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으로 앞서가던 라이온즈가 와이번스의 2연승으로 반격을 하면서 한국시리즈는 2승2패 균형을 잡았습니다. 초반 강력한 힘으로 와이번스를 압박하던 라이온즈는 와이번스의 홈에서 홈런을 앞세운 그들은 대반격을 이끌었고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은 혼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맞붙는 윤희상과 윤성환의 대결, 누가 이길까?
한국시리즈답게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되었습니다. 1, 2차전을 진행하는 동안 라이온즈의 힘은 거대했습니다. 투타가 완벽한 그들을 이길 수 있는 팀은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더욱 한국시리즈를 라이온즈가 가볍게 4연승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마치 2012 월드시리즈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볍게 4연승으로 마무리를 하듯 말입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은 지난 해에 이어 라이온즈가 우승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워낙 탄탄한 마운드와 이승엽까지 가세한 타선의 응집력은 지난해보다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들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그에 비해 와이번스는 지난 시즌보다 못한 팀 전력을 지니고 있어 우승을 차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들이었습니다.
2연패로 위기에 몰린 와이번스의 힘은 3, 4차전을 내리 이기며 왜 그들이 가을 DNA를 가진 팀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결코 앞설 수 없는 전력임에도 라이온즈를 상대로 강력한 힘을 무기로 연승을 이끌며 2승2패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은 대단했으니 말입니다. 와이번스가 2연승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정근우였습니다.
가을 야구를 하며 뛰어난 타격감으로 팀 공격을 이끄는 정근우는 탁월한 베이스 러닝으로 나올 수 없는 점수도 만들어낼 정도로 팀 승리에 큰 견인차 노릇을 해주었으니 말입니다. 정근우에 비해 가을 사나이 박정권이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와이번스에게는 약점이지만, 이는 곧 박정권마저 폭발하면 우승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1, 2차전을 주도했던 이승엽 효과는 이후 극대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발 싸움과 불펜까지 압도했던 라이온즈의 마운드 역시 3, 4차전에서는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이승엽이 2안타씩을 때려주며 자신의 몫을 다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줘야만 하는 이승엽이라는 점에서 그의 한 방이 절실한 순간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움일 테니 말입니다. 이승엽은 그나마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지만, 문제는 박석민입니다.
부상이 있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좀처럼 4번 타자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이승엽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상황은 라이온즈가 점수를 뽑는데 힘겨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최형우가 살아나 만루와 3점 홈런을 치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결국 라이온즈가 와이번스를 압도하며 이기기 위해서는 중심 타선의 응집력이 다시 살아나야만 합니다. 배영섭이 정근우처럼 1번 타자 역할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득점에 직접 관여하는 4번 타자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니 말입니다.
1차전의 맞대결 상대였던 윤희상과 윤성환이 5차전에서 다시 대결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1차전 와이번스의 선발이었던 윤희상은 완투를 하며 3실점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승엽에게 맞은 투런 홈런이 결정타가 되어 패배를 하기는 했지만, 윤희상의 투구는 라이온즈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1차전 승리 투수가 되었던 윤성환은 5와 1/3이닝 동안 무자책 경기를 하면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균등하게 윤희상과 비교를 하기는 힘들 듯합니다. 물론 유성환의 강력한 직구와 변화구가 와이번스 타자들을 농락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막강한 선발 투수로서 위상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1차전도 그랬지만, 결국 선발 투수가 얼마나 이닝을 안정적으로 오래 끌고 갈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불펜 소모는 늘어갈 수밖에는 없고, 이로 인해 선발 투수의 호투는 더욱 간절해지는 상황입니다. 와이번스는 연일 박희수와 정우람을 강동시키며 핵심 불펜 인력이 지쳐있는 상황입니다. 라이온즈의 뒷문을 책임지는 오승환이 1차전 이후 등판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장점이자 단점인 그들 역시 핵심 불펜인 권혁과 안지만이 3차전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는 사실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4차전 등판을 쉬면서 힘과 안정을 되찾았다고 하지만, 3차전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국시리즈 직전 느낄 수 있었던 불펜의 강력함이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1차전 승리의 원동력은 이승엽의 초반 홈런이 주효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분업화된 투수 로테이션의 완벽함이었습니다. 긴 이닝 던지지 않으면서 강력한 마운드의 힘으로 와이번스를 잡았던 라이온즈의 힘이 5차전에도 다시 재현된다면 당연히 그들은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와이번스가 3, 4차전을 승리하며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정근우가 여전히 최고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최정이 4차전 홈런을 통해 손맛을 봤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여기에 여전히 아쉽기는 하지만, 이호준이 홈런과 안타를 꾸준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도 와이번스를 든든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와이번스가 3차전처럼 팀 타선이 폭발한다면 아무리 강력한 마운드를 갖춘 라이온즈라 해도 감당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라이온즈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모두 빼들었던 3차전 마운드를 이겨낸 와이번스라면 충분히 우승도 가능한 모습이니 말입니다.
5차전 승자가 누가될지 알 수는 없지만, 5차전을 잡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라는 점에서 양 팀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전력을 쏟아 부을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불펜은 총동원 될 것이고, 대타 작전을 통해 기용 가능한 모든 카드들도 전부 내보일 것은 분명합니다.
2연패로 뒤지다 2연승으로 승기를 잡은 와이번스가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이끌며 지쳤던 그들이 비로 인한 순연 경기로 힘을 되찾아 반격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5차전은 와이번스가 라이온즈에 약간 우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온즈의 4번 타자인 박석민이 선발로 출전할 수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1할도 안 되는 4번 타자. 부상까지 안고 있는 그를 계속 고용해야만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니 말입니다. 물론 부상이 없는 상황에서 부진한 상태라면 언젠가 한 방을 터트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하지만,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박석민은 라이온즈의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와이번스 역시 가을 사나이라 불리던 박정권인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활발한 타격이 곧 와이번스의 우승으로 이어졌던 전력이 있는 만큼 그의 부진 탈출은 와이번스에게 큰 힘이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박석민과 박정권이라는 핵심 타자들의 부진, 안지만의 위기와 채병용의 아쉬움.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한 불펜들의 싸움에서 어느 팀이 유리해질 수 있는지는 흥미롭습니다. 배영섭과 정근우가 벌이는 선두 타자 대결 역시 흥미로운 한국시리즈 5차전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을 뿐입니다.
복수혈전이 되어버린 한국시리즈 5차전 1차전 승부를 벌인 윤희상과 윤성환의 재대결 승패가 중요한 것은 5차전 승자가 우승을 가져갈 확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과연 라이온즈가 저력을 되찾고 우승을 차지할지, 가을 DNA를 가진 와이번스가 3, 4차전 승리를 이어 우승까지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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