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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임찬규와 박현준의 연봉 인상률, 봉중근을 위한 포석인가?

by 스포토리 201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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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연봉제'로 파격을 선사했던 LG가 1년도 안 되어 자신들의 주장을 파괴해버렸습니다. 박명환의 5억 연봉을 5천만 원으로 삭감하며 몇몇 선수들에게 억대 연봉을 선사했던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연봉제를 사용하는 이상한 구단이라는 낙인을 지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신들 마음대로 측정되는 신 연봉제, 무엇을 위한 기준인가?




신인 임찬규가 233% 오른 8,000만원에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2,400만원이라는 최저 연봉을 받았던 그로서는 1년 만에 1억 가까운 연봉을 받게 되어 2012 시즌을 어느 정도 소화하면 2013 시즌은 억대 연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팀 고가 2위였던 임찬규가 다소 파격적인 금액으로 사인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은 고가 1위인 박현준의 연봉 인상이 허탈했기 때문입니다. 팀 최다승(13승) 투수이자 160 이닝 이상을 던진 박현준이 202% 인상으로 1억 3천만 원을 받은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작년 같은 파격적인 '신 연봉제'를 엘지가 실행했다면 단숨에 2억대도 바라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박현준의 인상폭이 적으며 '신 연봉제'가 도마 위에 올라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찬규가 올 시즌 팀내 인상폭 1위를 기록하며 파격적인 연봉에 사인을 하게 되며 박현준과의 형평성 논란에 빠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금액이야 5천만 원 차이가 나지만 박현준에 비해 임찬규가 이렇게 상대적으로 높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박현준 29 경기/163 2/3 이닝/13승 10패/153 피안타/137 삼진/68 볼넷/4.18 방어율
임찬규 65 경기/82 2/3 이닝/9승 6패 7세이브/73 피안타/62 삼진/61 볼넷/4.46 방어율 

 
선발 라인업에서 팀 최다승을 거둔 박현준과 파격적인 마무리로 나서기도 했던 임찬규의 기록을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연봉 인상폭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로서는 선발과 불펜의 분명한 차이와 함께 팀 고가 1위인 박현준에 비해 고가 2위인 임찬규의 인상이 너무 파격적이라는 점에서 의문을 가지는 것입니다. 임찬규가 보여준 모습이 그 정도의 인상폭은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신인으로서 첫 해 이 정도의 활약이라면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적생이었던 박현준이 두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는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최고의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연봉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엘지 구단의 이상한 팀 연봉 맞추기입니다. 팀 연봉 인상률이 높은 선수들이 많아 박현준의 인상폭이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그들의 논리에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은 '신 연봉제' 혜택을 받으며 억대 연봉자가 되었던 오지환이 5, 400만원 삭감된 4, 8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입니다.

오지환 63 경기/156 타수/33 안타/2 홈런/15 타점/0.212 타율

부상으로 인한 기록이지만 자신 스스로 봐도 민망할 정도의 모습을 남긴 오지환으로서는 1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맛봐야만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3천만 원대가 아닌 4천만 원 후반대의 연봉을 제시한 것 역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엘지 스스로 내건 논리대로라면 오지환은 3천만 원대 연봉으로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었으니 말입니다. 고가 평가를 받은 연봉 인상 자들이 많아 고가 1위에 대해 박한 연봉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그들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선수의 연봉 삭감에는 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율배반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던 박명환이 5천만 원 연봉 동결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논리대로 한다면 추가 삭감이 당연한 박명환의 연봉이 동결되었다는 것은 봉중근의 연봉이 어느 정도로 정리될지를 보여주는 단서가 될 듯합니다.

봉중근 4 경기/16 1/3 이닝/1승 2패/7 삼진/9 볼넷/4. 96 방어율

팀의 에이스였던 봉중근이 부상으로 단 4경기만 출전하며 엘지가 내세운 '신 연봉제'를 적용한다면 박명환 급의 파격적인 연봉 하락이 분명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엘지의 변화는 바로 봉중근의 연봉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함일 것이라는 의견들이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박명환이 동결을 하고 오지환이 의외로 선전한 연봉 삭감은 곧 봉중근의 연봉이 최소한의 하락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메이저에서 돌아 온 첫 해만 아쉬운 피칭을 했던 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엘지의 에이스로서 자신의 진가를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2008년 28 경기/186 1/3 이닝/11승 8패/140 삼진/68 볼넷/2.66 방어율
2009년 26 경기/172 1/3 이닝/11승 12패/127 삼진/57 볼넷/3.29 방어율
2010년 28 경기/178 1/3 이닝/10승 9패/130 삼진/60 볼넷/3.58 방어율

3년 동안 평균 10승 이상과 170 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던 봉중근은 엘지의 에이스였습니다. 비록 만족스러운 성과들은 아니지만 어려운 팀 상황 속에서 봉중근이 보여준 모습은 분명 에이스의 모습이었습니다. 3억 8천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봉중근이 과연 어떤 연봉을 받을지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엘지 구단이 내세운 '신 연봉제'를 적용한다면 봉중근의 2012 시즌 연봉은 3, 4천만 원대로 대폭 하락을 해야만 합니다. 박명환이 1/10로 연봉이 줄었듯 봉중근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엘지 프런트에서는 봉중근 살리기를 위해 '신 연봉제' 자체를 파괴하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오명을 벗을 수는 없을 듯합니다.

작년의 파격적인 '신 연봉제'는 박명환의 고액 연봉을 삭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올 해 완화된 '신 연봉제'는 봉중근의 인하폭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오명을 엘지 구단은 벗을 수 없을 듯합니다. 더욱 순수 엘지 맨들과 외부에서 영입된 선수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는 오명 역시 이번 연봉 계약에서도 드러나며 팬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합니다.

팀의 에이스인 봉중근이 보여 지는 기록과 상관없이 팀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활기 넘치고 위기 상황에서도 항상 웃으며 팀을 추스른 그가 부상으로 아쉬운 한 시즌을 보냈지만,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연봉 삭감이 최소로 적용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형평성이라는 기준 자체를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엘지 구단의 횡포는 한심하기만 합니다.

선수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연봉 협상을 작위적인 기준을 제시하며 '갑'의 횡포를 마음껏 부리는 엘지 구단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합리적인 방식이 아닌 파격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 편리대로 선수들을 재단하던 그들의 모습은 올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엘지는 사랑받기 힘든 구단 프런트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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