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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최강 니퍼트 압도한 윤석민, 최고임을 증명했다

by 스포토리 201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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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 될거라 생각했던 두산과 기아의 광주 경기는 정상대로 치러졌습니다. 두 팀의 에이스인 니퍼트와 윤석민의 대결이라는 점만으로도 야구팬들로서는 최고의 빅 매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경기는 투수전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윤석민 그가 왜 최고임을 증명한 경기였다



기아를 3연승으로 이끈 힘은 에이스 윤석민이었습니다. 타격 전으로 승산이 없는 기아로서는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선발투수가 몇 회까지 던질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기아로서는 선발투수진의 호투는 무너질 수도 있는 기아를 잡아주는 생명 줄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지난 일요일 SK와의 혈전에서 로페즈가 보여준 투지는 그가 왜 최고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그로 인해 기아는 삼중살이라는 특별한 재미까지 팬들에게 보여주며 최강 SK에게 2연패를 안길 수 있었습니다. 

니퍼트와 윤석민, 투수전의 묘미를 선보였다

비 예보로 인해 경기 개최가 불투명했었지만 두산과의 광주 경기는 예정대로 시작되었습니다. 궂은 날씨로 인해 니퍼트와 윤석민이라는 최강 카드임에도 관중석은 썰렁했지만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정교한 제구력에 과감한 승부는 두 팀 타자들을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시즌 5승을 노리는 이 경기에서 그가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원정 유니폼을 가지고 오지 않아 신경식 코치의 옷을 입고 등판한 그는 다른 경기와 달리,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3주 만에 경기에 출전한 이용규와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테이블 세터는 그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제든지 단독 도루가 가능한 이들은 니퍼트에게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1회 말부터 김선빈을 포볼로 내보내고 그의 발을 의식하다 폭투로 위기를 맞이하는 모습은 오늘 경기의 단골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원정 6연 전에서 최악의 타격감을 보였던 이범호는 광주 홈으로 돌아와 맞이 한 첫 기회에서 깔끔한 안타로 첫 득점을 얻어냈습니다. 

니퍼트가 포볼 이후 위기 상황에서 실점을 한 것과는 달리, 윤석민은 득점을 얻은 바로 다음 이닝인 2회 초에 선두타자 김동주를 포볼로 내보내며 김현수와 대결을 벌이는 위기 상황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윤석민은 니퍼트와는 달리, 김현수를 공략해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 끝이 좋은 윤석민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시타는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3회 말에도 이용규가 사사구로 나가자 니퍼트는 흔들리며 다시 폭투를 하며 1사 3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솎아내며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니퍼트가 대단한 투수라는 이유는 위기 상황일 수록 최고의 피칭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리해 나가는 모습은 탄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니퍼트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던 장면들을 보자면, 5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팀의 4번 타자인 이범호와 상대해 2루 뜬 공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오늘 타격감이 좋았던 이범호와 만루 상태에서 만나 효과적인 투구로 범타 처리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6회 말 신종길 안타에 이어 고영민의 에러와 폭투로 인해 만들어진 무사 2, 3루 절호의 기회에 니퍼트는 자신이 왜 위대한 선수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주형을 시작으로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그의 모습은 오늘 두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니퍼트는 6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던져 4 안타 5 사사구, 7삼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 방식은 투수전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해줄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윤석민이 아니었다면 니퍼트의 5승은 가능했을 정도로 그의 피칭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니퍼트에게 포볼과 폭투 등으로 좋은 기회를 잡았음에도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하던 기아는 니퍼트가 물러난 7회 이용규가 복귀 후 첫 안타로 분위기를 만들고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상황에서 올 시즌 첫 3번 타자로 나선 김원섭이 깨끗한 안타로 추가 득점을 하며 경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초반 볼이 높게 형성되고 심판의 타이트한 스트라이크 존으로 볼이 많았던 윤석민은 2회 초 김동주 포볼 이후 맞은 김현수와의 대결이 초반 중요한 승부였습니다. 만약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다면 의외로 고전을 할 수 있었던 윤석민은 타고난 타자 김현수를 병살로 잡으며 두산의 타격 의지를 무력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후 위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고 완벽하게 두산 타자들을 농락한 윤석민은 빠른 투구 패턴으로 경기의 흐름을 빠르게 이끌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투구 모습은 특급 투수다웠습니다. 어설프게 마운드에 머물며 시간을 소비해 팬들에게 지루함을 주고 경기 자체를 지연시키는 일부 투수들과 비교되는 윤석민의 빠른 투구는 그의 실력만큼이나 돋보였습니다. 

