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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맨유 샬케전 4-1 완승, 클래스가 달랐다

by 스포토리 201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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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이라 불러도 좋을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인 맨유는 그럼에도 샬케와의 홈경기에서 완벽한 승리로 이끌며 바르샤와의 챔스 결승전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발렌시아의 전반 이른 시간 선제골은 샬케에게는 최악이었고 퍼거슨 감독에게는 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챔스 4강전, 클래스 자체가 다른 경기였다




샬케와의 챔스 4강 1차전 멤버에서 9명이 바뀐 맨유의 스타팅 라인업은 영국 현지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첼시와의 주말 경기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샬케를 너무 무시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샬케로서는 피곤한 맨유로서는 많은 것들을 얻어야 하는 맨유를 압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전을 대거 빼고 첼시 전을 위한 준비를 한 맨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베르바토프를 원 톱으로 두고 4-5-1 전술로 나선 맨유는 스콜스를 중심으로 발렌시아와 나나, 안데르손, 깁슨으로 이뤄진 중앙은 샬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세이를 제외하고는 백업 요원이라 부를 수 있는 스몰링, 에반스, 하파엘을 모두 투입하며 스타팅 수비진들을 쉬게 했습니다. 실점을 하지 않고 맨유를 결승에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백업 수비라인을 세운 퍼거슨의 전술에 도박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1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챔스 4강에 오른 팀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퍼거슨의 라인업은 도박에 가까울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전략분석은 일반인들과 전문가들의 수준을 넘어섰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습니다.

경기에 대한 분석과 예측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훈련 과정을 볼 수 없는 이들에게 백업 요원들의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맨유가 들고 나온 라인업을 쉽게 판단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전술이 샬케에게는 굴욕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챔스 4강전에서 주전이 아닌, 비 주전을 대거 출전시켰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건 굴욕이나 무시가 아닌 엄연한 수준 차이였음을 맨유는 경기로서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하프 라인 근처가 아닌 박스와 하프라인 중간 지점에 밀집해 상대 공격을 막는 수비 전술을 사용하던 두 팀은 전반 10분 깁슨이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혹시나 하는 우려를 하게 했습니다.

의외의 변수일 수밖에 없는 이른 시간의 부상은 퍼거슨의 전략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기에 깁슨의 부상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다행히 큰 탈 없이 경기에 복귀하자 맨유는 26분 발렌시아의 멋진 골로 샬케에게 올드 트래포드의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철벽으로 퍼거슨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노이어 마저도 막을 수 없었던 감각적인 발렌시아의 골로 시작된 맨유의 골 퍼레이드는 그들이 왜 최강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30분 오랜만에 스타팅 멤버로 출전한 깁슨이 추가골을 터트리며 종합 전적 4-0으로 크게 앞선 맨유는, 4분 후 후라도가 깁슨과 유사한 상황에서 만회골을 터트리며 맨유를 압박했습니다.

후라도의 만회골은 완벽하게 맨유 쪽으로 기운 경기를 샬케에게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좀처럼 열리지 않았던 맨유의 골문을 열었다는 것은 주전 수비라인이 아닌 상황에서는 샬케에게 기회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샬케의 기대는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드를 빼고 에두를 교체하면서 강한 의지로 드러났습니다.

후반 69분 경 부상에서 돌아온 골잡이 훈텔라르까지 투입하며 맨유와의 경기에 강한 애착을 보인 샬케는 하지만 맨유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기복이 심한 안데르손이 71분과 75분 연속으로 두 골을 넣으며 사실상 챔스 결승행을 결정지었습니다.

샬케로서도 나름 최선을 다한 경기였지만 맨유의 전력은 그들이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샬케로서는 1차전과는 너무 다른 라인업에 이길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퍼거슨이 만들어낸 샬케 용 라인업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며 첼시와의 맞대결을 앞둔 맨유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조금 아쉬운 것이라면 하파엘이 부상을 당하며 아껴야만 했던 에브라를 후반에 투입해야만 했다는 점일 겁니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웸블리에서 펼쳐지는 '맨유vs바르샤'의 세기의 대결은 2009년의 리턴매치가 되었습니다. 맨유로서는 설욕전이 될 테고 바르샤로서는 맨유와의 대결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선점하고 챔스에서 다시 한 번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색깔은 다르지만 올 시즌 각 리그 우승이 유력한 두 팀이 챔스 결승에서 만났다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기만 합니다. 루니와 메시의 대결과 박지성이 2009년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며 처음으로 경기를 뛰고 챔스 우승컵을 올릴 수 있느냐 도 궁금해집니다.   

첼시와의 라인업은 오늘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포백라인에는 '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파비우'가 중앙에는 '박지성-긱스-캐릭-나니(혹은 발렌시아)' 조합에 최전방 투톱인 '루니-치차리토'로 사실상 올 시즌 리그 결승전이 될 첼시와의 대결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전들에게 대거 휴식을 주면서 첼시와의 대전을 준비하면서도 샬케04를 4-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제압한 맨유는 상상이상으로 강한 팀이었습니다. 과연 그들이 첼시를 잡고 기분 좋게 바르샤와의 결승을 맞이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에게는 굴욕으로 기록되어 있던 2009년 챔스 결승을 환희와 감동으로 바뀐 2011 챔스 결승으로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바르샤와 그에 못지않은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는 맨유의 대결은 진정한 챔피언을 뽑는 최고의 대결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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