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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넥센, 김원섭 호수비와 최향남의 3K 배짱 투 위기의 기아 구했다

by 스포토리 201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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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밀려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기아가 보여준 초강수는 결국 2-1 한점차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선발 투수 2명과 핵심 불펜들을 총동원해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터지지 않는 타선은 억지로 짜내듯 힘겹게 점수를 얻었고,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투수를 교체할 정도로 기아에게 일요일 경기 승리는 너무 중요했습니다.

 

박지훈의 호투와 최향남의 화끈한  배짱 투가 기아를 승리로 이끌었다

 

 

 

 

올 시즌 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의 나이트가 왜 강한지 오늘 경기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좀처럼 적시타를 맞지 않고 땅볼을 유도하며 기아 타선들을 무기력하게 만든 나이트의 호투는 경기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서재응 역시 노련한 투구로 전날 경기 대량 실점을 했던 기아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넥센은 1회 1사후 장기영이 우중간 3루타를 만들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완벽한 수비가 아니면 거침없이 다음 루까지 달리는 넥센 타자들의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은 전날 경기에서도 효과적이었지만 오늘 경기 역시 장기영의 2루타성 타구를 3루로 만들고 이택근의 안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넥센의 공격은 최근 경기력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박병호의 안타와 강정호의 볼넷까지 1회에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볼넷까지 내준 상황에서도 1점으로 막은 것은 중요했습니다. 어제 1회 4실점으로 하며 무너졌던 기아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일요일 경기 1회는 최소실점으로 막은 것이 오늘 경기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넥센이 좋은 기회를 잡아 놓고도 1득점에 그치자 기아도 2회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선두 타자인 안치홍이 2루타를 치고 나가고 최희섭의 2루 땅볼에 3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 나간 상황까지는 동점에 이어 역전도 바라볼 만 했습니다. 김상훈의 유격수 땅볼은 완벽한 병살 코스였고 다리 부상으로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가 힘든 이범호를 생각해보면 득점이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7번으로 타순이 내려간 이범호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병사를 막아낸 것이 동점을 만드는데 주효했습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병살을 막아내며 얻은 득점으로 1-1 균형을 잡지 않았다면 좋은 투구를 보인 나이트에 말려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경기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록 최근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고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범호였지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 하나가 기아에게 동점을 만들었다는 점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기아는 3회 1사후 김선빈의 안타와 도루에 이어 김원섭이 볼넷을 얻어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오늘 4번 타자를 맡은 나지완이 나이트의 공격적인 투구에 밀려 몸 쪽 공 3개로 3진을 당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기아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고, 넥센으로서는 칼 같은 제구력으로 위기 상황을 멋지게 벗어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기아의 절박함이 드러난 장면은 5회 2사후였습니다. 투아웃을 잡은 상황에서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자 거침없이 호투를 하던 서재응을 내리고 곧바로 선발 앤서니를 마운드로 올린 기아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우천으로 두 경기가 취소되면서 짧게라도 출전이 필요했던 앤서니였던 만큼 경기 투입은 당연했지만 선발 투수에게 최소 이닝인 5이닝에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에서 호투를 하던 서재응을 내린 선동열 감독의 교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서재응은 4와 2/3이닝 동안 72개의 공으로 5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했지만 1승이 절실했던 기아는 터지지 않는 기아의 타선과 투구 수를 고려해 팀 승리를 위해 베테랑 선발을 5이닝을 보장하지 않고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간 기아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투수 교체였습니다.

 

서재응이 일찍 물러난 상황에서 홀로 7이닝까지 버틴 나이트는 108개의 공으로 4안타, 2사사구, 3삼진, 1실점으로 비록 승수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방어율 1위 투수다운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철저하게 땅볼을 유도한 나이트에 유린당하듯 처참하게 무너진 기아 타선은 결코 나이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기아와 넥센은 일요일 경기는 7, 8회와 9회가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넥센이었습니다. 잘 던지던 앤서니가 1사후 유한준에게 2루타를 맞고, 허도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더니 급격하게 흔들리며 김민성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선의 선택은 박지훈이었습니다. 비록 지난 경기에서 서재응의 승리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긴박한 상황에서 기아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불펜은 박지훈이었습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신인 박지훈은 최근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서건창을 1루 땅볼로 잡으며 실점 없이 홈에서 아웃을 시키며 투아웃을 잡아냈습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서 3루타를 기록했던 장기영을 상대로 그의 장기인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포크볼이 제구가 되지 않으면 폭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박지훈의 강심장은 대단했습니다.

 

위기 상황을 잘 넘겼던 박지훈이었지만 8회 선두타자였던 이택근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후속 타자인 박병호의 중견수 플라이에 느슨한 중계 플레이를 비웃듯, 2루까지 내달린 이택근의 주루 플레이는 칭찬받을 만 했습니다.

 

기아가 최근 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단순히 타선이 빈약해서 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수비 실책에 이어 김선빈이 보였던 느슨한 플레이들이 다른 강팀들과는 다른 약점으로 다가오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약점으로 다가왔습니다.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 강병식을 내세운 넥센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까지 잡은 상황에서 선 감독은 다시 한 번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공 하나를 위해 박경태를 올려 스트라이크 하나로 아웃 카운트를 잡은 기아는 곧바로 유동훈으로 마운드 교체를 하며 오늘 승부에 강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윤이 유동훈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2루에 있던 이택훈이 홈으로 달리는 상황은 위기였습니다. 낮은 수비를 하던 김원섭이 완벽한 모습으로 홈송구를 해서 이택근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이택근을 잡은 이 수비가 아니었다면 역전을 당하며 2연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 수비 하나는 대단했습니다.

 

위기를 넘긴 기아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 타자 안치홍이 안타를 치고 나가고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최희섭이 진루타를 치며 1사 3루라는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범호를 대신해 수비에 나왔던 박기남이 큰 욕심 없이 높게 들어온 공을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로 역전을 시키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누구나 1사 3루에서 외야 플라이를 치려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박기남의 이 타구는 김원섭의 8회 홈 송구만큼이나 값졌습니다.

 

3루에 있던 안치홍을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도 좋았던 역적 득점까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김상훈이 행운의 2루타를 치고, 대타 조영훈과 이용규가 연속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기회를 다시 잡았지만 김선빈이 허망하게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2-1 한 점차 승부에서 기아의 마지막 선택은 최향남이었습니다. 마무리가 부재한 기아에게 최향남이라는 존재는 절대적이었습니다. 유한준을 상대로 루킹 삼진으로 잡은 최향남은 대타로 나선 정수성마저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2개의 안타를 쳤던 서건창을 상대로 다시 한 번 루킹 삼진을 잡으며 9회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36km 정도의 구속밖에 나오지 않지만 적극적이고 빠른 투구 타이밍은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해 나간다는 점에서 최향남의 존재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한 점차 승부에서 두 번째 세이브를 올린 최향남은 올 시즌 8 경기에 나서 8이닝 동안 6안타, 10삼진, 무실점으로 2홀드, 3세이브로 만점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결코 빠른 공은 아니지만 직선으로 오는 공은 전혀 없이 공이 자연스럽게 변하며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최향남의 투구는 위기의 기아에게는 값진 선물 같은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강심장이 요구되는 마무리 투수라는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로 인해 기아의 젊은 투수들에게 확실한 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최향남의 호투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기아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9경기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 9경기가 롯데와 삼성, 그리고 두산과의 경기라는 점에서 기아가 이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가 후반 우승을 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승부가 될 듯합니다. 다시 쳐진 타격감을 얼마나 찾아 중요한 9연전을 치러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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