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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박찬호 백지위임, 결국 한화는 돈이 문제였나?

by 스포토리 201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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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진전이 없던 박찬호와 한화의 관계는 백지위임으로 모든 것이 종결되었습니다. 그동안 한화 구단 측에서는 4억 플러스알파를 이야기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김태균에게 15억을 안기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던 것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한화의 김태균과 비교되는 박찬호 영입




'박찬호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국내 활동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황에서도 박찬호 영입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한화 구단의 행보는 조금은 당혹스러웠습니다. 한대화 감독을 중심으로 현장에서도 과연 박찬호가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감을 노골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며 무용론까지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김태균 영입과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처럼 다가옵니다. 여러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일본 활동을 중단하고 남은 연봉까지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균에 대한 한화의 구애는 대단했습니다. 이범호 영입과는 무척이나 대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그들의 행동은 과도한 결과로 이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최다 연봉이 7억 5천이었던 한국 프로야구에 15억 순수 연봉 시대를 열면서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옵션 포함한 금액이 10억을 넘긴 선수가 2012 시즌 이승엽, 김태균, 이택근 등으로 크게 늘면서 본격적인 연봉 10억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승엽과 이택근이 순수 연봉에서는 10억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옵션 포함 10억을 넘기며 과연 현실적으로 10억 연봉 시대가 적절한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롯데가 연봉에 박한 팀이라는 문제점이 있기는 했지만 타격 7관왕을 했던 이대호가 6억 3천을 받은 것과 비교해 올 시즌 연봉 대박을 터트린 이들 선수의 연봉은 너무 과해 보입니다. 그나마 이승엽의 경우 일본에서도(일본 생활 후반기 부상 등으로 제 실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정상의 활약을 보였기에 금의환향이라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택근의 경우 엘지에서 부상과 포지션 경쟁에서 뒤쳐져 두 시즌 연속 100경기 소화도 하지 못했지만 넥센으로 리턴하며 연봉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과다한 비용은 내년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이상한 연봉은 김태균에게 와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일본 진출 전에도 국내 최고라는 호칭을 받지는 못했던 김태균이 역사상 최고 연봉 기록을 세울 정도인지는 의문입니다. 최고 연봉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받을 정도로 그의 역량이 뛰어난지는 한화 팬들조차도 의구심을 가질 정도이니 말입니다.

구단에서 자체 평가해 연봉을 책정하는 일이니 한화 측에서 다각도로 고민했을 것이라 믿지만 과다한 연봉은 많은 이들에게 피로감을 줄 뿐입니다. 다년 계약으로 4년 7~80억 계약을 한 것이라는 설들이 파다하지만 한화 측에서는 순수 1년 계약에 15억이라 주장하니 그렇다고 이해를 해야만 하겠지요. 김태균 영입에 대해 한화의 파격적인 선심 공략과는 달리, 박찬호 영입에 보인 그들의 모습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미 현장에서는 박찬호 영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까지 했습니다. 수장인 한대화 감독이 과연 그가 들어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한화의 박찬호 영입은 '박찬호 특별법'을 발휘시켜 그의 국내 복귀를 용이하게 한 것마저 여론에 떠밀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올 정도로 이후 움직임들은 굼뜨기까지 했습니다.

현장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만 하는 한대화 감독으로서는 40이 되는 박찬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더욱 지난 해 일본 리그에서 정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그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몸 상태가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투구 모습을 직접 지켜보지 않는 한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장 감독의 책무일 것입니다.

한대화 감독의 고민처럼 박찬호가 1군 엔트리에 머물러야만 하는 상황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팀 전력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연해 보입니다. 모든 것은 박찬호가 스스로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박찬호가 당장 팀 전력에 엄청난 효과를 부여하지 못한다고 해도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스승으로 자리하며 한화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메이저리거로서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뛰어난 기록을 갖춘 그는 그 자체가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한화로서는 이미 박찬호를 통해 어떤 마케팅을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언론에 흘리고 있었으면서도 그와의 계약에 소극적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김태균에게 15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퍼부으며 언론 플레이를 하던 그들이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된 후에도 너무 조용했던 이유가 연봉이었다는 사실은 당혹스럽습니다.

박찬호가 백지위임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가 궁금할 정도로 한화 측은 직접 면담을 하기 전부터 예민하게 연봉에 대한 고민들을 흘리고는 했습니다. 예상 연봉으로 4억 플러스알파를 꺼내며 분위기를 몰아가던 그들에게 박찬호의 백지위임은 한숨 돌릴 수 있게 해준 셈입니다. 하지만 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돈을 아끼려고 그 동안 박찬호 계약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었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김태균 연봉에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을 부여했던 한화 구단으로서는, 전체 연봉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박찬호라는 거물 영입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했을 듯합니다. 기존 선수들에 대한 연봉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과다지출을 한 상황에서 박찬호 연봉까지 높아진다면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총액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태균의 과도한 연봉은 자연스럽게 모든 선수들의 연봉에서 일정부분을 떼어 내 그에게 주는 형식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한화의 상징인 류현진의 연봉이 4억이라는 점을 생각해봐도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류현진의 경우 2012 시즌 5억 원 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김태균의 기록은 한 동안 깨질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박찬호가 연봉에 대해 욕심을 낼 것이라 생각했던 이들은 어쩌면 한화 프런트가 전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미 거부가 되어버린 그에게 한국 리그 복귀는 그의 야구 인생 마지막 숙원이었습니다.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이동하는 과정 속에도 가족에 대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재일교포인 아내를 위한 그의 선택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의 실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과다한 연봉이 아닌,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행복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모든 것을 털어내고 국내 리그 복귀에 초점을 맞춘 그에게 그저 낮은 연봉 계약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 한화 구단의 행동은 아쉽기만 합니다. 현장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곧 그 책임이 모두 하루살이인 그들의 몫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기에 신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국 프로야구 발전과 한화 구단과 충청도 야구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할 수밖에 없는 박찬호에 대한 예우로서는 최악이 아니었나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어떤 투수 코치보다 훌륭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박찬호. 한화의 젊은 영건들에게 박찬호만큼 훌륭한 스승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도 한화 구단 측은 좀 더 적극적으로 박찬호에 대한 입장 표명을 했어야만 했습니다. 백지위임이 있기 전까지 연봉 문제로 여론에 제시액 흘리기에 여념이 없던 그들이 박찬호의 양보에 희희낙락하는 모습은 씁쓸해 보일 뿐입니다. 박찬호라는 존재는 단순히 2012 시즌 승수로 따질 수 없는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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