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올림픽

장미란 눈물, 경기 후 바벨 입맞춤이 최고의 장면인 이유

by 스포토리 2012. 8. 6.
반응형

진종오가 50m 사격에서 마지막 한 발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따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출전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그는 10번째 금메달까지 전하며 런던 올림픽 2관왕에 올라섰습니다. 진종호의 멋진 금메달 눈물도 감격스러웠지만, 4위에 그친 역도 장미란의 눈물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올림픽 2연패에 실패한 장미란, 바벨 입맞춤은 격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경기의 오심 논란에 선수만이 아니라 국민들까지 분노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올림픽 경기 한 번을 위해 4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운동을 해왔던 선수들의 노력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이 아닌 잘못된 판정에 의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니 말입니다.

 

사격 2관왕에 오른 진종오 선수는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를 다치고, 오른쪽 어깨는 사격 운동으로 인해 핀을 박은 채 살아갈 정도로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어깨와 허리 등이 단단하지 않으면 영점 사격이 힘든 상황에서 어깨 부상은 치명타 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극적인 금메달을 따낸 그는 인간 승리로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올림픽에서만 다섯 개의 메달을 따낸 그는 진정한 에이스 중의 에이스였습니다.

첫 번째 금메달과 한국이 목표로 했던 1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인 진종호가 관심이 되었던 9일째 런던 올림픽은 시작된 육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를 가리는 100m 결승에서 우사인 볼트는 다시 한 번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장난 끼 많은 볼트이지만 경기에서 만큼은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올림픽 2관왕에 오른 모습 역시 매력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욱 흥미롭게 매력적인 장면은 바로 노메달에 그친 한국 여자 역도의 기둥인 장미란이었습니다. 부상과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며 쑥쑥 자라는 라이벌과 비교가 되었던 장미란은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허투로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부상이라는 지독한 형벌에서 벗어나 다시 바벨을 들며 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중국의 저우루루와 러시아의 타티아나 등 여자 무제한급의 새로운 강자들과 비교해 장미란은 힘든 승부가 예견되었습니다. 과거 전성기와 달리, 잔부상에 시달리며 기술적 쇠퇴로 인해 기록의 후퇴까지 가져 온 그녀로서는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라이벌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성기 시절 326kg을 들어 올리던 장미란은 이제 289kg을 들어 올리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체력의 한계와 이로 인해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기술들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한계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녀 스스로 연습 때만큼은 한 것 같다고 밝힐 정도로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주었습니다. 대한민국 역도여제의 마지막 퇴장은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던져주었지만, 그녀가 인터뷰를 하기 전 뜨겁게 흘린 눈물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부상 없이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징 때보다 한참 못 미쳐서 국민들이 실망하셨을까봐 염려된다"

 

"베이징 때 많이 사랑해주시고 이번에도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열심히 준비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역도를 통해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서 꿈을 꿀 수 있었고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다. 역도를 비롯해 비인기종목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자신이 준비해온 과정을 모두 완료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장미란 선수는 대단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신보다는 국민들의 실망감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선수들의 고단함은 측은하게도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존경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드디어 금메달을 따냈던 역도여제 장미란. 그녀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밖에 없는 런던 올림픽에서 비록 4위로 마무리하고 말았지만 그녀가 있어 역도에 대한 재미와 관심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그녀의 길고 험한 여정은 결코 외롭거나 슬프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부끄럽지는 않다"는 말이 바로 올림픽 정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직 메달만 바라보고 모든 가치의 기준을 메달 숫자로 측정하는 이들과 달리, 운동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바벨을 들어 올리고 비록 성공을 하지 못하고 실패로 마무리되었지만 자신과 함께 해왔던 바벨에 키스를 하는 장미란의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종목에 모든 것을 걸었던 선수만이 보일 수 있는 해탈의 경지는 보는 이들마저 숙연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의 뒷모습은 아름다울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당당했던 장미란 선수. 그녀는 오심과 탐욕이 들끓는 올림픽 경기에서 진정한 스포츠 선수로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