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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흥미로웠던 맨유와 첼시의 3:3 승부, 박지성은 200번째 손님이었다

by 스포토리 201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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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EPL 200번째 경기에 출전한 첼시전은 후반 40분 이뤄졌습니다. 그에게는 너무나 값진 기록의 날이었지만 그런 대단한 기록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기에는 그의 입지보다는 팀의 승리가 우선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경기자체는 매력적이었지만 박지성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손님처럼 취급된 그의 등장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맨유의 저력이 그대로 드러난 후반 추격전, 흥미로웠다




첼시가 안방에서 가진 맨유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에도 두 번이나 나왔던 PK 상황이 후반에 그대로 재현되며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역으로 맨유로서는 전반이나 후반이나(보는 시각에 따라 후반보다는 전반이 더욱 확실했던) PK 상황이 모두 주어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는 아쉬웠을 듯합니다. 그대로 다 적용이 되었다면 PK로만 4골이었으니 말입니다.

골득실에서 뒤져 맨시티에 이어 2위를 달리던 맨유로서는 첼시를 꼭 잡아야만 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맨시티가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는 3-0 승리를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더욱 이후 맨시티의 경기들이 약팀들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맨유로서는 가시밭길의 시작인 첼시 전에서의 승리를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첼시 전 승리를 하게되면 이후 경기들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만 했습니다.

맨유에게 승리가 절실했듯 첼시 역시 챔스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빅4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이제 후반으로 접어들며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첼시 역시 우승을 간절하게 바라는 맨유 만큼이나 절실한 승리였습니다.

맨유는 '에브라-퍼디난드-에반스-하파엘'을 포백으로 두고 '영-긱스-캐릭-발렌시아'를 중원에 세웠습니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지성이 다시 출전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퍼거슨의 선택은 영이었습니다. 루니와 웰백을 최전방 공격수로 둔 맨유의 전설은 원정에서 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박지성 대신 부상에서 돌아온 영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공격적인 그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었으니 말입니다.

홈에서 의외의 패배들이 많아진 첼시는 그래도 맨유에게 이어져온 무패 기록을 가지기 위해 '이바노비치-케이힐-루이즈-보싱와'를 포백으로 내세웠습니다. 강력함이라기보다는 허술함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의외이기는 하지만 첼시 입장에서는 이 조합이 최상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긴급수혈한 케이힐이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는 점 역시 우려 아닌 우려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말루다-에시앙-메이렐레스-마타'를 중원에 내세우고 '토레스-스터리지'를 투톱으로 내세운 첼시의 전술은 이기는데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습니다. 토레스를 원 톱으로 두기에는 그가 보여준 득점력의 빈곤이 아쉬웠다는 점에서 토레스와 스터리지 조합은 첼시가 꺼낼 수 있는 최선이기도 했습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에시앙이 얼마나 적응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던 이 경기는 전반 강력한 중원 싸움으로 돌아온 에시앙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첼시에게는 반가운 일이었을 듯합니다. 존 테리가 부상과 인종차별 발언으로 인한 영국 국가대표 주장직 박탈을 당하는 등 내우환이 겹치는 상황에서 에시앙의 복귀는 그들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맨유로서는 전반 첼시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쓰러진 두 번의 상황이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심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고 하지만 케이힐에 의해 넘어진 월백의 경우 PK를 줘도 무방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았습니다. 물론 전반 이런 경우들이 심판에 의해 PK가 주어지지 않아 후반 연이어 패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이 나오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맨유로서는 전반 PK를 받았다면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승리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두 팀 모두 최상의 라인업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불안한 경기력은 전후반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맨유가 전반 두 번의 PK 찬스가 무산된 것과 달리, 첼시는 스터리지가 전반 36분 패널티 깊숙한 곳에서 중앙으로 내주는 패스가 에반스의 몸에 맞고 골이 되면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의도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었지만 씁쓸하게 내준 골은 분위기를 첼시 쪽으로 넘기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실점 후 영과 웰백의 슛들은 체흐 골키퍼에 막히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전반을 마친 두 팀의 승부는 후반 초반에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레스가 우측에서 완벽한 크로스를 날리고 마타가 이를 논스톱으로 때려 골 망을 흔들며 전반 후반의 분위기를 이어 첼시는 후반에도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의 골게터의 크로스는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 토레스의 패스는 환상적이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마타의 발 앞에 정확하게 떨어지는 매력적인 크로스는 맨유의 심장을 꽤 뚫고 말았다는 점에서 비록 득점을 하지 못해 아쉬운 토레스이지만 이 한 방으로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패스였습니다. 

