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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한화, 이여상의 역전타와 야왕의 마지막 한 수 승리를 이끌었다

by 스포토리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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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심동섭이 선발로 대결을 하는 경기에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류현진의 압승입니다. 하지만 야구는 언제나 그렇듯이 변수가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그런 변수는 절대 강자로 불리는 류현진에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계속되는 유동훈의 불쇼는 패배를 만들었고, 최승환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경기에서 1회 5실점을 하며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던 류현진에게 오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홈구장인 대전구장에서 올 시즌 첫 경기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부진을 씻고 팀의 연승을 이끌며 리모델링한 대전 구장에서 첫 경기 승리를 안겨줘야 한다는 부담은 의외로 크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 진출이 기정사실이 되는 류현진에게 올 시즌은 힘겹기만 합니다.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그로서는 오늘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3루 도루를 저지하고, 2, 3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류현진의 투구는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5선발도 제대로 가동을 하기 힘든 기아의 마운드는 오늘 경기 선발 자원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자리를 선 감독이 다른 선수가 아닌 심동섭을 내세웠다는 점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했습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존재감으로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심동섭이 올 시즌 들어 좀처럼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선발은 변화의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짧은 이닝을 던질 수밖에 없는 불펜에서는 더 이상 변화를 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선발로 나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투구 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선 감독의 판단은 오늘 경기에서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고 완벽한 투구는 아니지만 조금씩 자신의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피칭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동섭의 부활이 기대되는 경기였습니다.

 

심동섭은 4이닝 동안 80개의 투구로 1안타, 4사사구, 1삼진, 무자책 경기를 펼쳤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는 한화 타선에 의해 조기 강판될 것이라 여겨졌던 심동섭이 막강 류현진과 겨뤄 무실점 투구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물론 4이닝을 던지며 매회 20개 정도의 투구를 했다는 점과 사사구가 4개나 나온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올시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는 점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음을 경기를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심동섭의 마지막 투구였던 4회 한화로서는 오늘 경기를 쉽게 이기고 류현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사후 장성호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태균에게 오늘 첫 안타를 내준 심동섭은 다시 최진행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이양기에게 짧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마무리 하는 장면은 한화에게는 안타까웠고, 기아로서는 다행이었습니다.

 

심동섭의 투구 수나 무실점 호투를 봤을 때 5회까지 이닝을 소화하도록 할 수도 있었지만 불펜 피칭만 하던 그를 100개에 근접하는 공을 던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욱 긴 부진 속에 힘겨워 하던 그가 좋은 피칭을 선보인 시점에서 그에게 좋은 기억만 남겨주고 투수를 교체해준 것은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그가 좋은 기분을 간직하고 부진에서 탈출하라는 벤치의 특별함 가득한 교체였으니 말입니다.

 

0-0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6회 한화의 공격에서 1사 후 김태균이 대전 구장 정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부터였습니다. 한화로서는 이 상황도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홈런으로 앞서가며 홍성민을 상대로 최진행이 중요한 2루타를 치며 대량 득점을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다급해진 기아는 진해수와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 선수가 볼넷을 남발하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기아가 선택한 투수는 좌완 라미레즈였고 그는 능숙하게 한상훈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선발로 가야 하는 라미레즈가 아직 완벽한 몸을 만들지 않아 불펜 피칭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일 투구를 통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빠르면 일요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점에서 기아의 선발 공백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기도 합니다.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끌던 류현진은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선빈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7회 1점을 뽑기는 했지만 추가 득점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 아쉽게 끝나서인지 류현진의 7회는 힘겨웠습니다. 김선빈에 이어 안치홍이 적시타를 쳐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고, 나지완의 역전 2루타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어버린 기아의 응집력은 의외로 좋았습니다.

 

넥센과의 경기를 통해 타선이 터지기 시작하고 연장 승부를 통해 승리에 대한 갈망이 많아져서 인지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 류현진을 상대로 역전을 시킨 7회는 흥미로웠습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져 4안타, 1사사구, 11삼진, 2실점을 하며 승패와 상관없는 경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11개의 삼진을 솎아낼 정도로 구위가 좋았던 류현진이지만 그만 나오면 터지지 않는 타선은 오늘도 어김없었고 6경기 등판해 2.14의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1승 2패에 머물고 있는 에이스의 불운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기아가 승리를 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는 8회였습니다. 1사후 윤완주가 중전 안타를 치며 시작된 공격은 이용규와 안치홍의 안타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2사 만루에 4번 타자 최희섭이 나왔다는 것은 기아 벤치나 팬들에게는 최소 1 타점은 뽑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최희섭을 상대하기 위해 한화는 좌완 마일영을 올렸고 결과는 한화의 승리였습니다. 중요한 고비에 등장하며 타점을 기대했던 최희섭은 번번이 삼진과 땅볼로 물러나며 4번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그의 부진이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8회 초 고비를 넘긴 한화는 8회 말 선두 타자인 김태균이 안타를 치고 최진행이 볼넷을 얻으며 곧바로 동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위기 상황이 되자 기아에서는 마무리 역할을 하던 유동훈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믿고 올린 유동훈이 오늘 경기에서도 이여상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지며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점은 큰 고민으로 다가옵니다. 한승혁도 주자를 두고 정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고 유동훈이 3경기 연속 실점을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마무리 역할을 할 선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기아에게는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힘겹게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당연하게 9회 팀의 마무리인 바티스타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5, 6번 타자에게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자처하던 상황에서 야왕의 선택은 절묘했습니다. 주전 포수 신경현을 빼고 최승환으로 바꿔 역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바티스타가 제구가 안 되며 불안해하자 변화구를 곁들이며 제구를 잡아가고, 결정구를 슬라이더로 선택해 세 타자를 모두 변화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한화가 불안하게 승리를 얻기는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승패를 알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기였습니다. 한화는 힘겹게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에이스가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패배한 기아는 비록 지기는 했지만 상대 팀의 에이스를 상대한 심동섭이 부활투를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좋았던 경기였습니다.  

 

한화로서는 이 기회를 이어가며 3연승을 노릴 것이고 기아로서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상황에서 연패를 막고 대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려 합니다. 과연 어떤 팀이 웃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두 팀의 승부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가장 친한 선동열과 한대화의 지략 싸움이 과연 수요일 경기에서는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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