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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최희섭을 6번으로 돌린다는 기아, 변화는 시작되었다

by 스포토리 201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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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이순철 수석코치가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붙박이 4번 타자로 군림해오던 최희섭을 과감하게 하위 타선으로 내려 보낸다는 선언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직 선동열 감독의 최종 선택이 남아있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변화는 작지만 팀 전체에 큰 울림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최희섭 6번 조정, 그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최희섭을 6번 타자로 내린다는 선언은 기아가 뿌리부터 흔들어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최희섭의 실력과 상관없이 그는 국내로 돌아온 이후 기아의 붙박이 4번 타자였습니다. 메이저 출신에 지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로 키우겠다는 구단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이었지만 우승하던 2009년을 제외하고 최희섭이 4번 타자로서 가치를 해낸 해는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거대한 몸집에 국내 선수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파워를 가진 최희섭은 메이저에서도 주목받던 선수였습니다. 어쩌면 뇌진탕 부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린 여전히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그를 보고 있을 지도 모를 정도로 컵스 시절 부상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메이저에서 주목을 받고 메이저 선수로 활약을 한다는 것은 그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수십만 명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해 신의 선택을 받은 이들만이 메이저에 오른다고 하듯 메이저리거라는 자리는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최희섭의 가치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국내 복귀 후 그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팀의 중심 타자는 팀을 힘들게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풀타임을 뛰지 못한 4번 타자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학창시절과 메이저 데뷔하며 활약하던 모습을 기억하던 이들에게 최희섭은 영원한 기아의 4번 타자일 수밖에는 없지만 보여 지는 실력이나 정신적인 부분은 실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

2011 시즌 기아에서 최희섭이 정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면 어쩌면 우승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거의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러내지 못한 팀의 4번 타자 부재는 자연스럽게 다른 타자들에게 과부하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고 이런 모습들은 팀의 대들보 역할을 하던 이범호의 부상으로 이어지며 무너지고 마는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4번 타자에 들어서기도 했지만 그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힘겨워 하는 모습 속에서 기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바뀌며 많은 변화를 예고했던 기아는 가시적인 그림들을 그려내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선 감독의 다짐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의 능력보다는 겨울 훈련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주전이 될 것이라는 무한 경쟁은 모든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 수밖에는 없게 했습니다.

투수들에게는 겨울 동안 삼천구를 던지도록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고, 이 수석코치는 해설위원으로 있으면서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던 신종길 집중조련에 나서며 가시적인 가능성을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FA를 통해 당장 필요한 선수 수급이 아니라 팀 전체 선수들을 확인하고 내부 선수들을 통해 2012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기아의 다짐은 든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수석코치가 기아 코치로 내정되며 던진 한마디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었습니다. "나는 최희섭 하고만 이야기 하면 된 다"는 그 말 속에는 기아의 현재 문제가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의 중심이 되어야만 하는 선수가 그렇지 못했다면 그 선수만 집중적으로 바로잡으면 팀 전체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수석코치의 그 발언은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최희섭을 6번에 배치해 타점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선동열 감독과 논의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엇비슷하다면 강력한 6번타자를 보유한 팀이 유리하다. 한국에 없는 파워를 가진 최희섭이 적임"

이 수석코치의 발언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는 최희섭을 6번 타순으로 내리겠다는 발표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가 무슨 문제가 있고 그런 그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팀이나 선수 본인을 위해 최선인지에 대한 해법이 바로 타순 조정이니 말입니다. 조 감독 시절 무조건 붙박이 4번 타자라는 방식은 최희섭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팀 전체를 구태의연하게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최희섭에게는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이 다른 선수들에게는 현실 회피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이 수석코치의 과감한 타순 조정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2012 시즌 기아 타순을 보면 '이용규-김선빈'테이블 세터에 '안치홍-이범호-김상현'의 중심타자, '최희섭-나지완'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하위타선, '차일목-신종길'로 이어지는 마무리는 무척이나 짜임새 있는 위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미 증명이 된 강력한 테이블 세터에 중심타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두 선수가 연이어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아의 타선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다가설 수 있을 듯합니다. 1번에서 4번까지가 모두 안타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고 5번부터 7번까지 한 방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서 타점을 양산해내는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기에 이 수석 코치의 최희섭 타순 조정의 솔로몬의 해법처럼 다가 올 정도입니다.

물론 무조건 타순만 조정한다고 잘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개개인이 코칭스태프가 기대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만약 최소한 자신들이 이름값만 할 수 있다는 기아의 이 타선은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최강의 타순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부동의 4번 타자라고 불렸던 최희섭을 과감하게 6번 타순으로 내리며 이름 값 파괴에 나선 기아. 마운드에서도 어떤 실리를 내세운 파괴가 이뤄질지 기대됩니다. 철저하게 실력을 앞세워 서열과 유명세를 파괴해 새로운 기아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행보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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