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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의 신종길 야구, 무엇을 의미하는가?

by 스포토리 201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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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행보가 흥미롭기만 합니다. 최희섭에 대한 타선 조정에 이어 계륵과도 같은 존재였던 신종길이 2012 시즌 핵심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강력한 마운드에 뛰는 야구를 더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선 감독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신종길에 대한 칭찬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신종길로 대표되는 미완의 대기들, 2012 시즌 날개를 달다




선 감독이 품었던 야구의 길은 삼성에서 어느 정도 보여 진 모습들이었습니다. 자신이 투수 출신이다 보니 야구에서 투수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고, 그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막강한 마운드 구축에 나섰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축된 마운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산으로 군림하며 한 시즌 세 개의 타이틀을 차지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2011 시즌 들어서며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기아. 전반기 완벽한 모습으로 1위를 달리던 그들의 모습 속에서는 단단한 마운드와 파괴력 높은 타선의 힘이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무너지게 되었던 것은 선수들이 과부하를 참고 전반기에 올 인 했기 때문입니다. 한 두 명이 아니라 집단 증세를 보이듯(물론 이 중 의도하지 않았던 불행으로 부상을 당한 선수도 존재했지만) 쓰러진 선수단으로 인해 기아는 급격한 순위 하락을 맛봐야 했고 겨우 4위 자리를 지키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그런 아쉬운 시즌 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허약한 마운드였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의외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무너진 점이나, 미래의 에이스로 점쳐지기도 했던 왼손 양현종의 몰락은 기아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여기에 불펜과 마무리 부재가 주는 심각한 문제는 경기를 이기고 있어도 안심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는 했습니다. 이범호라는 절대 강자의 영입이 없었다면 전반기 1위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타선에서 이범호의 가치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4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해야만 할 정도로 선수단의 모습은 문제투성이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코칭스태프들의 변화로 이어졌고, 과거 최강 해태 시절을 풍미했던 선동열과 이순철이 전면에 등장하며 기아는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그 실체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완벽하게 달라진 기아의 모습은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다가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로 군림해왔던 선 감독이 자신의 일본 생활과 삼성에서 감독으로 있으며 쌓아놓았던 노하우를 모두 풀어내기 시작하며 선수단 장악은 손쉽게 이뤄졌습니다. 이름값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다며 선수단 전원을 테스트해 새로운 라인업을 짜겠다는 그의 발언은 선수단 전체를 긍정적인 긴장감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철저하게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그의 모습은 당장 신인 혹은 무명 선수들의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며 기존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팀의 에이스인 윤석민이 그토록 바랐던 메이저 진출을 2년 후로 미룰 정도로 선동열 감독 효과는 대단했고, 삼천구로 명명된 그의 투수 조련은 이미 여러 곳에서 반가운 신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생각하는 야구를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긍정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는 스프링 캠프일 듯합니다. 삼천구의 2/3 정도가 소화된 시점에서 2012 시즌 투수 라인업들은 완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마운드에는 선동열이 존재하고 필드에는 이순철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광주 구장을 찾은 그가 선수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은 "최희섭과만 이야기 하면 된 다"는 말로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었습니다. 팀의 기둥이자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중심으로 잡으면 당연히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순철 수석코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그가 보여준 탁월한 분석력은 자연스럽게 기아에 입성하자마자 도드라지게 드러났습니다. 경기를 분석하며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왔던 기아의 문제점들을 자신이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되자 아짇 2012년이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가시적인 가치들을 찾아내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최희섭의 타선을 조정함으로서 현실적인 전력 상승을 이끌고 본인에게는 명애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최희섭이 가지고 있는 파괴력은 대한민국 타자들 중 최고입니다. 이대호도 이승엽도 넘볼 수 없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에게 뒤쳐지는 이유로 멘탈을 꼽은 그가 선택한 방법은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벗겨주고 마음껏 타격을 할 수 있는 절묘한 타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어진 6번 자리는 최희섭에게 부담은 덜고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선수나 팀 전체에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석이 들어서며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신종길이었습니다. 해설위원으로 중계를 하면서도 편애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신종길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그 답게 수석코치로 입성한 그는 신종길 개조 작업에 들어섰고 현 시점 긍정적인 신호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무리 훈련 첫 날부터 신종길의 타격폼을 바꿨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만약 신종길이 타율 2할6푼 이상을 기록한다면 도루왕도 가능할 것"

변화구 대처 능력이 형편없었던 신종길은 100경기를 넘게 뛰면서 2할 2푼의 초라한 성적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뛰었던 그로서는 2012 시즌은 자신이 진정한 레귤러 멤버가 되는지 아니면 그저 가능성만 많은 선수로 끝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더욱 신종길의 변화는 곧 기아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의 성공은 무척 중요합니다. 우선 가장 문제로 지적되었던 선수가 집중 조련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그 신념은 다른 선수에게도 전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신종길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패닉에 가까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신종길의 성공은 미완의 대기인 김주형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는 없습니다. 1순위로 기아 유니폼을 입고도 자신의 몫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도 2012 시즌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신종길이 성공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김주형에게도 성공적인 변화는 가능할 것입니다. 기아가 2012 시즌을 뛰는 야구에 집중해 지키는 야구, 궁극적으로 이기는 야구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강력한 한 방을 가진 선수들이 있는 한 결론을 지을 수 있는 선수는 중심타선과 뒤로 쳐진 최희섭과 나지완의 몫입니다.

이미 완성된 실력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에 플러스알파로 들어서는 선수들이 신종길과 김주형이라는 점에서 신종길의 변화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그가 이 수석의 바람처럼 성공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면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고 이는 곧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세대교체가 가능한 상황들이 온다는 것은 신구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팀 전력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물입니다. 이 수석이 신종길을 집중 조련하는 것은 그를 통해 기아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희섭이나 이범호 등 팀의 주축 선수가 아닌, 트레이드 대상으로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던 신종길을 선택한 것은 팀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고 꾸려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선 감독과 이 수석의 부임으로 기존의 기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아직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힘들겠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에 대한 실험이 현실적인 가치로 드러나게 된다면, 그토록 염원하던 명가 재건은 실체적인 성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종길은 상징적인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의 변화는 곧 현재의 기아 전체의 틀을 바꾸는 동력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수석의 실험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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