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2. 08:05

맨유 퍼거슨의 지략이 숙적 리버풀을 울게 만들었다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에서 마주한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긱스와 스콜스라는 전설을 동시에 출전시킨 퍼거슨의 선택은 리버풀의 예봉을 꺾고 중요한 일전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벤치에 있던 박지성이 교체 타이밍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흐름으로 진행된 오늘 경기는 루니의 두 골보다 퍼기의 전략이 만들어낸 승리였습니다.

여우 퍼기, 템포 축구로 리버풀을 꺾었다




지난 24 라운드에서 첼시에 초반 3골을 내주고도 후반 3골을 넣으며 동점으로 이끌었던 맨유의 저력은 왜 그들이 리그 최강자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초반 3-0까지 밀린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동점으로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지요.

맨유가 24 라운드에서 첼시라는 숙적과 맞서 중요한 경기를 했듯 리버풀 역시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토트넘과 대결은 중요했습니다. 그 경기를 잡아야만 빅4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리버풀은 꼭 잡아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토트넘 역시 1위를 가시권에 넣고 있는 상황에서 리버풀을 잡으면 본격적인 우승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는 0-0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맨유와 첼시의 3-3 무승부처럼 두 팀이 무승부로 마무리되었지만 경기력에서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인 경기였습니다. 24라운드 실질적인 빅 매치였던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는 시종일관 무기력함으로 일관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팀에게는 서로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실망할 수준도 아닌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진 경기였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만난 두 팀의 대결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웠지요.

우승과 챔스리그 출전권이 달린 빅4에 들기 위해서는 후반으로 넘어간 리그 경기에서 패배는 곧 치명타일 수밖에 없는 두 팀이 25 라운드에서 만났다는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앙숙인 두 팀이 맨체스터 홈에서 경기를 가지며 분위기는 한껏 올라가 있었습니다. 

영국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는 리그 경기에서도 있었지요. 리버풀 수아레즈가 맨유 에브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출장 정지를 받았던 그들이 다시 만나는 첫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문제가 되는 킥 장면이 연출되며 시끄러운 상황을 만들었던 수아레즈는 맨유와의 경기에서도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이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수아레즈가 의도적으로 에브라와는 악수를 거부하며 경기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수아레즈 입장에서는 자신이 결코 인종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악수를 거부하는 행위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태도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부상 선수가 많은 맨유는 빠른 공격을 주도하던 나니와 영이 빠진 상황에서 박지성이 아닌 긱스와 스콜스라는 전설을 중앙에 배치하며 템포 축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에브라-퍼디난드-에반스-하파엘' 포백 라인에 '긱스-스콜스-캐릭-발렌시아'로 짜여진 중원에 '루니-웰벡'의 조합은 긱스와 스콜스가 함께 뛴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최상의 카드였습니다. 

이에 맞서는 리버풀은 '엔리케-아게르-스크르텔-존슨' 포백에 '스피어링-핸더슨-카윗-제라드-다우닝'이 중원을 책임지고 '수아레즈'가 원 톱으로 나서는 4-2-3-1 혹은 4-5-1의 포메이션으로 나서며 맨유와는 전혀 다른 템포의 축구를 보여주었습니다. 

리버풀 역시 부상에서 돌아 온 엔리케로 인해 존슨이 자신의 포지션인 오른쪽으로 돌아서며 전반 내내 강력한 오버래핑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습니다. 출장정지에서 풀린 수아레즈가 시종일관 맨유 수비진을 괴롭히고 중원의 지배자인 제라드가 리버풀을 이끄는 상황에서 맨유는 철저하게 느린 템포 축구로 강력하게 나선 리버풀의 리듬을 깨트리는데 주력했습니다. 

