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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SKvs기아, 12회 혈전 차일목의 병살이 두 팀에게 무승부를 안겼다

by 스포토리 201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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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게 다가 온 경기였습니다. 우천으로 두 경기를 쉰 SK와 기아는 마치 두 경기 몫까지 보여주려는 듯 12회 연장까지 이어지는 혈투를 벌이며 역전에 역전으로 야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11시가 넘어선 시점 1사 만루 기회에서 차일목의 병살은 그 긴 시간동안 벌인 혈투는 소득 없는 결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두 팀 모두에게 아쉬웠던 경기, 12회 혈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4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기의 끝은 무승부였습니다. 양 팀 모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극적인 상황 터진 홈런이 동점과 역전을 만들고 믿었던 마무리가 역전을 허용하는 과정들은 야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재미였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이틀 연속 비로 순연되는 과정에서도 선발 투수로 내정되었던 마리오와 김진우는 마지막 목요일 경기에서도 선발로 등판했습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운드에 올라설 수밖에 없게 된 두 선발 투수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궁금했습니다. 비로 순연된 경기의 경우 통상적으로 다른 투수들이 선발로 내정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철저하게 선발 당일에 맞춰 모든 것을 조절하는 선발 투수의 특성상 이런 식의 등판은 불안함을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마리오와 김진우는 의외로 호투를 보여주었습니다. 난타전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그들의 능숙한 피칭으로 최소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두 투수의 올 시즌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습니다. 외국인 투수 중 초반 강력한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롯데의 유먼과 SK의 마리오는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적합할 정도로 초반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기를 먼저 맞이한 것은 김진우였습니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던 그가 2회 들어 갑자기 흔들리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고 박재홍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보크까지 범하기까지 했습니다. 조인성의 2루 땅볼에 홈으로 뛰던 이호준을 잡아내는 모습까지는 기아에게는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습니다.

 

홈에서 이호준을 잡는 과정에서 어설픈 태그를 하는 차일목의 모습은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정확한 태그가 아닌 그저 형식적인 태그로 심판에 따라서는 세이프 판정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홈에서 이호준을 잡으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했던 김진우는 박정권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고 최윤석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하더니, 폭투로 추가 점수를 빼앗기며 초반 분위기를 SK에게 넘겨주었습니다.

 

2회에만 볼넷을 3개나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하던 김진우는 하지만 이후 완벽하게 SK 타선을 제압하며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해냈습니다. 5와 2/3이닝 동안 85개의 투구로 3안타, 3사사구, 4삼진, 2실점을 한 김진우는 비록 승패와 상관없는 경기가 되었지만 조금씩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폭포수 같은 변화구는 강력함으로 다가왔고 기존의 직구와 커브에 이어 완성형에 가까워진 싱커는 타자들에게 두려운 존재로 다가왔다는 점은 큰 성과였습니다. 몸 쪽 커브의 위력은 1회 선두 타자였던 정근우가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점점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김진우의 오늘 등판은 큰 성과였습니다.

 

2회 2실점을 한 후 곧바로 공격에서 추격을 하는 기아의 모습은 4월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타선의 응집력이나 폭발력이 아직 부족하기는 하지만 실점 후 곧바로 추격을 한다는 점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고무적이었습니다.

 

4회 2사 후 터진 나지완의 시즌 첫 홈런은 두 팀의 균형을 잡아 주었고 오늘 경기 첫 번째 동점 상황을 만들어낸 장면이었습니다. 매 경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마리오로서는 이 한 방이 아쉬웠을 듯합니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그로서는 오늘 경기 역시 그런 부류의 하나가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마리오는 7이닝 동안 96개의 공으로 5안타, 3사사구, 2실점을 하면서 이번 경기에서도 승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5경기를 던지며 1.62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1승 1패라는 성적은 당혹스러우니 말입니다. 침묵을 지키는 SK 타선으로 인해 승수를 쌓지 못하는 마리오로서는 타선이 아쉽기만 했을 듯합니다.

 

2-2 균형을 깨트린 최정의 투런 홈런은 분위기를 완벽하게 SK로 이끌었습니다. 6회 기아의 공격에서 완벽한 안타성 타구를 어렵게 잡아 환상적인 모습으로 병살로 이끌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게 했던 최정이 8회 결정적인 순간 홈런으로 4-2까지 점수를 벌리며 SK는 필승조를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박희수가 8회 한 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9회 마무리 정우람이 올라서며 경기는 SK로 완벽하게 기운 듯했습니다. 하지만 기아는 9회 첫 타자로 나선 최희섭이 정우람과 7구까지 가는 승부에서 투수 키를 넘기는 행운의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지완이 삼진을 당하고 차일목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경기는 쉽게 마무리 되는 듯했지만, 2사 후 등장한 이준호가 안타를 치면서 꺼지려는 촛불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준호의 안타에 이어 윤완주가 정우람과의 힘겨운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만드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신인들이 만들어낸 기회를 김선빈의 장기인 밀어치기로 분위기는 완벽하게 기아에게 옮겨졌습니다. 4-4 동점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이용규가 삼진만 당하지 않았다면 경기는 기아의 몫이 되었을 것입니다.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기아는 12회 SK의 선두 타자인 한동민에게 안타를 내주고 이후 안타와 볼넷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2실점을 하며 6-4로 다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박지훈이 멋지게 2이닝을 막아냈지만 믿었던 유동훈이 결정적인 순간 2실점을 하며 마지막 이닝에서 경기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패배가 보이던 순간 기아는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1사 후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며 대반격은 시작되었습니다. 2번 타자 안치홍이 적시 2루타를 치며 6-5까지 따라가더니 김원섭이 안타를 치고, 최희섭이 볼넷을 얻어 나가며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어 승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김상훈마저 볼넷을 얻어 밀어내기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나온 차일목의 선택은 두고두고 아쉽기만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무안타에 병살타까지 있었던 그가 흔들리던 SK의 투수 이영욱을 상대로 좀 더 참지 못하고 승부를 벌인 선택은 아쉬웠습니다.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함이 역력했던 그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좀 더 불안함을 조성해도 좋았을 텐데 밀어치기도 아닌 유격수 방향의 타구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물론 강력한 타구가 안타가 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백업 유격수 김성현의 환상적인 수비에 막혀 다 이긴 경기를 망쳐버린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만약 기아가 12회 대역전극을 이끌며 승리로 가져갔다면 기아는 대반격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팀 전체의 부진이 문제로 다가온 상황에서 역전승은 분명 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다 잡은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과연 기아가 분위기 수습을 통해 주말 3연전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궁금해집니다.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2012 프로야구에서 짜릿한 경기를 보여준 SK와 기아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얻은 경기에서 과연 어떤 팀이 주말 3연 전에서 대반전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기아의 어린 선수들이 투타에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비록 아쉬움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경기들이었지만 어린 선수들을 통해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올 시즌 강력한 전력으로 다가온 넥센과 주말 3연 전을 벌여야 하는 기아는 결코 쉽지 않은 경기라는 점에서 긴장 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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