2회 중심타자인 김동주와 김현수 패턴처럼 7회 말 윤석민은 다시 한 번 김동주를 포볼로 내보내고 다시 김현수를 맞이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윤석민은 김현수를 병살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냈습니다. 7이닝 동안 117개의 투구로 2안타, 4사구, 6삼진, 무실점으로 두산의 타격을 완벽하게 봉쇄한 윤석민은 시즌 3승을 올리며 자신이 왜 기아의 에이스인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윤석민의 호투는 손영민에게도 영향을 미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던 다른 경기와 달리, 8회부터 나와 6타자를 삼진 하나와 무안타로 막아내며 기아에게 3연승을 안겨주었습니다. 기아가 2-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수많은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한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비록 니퍼트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말입니다. 

김상현을 2군으로 내려 보내라

6회말 무사 2, 3루라는 절호의 찬스에서 김주형이 스리 볼 상황에서 바깥쪽 빠른 공 3개에 꼼짝없이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은 답답함의 극치였습니다. 신인 임한용이 어려운 승부를 가져가는 노련함을 보였지만 이현곤 역시 무능한 타격을 보여준 장면은 기아가 풀어야만 하는 숙제였습니다. 


타격 슬럼프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김상현은 당장 답이 없어 보입니다. 그를 계속 출전시킬 명분도 사라졌습니다. 6회 김상현과 교체되어 들어간 신종길은 안타와 4구를 얻어내며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수비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한 안정된 모습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깥쪽 가장 먼 곳으로 공이 오는 데도 밀어치는 배팅을 하지 못하고, 힘껏 풀 스윙으로 끌어 치려는 그의 모습은 답답할 뿐입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스윙은 안타가 나올 수도 없는 법이고 그런 김상현의 무기력한 모습은 기아 타선 자체를 무력화시킬 뿐입니다. 2군으로 내려가 타격감을 살리지 않는 한 그는 팀에 부담일 뿐입니다. 맞추는 능력을 키우지 않는 한 그는 결코 정상적인 타격을 선보일 수는 없을 듯합니다.

김상현이 빠지고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존재는 많습니다. 시즌 전 예상했던 홈런 타자 김상현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소한 그보다 타격감이 떨어지는 이가 없는 상황이기에 그를 대신할 선수들은 많은 셈입니다. 신종길과 김원섭, 이용규와 임한용 등의 자원만으로도 충분히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겁니다.
신인이지만 의외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임한용을 이번 기회에 자주 출전을 시킨다면 이용규,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발 빠른 타자들을 하위 타선에서도 구축할 수 있을 듯합니다. 부상으로 출전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안치홍이 돌아와 임한용과 짝을 이루면 기아에게는 발 빠른 야구로 상대 팀들을 힘들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타도 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홈런만 노리는 김상현은 더 이상 1군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기아 복귀 후 매년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최희섭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빠른 시간 안에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이름값에 얽매이지 말고 이번 기회에 새로운 라인업으로 근성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경쟁 체제를 갖추는 것이 기아에게 필요한 일일 듯합니다.

고참이라는 이유로 스타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임승차하듯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에게 과감하게 경쟁을 유도해서 이름이 아닌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해야만 합니다. 임한용의 패기 넘치는 경기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이름을 내세워 거만한 듯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몇몇 기아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투지였습니다.

현재 기아의 선발투수진들은 안정된 모습입니다. 마무리가 명확하지 않고 중간이 불안한 것이 문제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타선이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몇몇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 보내며 팀 분위기를 개선할 필요성이 이번 경기를 통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오늘 보여준 윤석민과 니퍼트가 선보인 투수전은 야구 본연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준 명승부였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킨 니퍼트와 위기마저 봉쇄한 완벽했던 윤석민의 투구는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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