노장인 긱스와 스콜스를 한꺼번에 투입시켜 쳐진 중원 역할을 하며 수비 라인과 중원을 연결하며 템포를 조절하는 스콜스와 중원에서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긱스로 인해 리버풀은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전반 경기는 원정 팀인 리버풀이 빠른 공격으로 전체적인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차분하게 상황을 조율하는 맨유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지는 못한 채 결과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가 후반 들어서며 2분 만에 터진 루니의 골은 그 팽팽한 끈을 끊어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맨유로 이끌었습니다. 긱스의 코너킥이 리버풀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흐르자 지체 없이 골로 연결시킨 과정은 왜 루니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애버튼 시절부터 리버풀과는 앙숙이었던 루니이지만 언제나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침묵이 익숙했던 그가 화끈한 골로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깨는 듯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루니의 골이 터지자 경기는 전반과는 완벽하게 다른 양상으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부는 역시 후반이었는데 루니가 시작과 함께 골을 넣으며 주도권을 맨유가 가져가고 그 경기의 흐름은 전반과는 달리 맨유의 공격 축구로 흐르게 이끌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골을 넣었던 루니는 후반 5분 발렌시아의 멋진 패스를 받고 완벽한 마무리를 한 루니의 골로 인해 경기를 완벽하게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5분 만에 2-0으로 앞선 맨유는 전설인 긱스와 스콜스가 경기장을 완전히 지배하며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를 지배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지배하기 시작한 맨유로 인해 리버풀은 좀처럼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아가지 못했습니다. 수아레즈가 최전방에서 열심히 뛰기는 하지만 중원을 지배하는 맨유로 인해 볼 배급에도 문제가 생긴 리버풀이 할 수 있는 것은 교체 선수 투입으로 경기 흐름을 다시 되찾는 방법이었습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스피어링과 다우닝을 빼고 캐롤과 벨라미라는 공격자원을 투입해 반전을 노린 리버풀은 극단적인 공격축구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캐롤의 높이를 이용해 중원에 볼을 뛰워 경합을 벌이게 하며 벨라미와 수아레즈가 흐르는 볼을 골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후반 37분 현실로 이어졌습니다. 

캐릭이 수아레즈의 발을 걸어 반칙을 저지르고 후반 교체된 찰리 아담이 중원에 높이 띄운 프리킥이 퍼디난드가 건드리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안전지대로 내보내지 못한 채 수아레즈에게 걸리며 골을 내주며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2-0에서 한 점차로 좁힌 리버풀로서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다 잡은 경기를 내줄 수 없는 맨유는 한 골을 지키는 경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는 템포 축구에서 이긴 맨유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첼시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슈퍼 세이브를 했던 데 헤아는 오늘 경기에서도 경기 막판 골과 다름없는 슛을 막아내며 다시 한 번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었습니다. 

후반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박지성이 잠시 몸을 풀기도 했지만 선수 교체를 하기가 모호할 정도로 맨유의 흐름은 긴박했습니다. 적극적인 템포 축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곧 그 템포를 깨트리는 결과는 낳는다는 점에서 교체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맨유는 루니의 두 골이 결정적이었지만, 긱스와 스콜스가 지배한 중원의 힘은 곧 승리와 직결되었다는 점에서 전략에서 앞선 퍼기의 승리였습니다.

전반을 마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맨유 팬들에게 공을 차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던 수아레즈. 후반 경기가 끝난 후 환호하는 에브라가 수아레즈 앞에서 격한 반응을 하며 다시 한 번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드는 등 경기 외적으로도 긴장감이 흘렀던 맨유와 리버풀의 25라운드는 흥미로웠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패배 위험에서 무승부로 가져간 맨유가 25 라운드에서 숙적 리버풀을 잡으며 경기를 앞둔 맨시티를 앞지르고 리그 1위에 올라섰습니다. 우승과 강등을 위해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수밖에 없는 EPL의 후반 라운드는 더욱 흥미로운 매치 업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을 흥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챔스리그로 인해 더욱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하는 유럽축구. 과연 EPL 리그 우승을 맨유가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Trackback 0 Comment 2
  1. Favicon of https://yagulog.tistory.com 박상혁 2012.02.12 08: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수아레즈와 에브라의 신경전도 볼만했죠

    • Favicon of https://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스포토리 2012.02.12 09:25 신고 address edit & del

      최강이었지요. 시작 전부터 끝나고 퇴장하는 순간까지 둘을 잡는 미디어의 시선과 관중들의 평가가 경기 이상으로 화려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