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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두산, 양의지의 어깨가 윤석민마저 무너트렸다

by 스포토리 201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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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의 1회 송구 두 개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하게 틀어 버렸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최재훈에게 결정적인 도루 저지를 당하며 패하던 모습이 양의지에 의해 재현된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초반 경기의 흐름이 끊긴 기아가 끝내 정상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6연승이 마감되고 말았습니다.

 

윤석민의 밋밋한 공과 양의지의 결정적 송구 승패를 갈랐다

 

 

 

 

이용찬과 윤석민이 다시 리턴매치를 하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박찬호와 윤석민의 리턴매치에 이어 이들의 재대결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전 경기에서 윤석민이 퍼펙트에 가까운 호투로 이용찬을 잡았기 때문에 과연 재대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으니 말입니다.

 

재대결 결과는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1실점을 한 이용찬의 압승이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1실점 하며 패배를 안아야 했던 이용찬은 1, 2회 위기 상황을 보내고 안정적인 피칭으로 대어를 낚으며 팀의 연패까지 끊어내는 역할까지 해냈습니다. 두산이 왜 이용찬에게 큰 기대를 하는지는 경기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두 투수의 맞대결은 지난 대결과는 달리 무척이나 신중하고 그래서 불안한 경기였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보인 두 투수가 이번에는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경기의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기회를 먼저 잡은 것은 기아였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나간 상황은 의외였습니다. 이용찬이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주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지요. 그만큼 이용찬이 부담을 느끼며 마운드에 올랐다는 반증이었지만 이런 불안감을 앗아가게 해준 것은 바로 포수 양의지였습니다. 

 

볼넷으로 나가자마자 도루를 시도한 이용규를 멋지게 송구 아웃시키더니 2번 김선빈 마저 같은 상황에서 도루 저지를 하며 경기는 급격하게 두산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도루만 시도하지 않았다면 무사 만루 상황이 되었을 정도로 1회 기아는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한 경기를 보였습니다. 도루 실패만 없었다면 최소 1, 2점은 뽑을 수 있는 이닝이었다는 점에서 양의지의 도루 저지 두 개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용찬의 불안한 투구는 2회에도 이어졌습니다. 선두 타자인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나지완에게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어설픈 송산의 공격은 흐름을 모두 끊어버렸습니다. 번트 상황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효과를 많인 본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번트 시 수비가 전진 배치되며 공격 루트가 넓게 열리는 상황을 이용하기 위해 변칙적인 공격을 하는 것인데 송산의 경우 번트 수비보다는 페이크 번트에 대비한 수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번트를 하고 주자를 2, 3루로 보내는 일반적인 작전을 했다면 점수를 낼 수 있는 확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이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1, 2회 완벽한 득점 상황을 놓친 기아는 3회 다시 선두 타자였던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의 번트가 나오며 다시 한 번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최희섭이 허망한 삼진으로 물러나며 좋은 기회에서 단 1점에 그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 1점도 공격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이용찬의 폭투로 얻은 점수라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3회 선취점을 뽑기는 했지만 이어진 두산의 3회 공격은 양의지의 2루타로 시작해 가볍게 동점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윤석민의 공을 상대로 두산 타자들은 장타를 뿜어내며 쉽게 경기를 지배해갔습니다. 양의지가 2루타 2개, 김현수와 오재원이 3루타를 치는 등 넓은 홈구장의 이점을 적극 활용한 장타는 윤석민을 무너트리기에 적합했습니다.

 

직구의 구속이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고 윤석민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낙차가 크지 않았고 가운데나 치기 좋은 높이에 머물며 두산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공은 아무리 대단한 투수라도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음을 두산과의 경기에서 윤석민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윤석민은 5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8안타, 무사사구 1삼진, 4실점을 하며 시즌 2패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무사사구 경기를 한 것은 보기 좋았지만 삼진이 1개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얼마나 밋밋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평균 이닝 당 7, 8개의 삼진을 잡는 능력을 가진 선수가 1개의 삼진 밖에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주무기가 상대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그에 반해 이용찬은 6이닝 동안 99개의 공으로 5안타, 6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올렸습니다. 안타보다 많은 6개의 사사구를 남발하고도 1실점을 한 것은 그만큼 오늘 기아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양의지의 결정적인 도루 저지 2개가 나왔다는 점도 11개의 진루에 1실점을 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두산의 중심타선은 4개의 안타를 집중해주었지만 기아는 단 1안타에 그치며 패배의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두산은 중심타선에서 2타점을 기록했지만 기아는 겨우 1안타를 기록하는 게 전부였다는 점에서 승패가 갈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용찬이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 득점타를 치지 못한 기아의 타선은 결국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6연승이 기아에게는 독이 되었고 3연패 중이던 두산에게는 득이 되었습니다. 홈 8연패를 당했던 두산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간절함이 경기에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6연승을 하던 기아는 연승의 분위기가 선수들의 경기력을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좋은 분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막연함이 플레이의 느슨함으로 다가왔고 중요한 순간 결과로 다가왔습니다.

 

연승을 하던 팀이 가장 두려워해야만 하는 것은 첫 패배입니다. 그 패배가 어떤 패배이냐에 따라 연패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연승을 이어가는 패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아가 두산을 상대로 패한 경기는 가장 안 좋은 시점에서 패배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양의지에 의해 도루가 저지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이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기아 타선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이용찬의 폭투로 얻은 1점이 전부일 정도로 참담했습니다.

 

김원섭의 김현수의 3루타를 내주는 과정에서의 플레이 역시 답답했습니다. 잡을 수도 있는 플라이였지만 결국 3루타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더욱 이후 중계 플레이의 아쉬움도 함께 했다는 점에서 4회 실점의 빌미가 된 그 안타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비가 예고되어 경기가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앤서니의 투구가 중요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연패를 막느냐 연패를 당하느냐의 기로는 겨우 중위권으로 올라선 기아가 다시 하위권으로 떨어지느냐, 상위권 도약이냐를 결정하는 경기가 되니 말입니다.

 

양의지와 최재훈 등 2루 송구 능력이 뛰어난 포수가 나왔을 경우 기아의 뛰는 야구가 제대로 보여 지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도루 저지로 인해 경기의 흐름이 끊기고 이는 곧 패배의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이런 포수들이 나오는 경기에서 공격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심각하게 이어져야만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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