  출전을 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나니, 안데르손, 플레쳐, 박지성으로 구성된 허리는 의외로 불협화음을 내면서 강력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모든 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나니는 패스도 돌파도, 수비마저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최강의 미드필드 중 하나로 꼽히는 나니와 맨유 허리 라인 제몫을 못하는 것과 달리 노리치가 야심차게 영입한 3부 리그 출신 필킹톤과 베넷은 시종일관 맨유 골문을 노리며 비교되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빠른 발과 드리블링을 보이며 과연 그들의 3부 리그 출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모습으로 맨유를 농락해갔습니다. 

시작과 함께 골을 넣으며 노리치를 공략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던 맨유의 기대는 오히려 노리치에게 강한 압박을 받으며 의외의 상황으로 전개되어 갔습니다. 어차피 져도 상관없이 전년도 우승팀이자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의 안방에서도 경기는 노리치에게는 부담 없이 새로운 역사를 한 번 써보자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맨유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하던 것과는 달리, 노리치는 의외로 결정적인 기회들을 많이 잡았습니다. 비록 골 결정력 부족과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이어져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많은 상황들 중 한 번도 노리치가 골로 성공시켰다면 맨유는 졌을지도 모르는 경기였습니다. 

우승 경험이 가장 많은 맨유의 저력은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법인 듯합니다. 후반전 들어 좀 더 강력하게 노리치를 압박해가던 맨유는 후반 23분 긱스의 코너킥이 에반스와 루니를 거쳐 골 문 앞에 있던 안데르손에게 넘어갔고, 침착하게 헤딩으로 골문 안으로 골을 넣으며 0-0의 균형을 깨트렸습니다. 

안데르손으로서는 전 경기에서도 그렇고 확실한 자기 입지를 다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터진 골이라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나니가 최악의 플레이를 펼치기는 했지만 그동안 경기를 통해 전성기가 다가왔음을 증명해주었던 것과 달리, 안데르손은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하며 중원 자리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는 힘들어 보였었습니다. 

안데르손의 골로 승기를 잡은 맨유의 화룡정점은 박지성의 발에서 나왔습니다. 1-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잡은 맨유로서는 추가골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박지성은 후반 43분 상대 아크 진영에서 웰벡과 삼각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욕심내지 않고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웰벡에게 완벽한 패스를 하며 추가골을 도왔습니다. 

박지성으로서는 골 유무와 상관없이 욕심을 내볼만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좀 더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기 위해 동료에게 골을 양보하는 모습으로 맨유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삼각패스를 통해 노리치의 견고한 수비벽을 뚫고 완벽한 골을 만들기 위해 뒤통수에 눈이 달리기라도 한 듯 감각적으로 파고들던 웰벡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하는 모습은 오늘 경기의 최고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강력하게 몰아붙이던 노리치의 공격을 겨우 막아내며 만들어낸 추가골은 그렇게 맨유가 안방에서 승격 팀에게 잡히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MVP는 강력한 10대 수비수 존스에게 돌아갔지만 영에 밀려 선발 출전이 힘들었던 박지성의 역할이 돋보였습니다. 

왼쪽 윙어로 출발해 중앙에서 전체를 조율하며 경기를 이끌어간 박지성의 존재감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의미를 더해갔습니다. 1-0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선수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도 박지성이 마지막까지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경기 운영이 노련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부상이후 오랜만에 출전한 치차리토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루니 역시 많은 기회를 가졌음에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박지성의 역할이었습니다. 전반 왼쪽 윙에서 꽉 막힌 공격을 풀어내기 위해 후반 나니와 위치를 바꿔 오른쪽으로 바뀌더니, 리오가 마지막 교체 선수로 나서며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추가골까지 만들어내는 과정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미 과거 경기에서도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로서는 존재감이 드러나고는 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중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이후 경기에서 윙어 싸움없이 중앙 미드필더로서 출전도 가능해 보입니다. 영-나니 윙어 조합에 안데르손이 아닌 박지성이 그 자리를 차지하거나 플레처를 대신해 중앙에서 맨유의 허리를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노리치와는 쉽지 않은 경기를 승리로 이끈 맨유는 7경기 무패(6승1무)를 기록하며 맨시티에 골득실에 앞서 1위를 달리며 기분 좋은 2011/2012 시즌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강력한 세대교체가 감행된 11/12 시즌 맨유의 약진은 많은 이들에게 대단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서 박지성이 자신의 역할을 규정하고 확실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음 경기에서 박지성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이번 노리치 전은 그저 시작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