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vs기아, 이원석과 최희섭 만루포 대결에서 두산이 승리했다

한 경기에서 두 번의 만루 홈런이 나왔습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만루 홈런의 결과는 두산의 지키기 야구가 성공하며 두산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5월 강 한 행보를 하던 기아는 초반 내야가 무너지며 대량 실점을 하면서 완벽하게 무너졌지만 그나마 중반 이후 대 추격전을 벌인 기아의 뒷심이 의미를 가진 경기였습니다.

 

만루 홈런 공방 속 경기 승패를 가른 최준석의 솔로 한 방

 

 

 

 

기아는 초반 내야의 불안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전 날 경기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이던 기아는 1회 초부터 내야가 흔들리며 게임의 승패를 가르고 말았습니다. 2사를 잡은 상황에서 김현수의 유격수 땅볼이 안타가 되면서부터 경기는 흐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내야 안타에 이어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낸 앤서니는 이성열에게 안타를 맞고 2사 만루를 만들더니, 이원석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경기는 완벽하게 두산 쪽으로 흘러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분명 내야 불안이 경기를 힘들게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앤서니의 한계가 이번 경기에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기아의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는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2회에도 1사 후 나온 유격수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는 이종욱과 정수빈의 연속 안타로 추가 점수를 내주며 7-0까지 경기가 벌어지며 분위기는 완벽하게 두산으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전날 투수 전을 치르며 1-0 승부를 가진 두 팀으로서는 분명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 초반부터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2회까지 7실점을 한 기아는 이후 안정적인 피칭으로 두산에게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야가 흔들리며 만들어진 실점을 채워내기는 결코 쉽지가 않았습니다. 앤서니는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져 8안타, 2사사구, 2삼진, 7실점, 5자책 경기로 시즌 3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내야수의 불안이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앤서니의 피칭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1, 2회 집중적으로 실점을 한 이후 6회 내려오는 상황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마무리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도 기아에게 외국인 투수들의 문제는 심각함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기아의 5월이 화려하다는 이유는 5회 그들의 공격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두산의 선발 투수 김승회에게 압도당하며 끌려가는 경기를 하던 기아는 5회 본격적인 추격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4회까지 2안타, 2 볼넷이 전부였던 기아 타선은 5회 선두 타자로 나선 송산의 좌중간 2루타로 부터 추격은 시작되었습니다.

 

1사 후 이용규가 볼넷을 얻었지만 김선빈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2사가 된 상황에서 안치홍은 유격수 안타는 무척이나 값졌습니다. 바로 4번 타자 최희섭이 만루 홈런을 날렸으니 말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만약 안치홍의 내야 안타가 없었다면 최희섭의 만루 홈런도 나올 수 없었다는 점에서 5회 2사 후 만들어낸 안치홍의 안타는 무척이나 값진 것이었습니다.

 

추격을 시작한 기아는 7회 8-4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1사 후 김선빈의 안타에 이은 2사 후 얻은 최희섭의 볼넷이 다시 중요함으로 다가왔습니다. 2사에서 터진 김원섭의 좌익수 방향 3루타가 8-7까지 추격하는 점수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이 실점의 빌미가 된 것이 정수빈의 실책성 포구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기아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상대의 실책을 틈타 적극적으로 추격하는 상황은 분위기를 기아로 가져가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나지완의 안타에 이어 대주자로 나선 신종길이 2루 도루사를 당하면서 그 흐름이 완벽하게 끊겨버렸다는 점입니다. 나지완으로서는 오늘 2안타 경기를 하고 있었기 경기의 흐름상 중반 이후 다시 타격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체는 아쉬웠습니다. 결과론이지만 신종길이 도루에 성공하고 동점을 만들었다면 그 아쉬움이 덜하겠지만 도루사하며 달아 오른 분위기가 완벽하게 꺾인 상황에서 나지완의 교체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 3개의 도루를 잡아냈던 최재훈은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신종길을 2루에서 다시 잡아내며 기아 쪽으로 흘러가던 경기의 흐름을 끊어내며 두산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냈습니다. 비록 타격이 약한 아쉬움은 있지만 강견을 자랑하는 송구 능력만으로 충분히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는 최재훈은 기아와의 경기를 통해 대단한 존재감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경기의 흐름상 가장 중요했던 대목은 앞서 지적한 최재훈의 송구와 함께 7회 초 터진 최준석의 결승 솔로 홈런이었습니다. 5회 만루 홈런이 터지며 급격하게 두산에서 기아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은 도망가는 점수가 간절했습니다. 7회 기아의 바뀐 투수 조태수를 상대로 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날린 최준석의 한 방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7회 말 기아의 공격에서 증명되었습니다.

 

2군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 조태수는 1사를 잡은 후 최준석에게 너무 황당한 공을 던졌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가운데 직구를 던진다고 모두 홈런이 될 수는 없지만 거구의 최준석에게 밋밋한 가운데 직구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7-0으로 끌려가던 경기가 5회 터진 최희섭의 만루 홈런으로 3점차로 좁혀지며 본격적인 추격전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조태수는 좀 더 신중한 투구를 해야만 했습니다. 조태수로서는 실투였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날려버렸다는 점에서 이 투구는 아쉬웠습니다.

 

7회 이후 노경은과 프록터에 막힌 기아는 추가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채 연승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것은 두산의 일요일 선발 투수가 니퍼트라는 점입니다. 토요일 경기를 두산이 가져가며 위닝 시리즈를 만들 가능성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두산 에이스를 상대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치밀한 경기를 해야만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승부라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토요일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아쉽기만 합니다. 일요일 기아의 선발이 심동섭이라는 점에서 불펜들이 경기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점에서 기아가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초반부터 니퍼트 공략에 성공해야만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승부를 해야 하는 기아로서 니퍼트보다 더욱 큰 부담은 바로 최재훈입니다. 

 

선동열 감독 체제에서 뛰는 야구로 변신을 하고 있는 기아는 조금씩 그 기동력 야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기동력 야구가 득점으로 이어지면 쉽게 승리를 얻어가던 기아가 두산의 최재훈을 만나며 기동력이 꺾이며 승리 방정식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첫 날 경기에서 도루사 3개에 이어 토요일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나온 도루사 모두 최재훈의 뛰어난 송구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니퍼트보다 더욱 두려운 존재가 최재훈이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기아가 일요일 경기에서는 최재훈의 송구를 뚫고 기동력 야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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