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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박주영 입대 10년 연기 어떻게 봐야만 할까?

by 스포토리 201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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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해법을 찾아냈습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군 입대라는 현실을 그는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방법을 동원해 찾아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봐야 할지 아니면, 그의 이런 꼼수에 대해 비난을 해야 할지 모호합니다. 선수 개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절대적인 상황에서 만들어낸 꼼수를 마냥 비판하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박주영의 10년 연기는 꾸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정해진 룰 속에서 해법을 찾은 박주영을 칭찬해야만 하는 걸까?




무려 10년 장기 입영 연기라는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낸 박주영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심하게 일고 있습니다. 뭐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결과겠지요. 대한민국 성인 남성에게 가장 힘겹고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병역의 의무입니다. 가장 좋은 나이에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해야만 하는 의무는 때론 커다란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압박 그 이상으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는 강렬함으로 다가옵니다. 일반인들에 비해 특수 직업군이라 볼 수 있는 그들이 젊은 한 철 자신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져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이들보다 군 문제에 민감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시점 군 입대를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온갖 편법을 동원해 군 면제를 받는 이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행한다는 점은 군 입대가 주는 강박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박주영으로서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군 면제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2002 월드컵 세대가 아니라는 점이 그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2002 월드컵 스타들이 병역 면제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고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한민국의 새로운 에이스로 불리던 박주영에게는 그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월드컵에서 성적이 군 면제를 받을 정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박주영에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해외 무대에 진출해 꾸준하게 활약하며 현재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박주영에게는 군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더욱 지난 시즌 EPL의 명가인 아스날로 무대를 옮기면서 그의 화려한 시작은 이제부터라는 기대를 많은 이들은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박주영은 시즌이 끝난 후 타 팀을 찾아 떠나야 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세계 최고 명문 클럽 중 하나에 입단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치는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었을 듯합니다.

문제는 그가 아스날로 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군 입대 연기가 가능했다는 점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 박주영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영입전에 뛰어들지 못했던 팀들이(그중 하나가 아스날이라는 점이 흥미롭지만) 존재했고, 마지막 순간 급선회하듯 그가 아스날로 옮겨 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10년 장기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 때문이라는 말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모로코에서 취득한 이 특별한 권리는 그가 현역 입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까지 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다만 그 기간 동안 국내에 정해진 시한 동안 머물게 되면 입영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박주영이 오랜 시간 국내에 머물 가능성은 전무해보입니다.

모로코에서 받은 권리를 정작 프랑스가 아닌 영국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모로코이든 프랑스 다른 팀에서 활약하는 것이라면 이 권리 행사가 이상하게 보일 이유가 없겠지만 권리를 얻고 나서 곧바로 영국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의 행동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가야만 하는 군에 대한 시선이 그 어느 분야보다 강력한 대한민국에서 박주영의 합법적인 방식이지만 꼼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이런 방법들은 당연하게도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늦게라도 군대를 가겠다고 밝혔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군대를 갈 수 없는 그에게 그런 이야기는 그저 하는 소리에 그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청소년 대표부터 꾸준하게 대표팀에서 뛰며 활약한 만큼 그에게 군 면제도 가능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비록 그가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보여준 활약은 충분히 군 면제감이라는 논리이니 말입니다. 그들의 논리라면 박주영만이 아니라 제법 많은 선수들이 군면제를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논리는 주관적인 판단이 가장 중요하게 자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확한 기준점도 잡을 수 없기에 그저 감정적인 대처라고 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박주영의 활약이 군 면제가 가능하다면 그 역시 기준이 정해져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국익과 형평성이라는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형평성이라고 봅니다. 국익이라는 측면에 관해서는 이미 기준이 정해져 있기에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국익은 앞서 이야기를 했듯 철저하게 주관적인 주장이 만들어낸 국익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형평성입니다. 누구든 군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고 실행되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원칙들이 무너지고 누군가 특별한 한 사람만이 특혜를 받는다면 그 기준과 원칙들은 자연스럽게 무너질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원칙을 지키고 형평성을 고려한 판단을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현재 박주영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가 불법을 저지르며 해외를 떠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병역법(새롭게 만들어진 제도의 혜택이지만)에 맞게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그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군 입대는 자신의 선택이고 편법이 아니라면 그런 선택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축구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그에게 지금 당장 복무를 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이는 편법이나 정정당당하게 군복무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거친 처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다만, 그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신 타인들의 시선마저도 당당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불법적으로 군 입대를 연기하고 면제를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위대한 선수가 되면 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는 대중들의 비난에서 온전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대표에 모두 뽑힐 가능성이 높은 박주영으로서는 월드컵 최종 예선과 올림픽 본선에 출전해 영광의 길로 이끈다면 그의 10년 입대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해법을 찾아냈지만 대중들이 가지는 감정은 큰 괴리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괴리감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력입니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실력으로 이런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각들을 고쳐내는 것 외에는 그에게는 해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박주영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핵심은 그가 현재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그가 아스날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었다면 많은 이들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는 점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주영이 찾아낸 불편 할 수밖에 없는 합법이 정당성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박주영 본인이 보여주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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