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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한화, 김진우 1791일 만의 승리는 기아에게도 값졌다

by 스포토리 201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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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김진우가 드디어 승리를 얻었습니다. 한때 최고의 유망주로 신인으로 각광을 받았던 김진우. 가장 화려하게 빛나던 순간 야구를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했던 그가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온 지난 시즌은 감동이었습니다. 굵은 눈물을 흘리며 마운드에 올라서 벅찬 가슴을 어쩌지 못하던 그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1791일 만의 승리 이끈 김선빈의 스리런 홈런

 

 

 

 

광주 야구 라이벌인 진흥고와 제일고의 7억 팔 투수 김진우와 유창식의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나이차는 제법 나지만 그들 모두 고교시절부터 탁월한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존재들이었다는 점에서 그들은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두 선수나 팀 모두 승리에 굶주려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대결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김진우와 미래의 에이스인 유창식의 대결은 의외로 쉽게 결정 났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던 유창식이 고향 팀을 만나서인지 초반부터 무너지며 기아에게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를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좋은 출발을 했던 유창식은 2사 후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최근 타격 하락세를 걷던 최희섭이 적시 2루타로 첫 득점을 하며 분위기를 기아로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양 팀의 승부는 2회 결정났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온 김원섭이 2루타로 포문을 열고, 김상훈이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의 기회를 잡은 기아는 이준호가 3루 땅볼로 투아웃이 되며 추가 득점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9번 타자인 윤완주가 적시타를 치며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는 다시 기아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2사 1, 3루 상황에서 김선빈이 시원한 3점 홈런을 날리며 승패를 완벽하게 기아 쪽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유창식이 좋은 투수임은 분명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투구는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제구되는 공으로는 상대를 제압하기는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김선빈의 홈런에 이어 비슷한 공을 백투백 홈런으로 이어간 안치홍으로 인해 점수는 6-0까지 벌어지며 경기는 기아로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김진우가 2회 말 최진행에게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추가 실점을 주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김진우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4회였을 듯합니다. 무려 1791일 만의 승리가 가까워져서인지 몰라도 급격하게 흔들린 김진우는 자칫 첫 승을 다음으로 미룰 수도 있었습니다.

 

선두 타자인 최진행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했던 김진우는 1사 후 이대수와 최승환에게 연속으로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의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실점을 하게 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며 김진우의 승리 역시도 힘들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후속 타자들은 중요했습니다. 급격하게 흔들리던 김진우는 어제 경기의 영웅이었던 이여상과 강동우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위기 상황을 막아낸 장면은 오늘 경기의 압권이었습니다. 만약 김진우가 그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면 본인의 승리도 힘들지만 기아 팀으로서도 연패에 빠지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4회 1사 만루에서 나온 연속 삼진은 최고였습니다. 

 

김진우는 6과 1/3이닝 동안 112개의 투구로 5안타, 5사사구, 7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투구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사사구가 무려 다섯 개나 되는 등 위기가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실점을 1점만 했다는 점은 그가 위기관리 능력이 좋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화의 기대주인 유창식에 대한 기대는 팀이나 팬들 모두에게 높아졌었습니다. 하지만 초반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여전히 신인으로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3과 2/3이닝 동안 6안타, 4사사구, 3삼진, 7실점을 한 그의 투구 내용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6개의 안타 중 홈런을 두개나 맞으며 홈런으로만 4실점을 한 것은 대량 실점의 이유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은 유창식이기는 하지만 뛰어난 하드웨어와 충분한 재능을 봤을 때 한화의 미래 에이스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비록 기아와의 경기에서 초반 무너지며 아쉬운 투구를 하기는 했지만, 류현진의 뒤를 이을 기대주라는 점은 흔들리지 않을 듯합니다. 

 

기아나 한화의 안타 수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큰 점수 차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김선빈의 3점 홈런이 크게 좌우했습니다. 여기에 루상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적시타로 점수를 뽑은 기아와 달리, 좋은 기회를 모두 날린 한화의 차이는 8-1이라는 큰 점수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한화가 오늘 승리흘 하기 힘들었던 것은 팀의 핵심이었던 김태균이 중요한 순간 김진우에게 연속 삼진을 당하는 장면은 한화에게는 악몽이었습니다. 2회 말 3구 3진에 이어 3회 말 2사 1, 3루 기회에 나온 그는 다시 한 번 김진우에게 삼진을 당하며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낙차가 큰 커브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김진우의 투구는 강하게 압박하는 몸 쪽 공도 위력적으로 다가오며 7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현재 한화 공격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태균을 중요한 순간마다 삼진과 범타로 잡아낸 것이 기아가 손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이와 달리, 한화는 루상에 주자만 나가면 점수로 이끌어내는 집중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오늘 승리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벤치로 돌아오며 과격하게 분노하는 이용규의 모습이 반갑게 느껴진 것은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승부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타석에서 2안타, 1볼넷을 얻어내며 완연한 상승세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규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을 듯합니다.

 

강력한 키스톤 콤비인 김선빈과 안치홍이 타격마저 강력하게 터지고 있다는 점은 기아로서는 5월 승부에 많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타격이 약해 대주자와 대수비 자원으로 생각했던 윤완주가 타격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중심 타자인 최희섭과 나지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다른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페이스가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기아가 5월 최소 5할 승부는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다가옵니다.

 

무려 1791일 만에 승리를 얻은 김진우는 하염없는 눈물을 흘릴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중 과거와는 달리, 단단해졌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3년 이상을 야구를 떠나 살기는 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았는지 깨달았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잠시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으로 야구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김진우가 이후 더욱 안정된 피칭으로 팀에게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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