1분에 마타의 추가골에 이어 후반 6분 수비수인 루이스가 프리킥 상황에서 멋진 헤딩골로 3-0을 만든 첼시는 경기를 주도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가 의외로 첼시 쪽으로 기울자 퍼거슨은 후반 7분, 영을 빼고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며 4-3-3으로 전력을 수정해 적극 공세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루니가 쳐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주고 치차리토와 웰백이 투톱 역할을 하면서 총공세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시작된 맨유의 반격은 전반전에도 나왔던 두 차례의 패널티 박스에서의 반칙으로 얻은 두 번의 기회를 루니가 모두 골로 성공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습니다. 

에브라를 쓰러트린 스터리지와 웰백을 걸려 넘어지게 만든 이바노비치로 인해 3-0 상황이 3-2까지 변하자 바빠진 것은 첼시였습니다. 완벽한 경기 지배력으로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되었던 경기는 두 번의 PK로 인해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게 되었고 이런 상황은 첼시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70분 첼시는 최전방 스터리지를 빼고 중원 강화를 위해 로메우를 선택했지만 이것이 패착이었습니다. 맨유가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스터리지를 빼고 승리를 지키기 위한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선택은 동점을 만들어주며 잘못된 선택으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중원을 빼고 공격수를 추가하며 보다 활발한 공격을 한 맨유는 63분 하파엘을 스콜스로 교체하며 발렌시아를 수비수로 내리고 긱스를 사이드로 내며 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하파엘의 오버래핑 등이 좋았지만 발렌시아가 좀 더 공격적인 자원이라는 점에서 그가 비록 풀백의 위치에 내려가기는 했지만 수비수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격적인 라인업이었다는 점에서 맨유의 선택은 첼시와 비교되는 공격적인 변화였습니다. 

이런 선택으로 인해 활발해진 공격은 84분 루니의 회심의 슈팅이 체흐에 막혀 왼쪽으로 흐르자 긱스가 차분하게 중앙에 있는 치차리토에게 패스를 해주고 지체 없이 강력한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환상적이었습니다. 후반 1분 토레스가 마타에게 해준 환상적인 패스와 비견될 수 있는 긱스와 치차리토의 조합은 오늘 경기의 백미였습니다. 

퍼기경의 공격적인 변화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고 3-3 동점을 이룬 상황에서도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패배를 방지하기 위해 웰백을 대신해 박지성을 투입시키며 포메이션에 균형을 잡았습니다. 공격적인 포메이션은 박지성의 투입으로 좀 더 안정적인 모습을 취하며 더 이상의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던 맨유가 환상적인 공격력으로 3-3 동점을 만드는 과정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맨유의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준 오늘 경기는 노련한 퍼기경의 전술이 아직은 설익은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전술을 압도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200번째 출전이라는 박지성에게는 기념비적인 출전이 후반 5분을 남기고 이뤄졌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차라리 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200번째 출전을 기념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이 아닌 영을 선택한 퍼기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반 내내 영의 동작들은 활발했고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최근 박지성이 보여준 모습과 비교해본다면 역시 아쉬웠습니다. 

후반 이른 시간에 영을 교체하는 과정만 봐도 그리 훌륭한 선택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박지성이 선발로 나섰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았을까 란 아쉬움은 어쩔 수 없습니다. 더욱 강팀에 더욱 강한 박지성의 특성과 첼시 전에서 골과 함께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를 생각해보면 퍼기경의 선택은 아쉽습니다. 

맨유나 첼시 모두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무승부는 공평해보이지만 두 팀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겨우 승점을 맞췄던 맨유는 이번 24라운드 결과로 인해 맨시티에 다시 2점 뒤진 2위로 처지게 되었습니다. 첼시 역시 승점을 1점 밖에 채우지 못해 3위 토트넘과는 6점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더욱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그들이 승점을 추가하게 된다면 더욱 큰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더욱 5위 뉴캐슬이 1점 차이로 따라오고 6위 아스날까지 2점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언제든지 빅4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첼시는 다 잡은 경기를 내준 충격이 오래 갈 수도 있을 듯합니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승패에 따라 빅4에 진입하려는 5위에서 8위권의 팀들의 변화와 2위 맨유와 6점 차이인 토트넘의 2위 잡기가 가시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리버풀이 토트넘은 잡으면 빅4를 위한 중요한 일보가 될 수 있지만 진다면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절실한 경기입니다. 

토트넘의 경우도 만약 리버풀을 잡게 된다면 2위 맨유와는 3점, 4위인 첼시와는 9점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가 없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우승으로 가기 위해 유리한 고지에 선 맨시티와 여전히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하는 맨유. 여기에 탄탄한 전력으로 우승까지 넘보게 된 토트넘의 가세는 11/12 EPL 우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시즌 우승을 누가 차지할지 알 수 없지만 치열할 수밖에 없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사진은 맨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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