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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첼시를 지배한 박지성의 활약이 맨유를 살렸다

by 스포토리 201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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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왜 퍼거슨 감독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시즌 후반 중요한 경기에 박지성이 중용되고 있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그는 이번 첼시 전을 통해 맨유에서 그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박지성, 첼시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첼시에게 맨유와의 마지막 맞대결은 절대적이었습니다. 무조건 이겨야지만 자력으로 이번 시즌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의지를 깨트리는데 드는 시간은 경기 시작과 함께 채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안첼로티 감독과 첼시 선수들의 머리를 하얗게 만들어 버린 박지성의 환상적인 패스와 치차리토의 감각적인 골은 맨유에게 우승을 선사했습니다.

경기 전 예상처럼 맨유는 4-4-2 전술로 나섰고 첼시는 4-3-3 전술을 통해 강력한 공격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에브라가 샬케전에 교체 투입되며 작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수비진에 대체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전술과 라인업이 챔스 결승에서 바르샤와 대결한 베스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치차리토를 원 톱처럼 활용하며 활동량이 높은 루니가 미드필드 진으로 내려와 수비와 공격을 주도하는 방식은 상대팀에게 강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윙과 중앙을 번갈아 오가며 수비와 공격의 첨병이 되는 박지성의 역할은 다시 한 번 승리 공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풀백의 위치까지 맡는 그의 모습은 최전방에서 공격을 선도하기도 합니다. 시작과 함께 중아에서 볼을 받아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대로 향하는 치차리토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건네는 모습은 맨유가 왜 챔피언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 환상적인 첫 골이 중요한 이유는 맨유에게는 절대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반대로 첼시에게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시작과 함께 골을 먹었다는 사실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분도 안 되는 전반 시작 39초 만에 골을 먹은 첼시는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질책하며 자중지란까지 일어난 첼시에게 맨유는 버거운 상대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승기를 잡은 맨유는 수비 위주가 아닌 공격을 통해 강력한 수비를 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박지성과 발렌시아를 윙어로 선택한 이유는 수비 가담이 뛰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공격력을 앞세우는 나니가 아닌 발렌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첼시의 예봉을 꺾고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6명까지 늘리는 전술로 철저하게 골문을 지키겠다는 전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퍼거슨의 이런 전술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후반 실점으로 2-1로 쫓기는 상황에서도 큰 부담 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치차리토의 골과 함께 7분경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루니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과 22분 경 이바노비치를 앞에 두고 멋진 슛으로 체흐 골키퍼를 기겁하게 만든 박지성의 공격은 대단했습니다.

10분경 박스 안에서 치차리토에게 건넨 환상적인 로빙 패스는 그가 왜 대단한 존재인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첼시 수비진들을 일거에 무너트리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는 로빙 패스는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첼시에게는 두려운 존재로 각인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루니와 박지성, 긱스, 캐릭, 발렌시아로 구성된 허리는 첼시를 완벽하게 압박했고 23분 경 긱스, 박지성 다시 긱스로 이어진 월 패스와 긱스의 멋진 크로스는 비디치의 머리에 맞고 체흐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전반 중반 시점 2-0으로 앞선 맨유로서는 부담 없이 경기를 조율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맨유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요. 18분, 24분, 30분 경기에서 지배당한 첼시의 파상 공세는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40살의 반데사르의 슈퍼 세이브에는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드록바의 환상적인 프리킥도 골문 앞에서의 혼전도 모두 막아 내버린 반데사르로 인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던 맨유는 행복한 전반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안첼로티는 루이스를 대신해 알렉스를 미켈을 빼고 하미레스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습니다. 알렉스는 불안했던 수비조직을 탄탄하게 하면서 활발한 활동으로 맨유의 공격을 봉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격력이 배가된 하미레스는 중원에서 첼시에게 볼을 공급하며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전반 부상을 입은 오셰이를 대신해 에반스를 투입한 맨유는 65분 드록바의 슛에 이은 68분 혼전 중 램파드가 감각적으로 밀어 넣은 골로 맨유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첼시는 마지막 카드인 토레스까지 넣었지만 공격을 고삐를 늦추지 않은 맨유에게 더 이상의 골을 뽑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첼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진가는 단순히 환상적인 도움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 것은 상대 공격을 끊는 과감한 태클과 이를 통해 얻어낸 기회를 만들어 역습을 할 수 있도록 해준 부분들이었습니다. 중원과 풀백의 위치까지 그라운드 곳곳을 쉼 없이 움직인 박지성으로 인해 첼시는 경기 시작과 함께 끝날 때까지 심한 압박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습니다.

박지성과 유사한 스타일로 공격과 수비에서의 높은 가담 율을 보인 발렌시아 역시 팀의 2-1로 승리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존재였습니다. 맨유는 두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2위 첼시에게 승점 6점을 앞서며 사실상 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랙 브라더스들과의 2연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최소한 한 게임만 비겨도 자력 우승이 가능하기에 맨유의 10/11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확정되었다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박지성의 활약은 두 말 하면 잔소리가 될 정도입니다.  

맨유의 성공방식으로 자리 잡은 현재의 라인업은 바르샤를 꺾을 수 있는 해법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원을 두텁게 하면서도 공격력 역시 날카롭게 다듬을 수 있는 전략은 챔스 우승을 위한 최적의 포메이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중원을 호령하는 긱스의 건재와 새로운 지배자로 이름을 올린 박지성과 활발한 활동으로 경기를 장악해가는 루니의 모습은 퍼거슨으로서는 행복입니다. 또 다른 박시정이 되어가는 발렌시아의 모습 역시 수비와 공격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전력으로 중용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리그 우승의 9부 능선까지 넘어선 맨유에게 남은 챔스 결승전.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는 알 수 없지만 퍼거슨 감독이 완성된 승리 방식을 거부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통해 맨유의 필승조가 되어버린 박지성은 자랑스럽습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담담하게 하지만 끈질기게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는 맨유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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