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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국제대회

삼성 라이온즈 2011 아시아 시리즈 우승의 가치와 전망

by 스포토리 201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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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리즈 예선에서 일본 챔피언인 소프트뱅크에게 완패를 당했던 삼성은 결승에서 복수에 성공하며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일본만이 우승을 했던 아시아 시리즈에서 삼성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최소한 아시아 시리즈가 계속 치러질 명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MVP 장원삼의 호투가 삼성의 화룡정점이었다




예선에서 0-9로 완패를 당했던 삼성으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결승에서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단순히 우승팀끼리의 대결이 아니라 '한일전'이라는 말로 경기의 무게감을 높였습니다.

원 사이드 경기를 했던 소프트뱅크로서는 삼성과의 재대결이자 결승전 역시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팀의 에이스도 일본 시리즈에서 많이 던졌다는 이유로 로스터에도 올리지 않을 정도로 여유롭게 결승 경기에 임한 그들은 너무 쉽게 선취점을 얻으며 3일전 경기가 재현되는 듯했습니다.

1회 수비를 하다 박한이가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고 2사 3루 상황 3볼 낫싱에서 무의미한 높은 공으로 2루타를 맞는 상황은 답답할 정도였습니다. 그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라고 하지만 밋밋한 이 공은 선취점을 내주는 결정적인 공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실투가 장원삼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삼성은 선취점을 내주고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실점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5회였습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 4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1사 후 이정식이 안타를 치며 대역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김상수가 이미 지친 이와사키에게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고, 배영섭까지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상황에서 박한이의 부상으로 대수비로 들어선 정형식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박석민의 2루타와 강봉규 유격수 땅볼이 실책으로 이어지며 단숨에 5득점을 한 삼성은 억눌렸던 승부를 완벽하게 뒤집어버렸습니다. 3일 전 완벽하게 소프트뱅크에 밀렸던 삼성이 5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5득점을 하며 경기를 뒤집어 한국 챔피언다운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이자 이번 아시아 시리즈 MVP로 뽑힌 장원삼은 7회 1사까지 1실점을 하며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6 1/3 이닝 100개의 공을 던져 5안타, 1사사구, 3삼진, 1자책으로 승리를 이끈 장원삼의 호투는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잡는 일등공신이었습니다.
 
일방적으로 흐르던 경기는 8회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7회 위기 상황에서 정현욱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쉽게 정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권혁은 8회 마운드에 올라 연속 2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5-1 상황이지만 주자가 모이면 쉽게 역전도 가능한 상황에서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단 하나였습니다.

한국 특급 마무리 오승환은 8회 노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상대 타자는 일본 최고 타자가 된 우치카와였습니다. 양 리그 대표 선수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맞선 대결은 결승전 최고의 명승부였습니다. 최고와 최고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보는 이들을 충분히 흥분시키고도 남았습니다.

아쉽게도 돌 직구를 쳐내 안타로 만들어낸 우치카와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4번 마쓰다를 병살로 잡으며 1실점을 했지만 투아웃까지 잡은 오승환은 쉽게 이닝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하세가와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을 하며 5-3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습니다. 더 이상 추가 실점없이 9히 두 타자를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연속 삼진으로 잡고 마지막 타자를 2루 땅볼로 잡으며 삼성에게 아시아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습니다.

삼성에게 2011 시즌은 가장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듯합니다. 정규 시즌 우승에 한국 시리즈 우승, 나아가 아시아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그들은 국내 프로구단 사상 처음으로 한 해 3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유일한 팀이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아시아 시리즈는 일본의 당연한 우승으로 이어지며 다른 팀들은 들러리로 취급당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 챔피언들이 자존심을 세우지 못하고 번번이 패배만 하던 상황에서 삼성의 우승은 그래서 의미 있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일본을 벗어나 대만에서 치러진 첫 아시아 시리즈에서 삼성이 한국 팀으로서는 처음으로 승리를 했다는 점은 2012 한국에서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더욱 밝게 해주었습니다.

4시즌 연속 일본 챔피언이 우승을 차지하고 아시아 시리즈는 자초되었습니다. 대만리그가 승부조작으로 붕괴되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고, 중국 리그는 수준차가 너무 커서 아시아 시리즈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시리즈는 이후 한일 챔피언 결정전으로 바뀌었고 그렇게 2009년과 2010년 치러졌지만 올 해 대만에서 적극적으로 아시아 시리즈가 다시 개최될 수 있기를 요구했고, 호주 대표 팀까지 합류해서 겨우 구색을 맞춰 부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올 해에도 일본 팀이 승리를 했다면 다시 한 번 무용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는 2012 아시아 시리즈를 개최하는 한국으로서도 악재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일본 독주에 제동을 걸었고 이는 곧 아시아 시리즈가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했습니다. 

독주가 끝나고 경쟁이 시작되면 그만큼 경기는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해질수록 경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성공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되겠지요. 여전히 산 넘어 산이기는 하지만 삼성의 승리로 인해 아시아 시리즈는 새로운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은 많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2012 아시아 리그는 이번에 빠졌던 중국과 올 시즌 출전한 호주 대표 팀을 비롯해 한국 시리즈 2위 팀까지 총 6개 팀이 대결을 벌이는 형식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4팀보다는 팀 수가 늘어나며 그만큼 변수를 더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아시아 시리즈 자체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대두되었습니다. 갈 길은 멀지만 일본 독주가 끊어졌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아시아 시리즈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대회였습니다.

우승 상금 5억 5천만 원은 그들에게는 그리 대단한 선물은 아닐 것입니다. 대단한 상금이기는 하지만 삼성이 거둔 한 시즌 3개의 우승컵은 명실상부 삼성을 최고의 구단으로 올려놓았고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마저 밝게 해주었습니다.

전력 누수 없이 2012 시즌 이승엽이 참여하는 삼성은 신구의 조화가 완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족했던 중심 타선은 이승엽의 참여로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강력한 파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2012 시즌에도 삼성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일본이 독점을 하던 아시아 리그를 우승으로 이끈 삼성은 단순히 우승컵 하나를 더 가져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를 쓰며 2012 시즌에 대한 기대까지 키워내는 일석 삼조 효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해질 2012 시즌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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