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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김주찬 부상, 신인 임준섭의 승리와 신종길의 맹타로 아쉬움을 달랬다

by 스포토리 2013.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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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우승을 위해 영입된 김주찬은 시범경기 때부터 맹활약을 보였습니다. 그가 왜 50억이라는 거액을 받고 영입이 되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시범경기만이 아니라 정규시즌이 시작된 현재까지 5할의 타율에 7타점, 5도루가 보여주듯 4경기에서 보인 김주찬의 활약은 왜 많은 이들이 그에게 열광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주찬 부상에 선동열 감독의 망연자실, 신종길 기회를 잡아라

 

 

 

 

사제지간의 대결로 흥미로웠던 기아와 한화의 대결은 기아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12-1이라는 스코어가 이야기를 해주듯 기대했던 오늘 경기는 기아의 완승이었습니다. 1년 부상 재활로 올 시즌이 처음인 임준섭이 프로 데뷔전에서 멋진 승리 투수가 되었지만, 마음껏 웃을 수 없었던 것은 김주찬 선수의 부상 때문이었습니다.

 

임준섭과 유창식의 대결이라는 점은 경기 전 흥미로운 대결 구도였습니다. 지난 시즌 입단했지만, 부상 치료와 재활에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야 했던 임준섭과 류현진이 빠진 한화를 이끌어야 하는 차세대 에이스 유창식의 대결은 기대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풀 타임으로 뛰며 11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6승 8패를 기록한 유창식에게 올 시즌은 중요했습니다.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을 정도로 기대주였던 그가 만개할 수 있는 해였기 때문입니다. 한화로서는 류현진의 공백을 새로운 에이스인 유창식이 괴물의 자리를 이어주기를 고대했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는 모든 이들의 바람과는 달랐습니다.

 

1회 1사를 잡은 후 김주찬의 손등을 맞춘 후 도루까지 내준 유창식은 이범호의 우전안타로 첫 실점을 했습니다. 첫 등판이기에 1회 실점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문제는 유창식의 투구도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매 이닝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하던 유창식은 3회 볼넷과 안타 2개를 묶어 다시 실점하고 말았습니다. 4회에도 선두타자인 차일목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한 9번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습니다. 김주찬을 대신해 나온 신종길이 좌전 2루타로 2점을 추가해 4-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아직은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습니다.

 

임준섭이 잘 던지고는 있지만, 볼 구속이 빠르지 않고 변화구 위주인 그를 공략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1회 1사 후 오선진의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4번 타자 김태균을 상대하는 상황은 임준섭에게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만약 김태균에게 안타를 맞고 실점을 했다면 오늘 경기의 향방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루 땅볼은 병살로 이어졌고, 기아의 위기는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1회 위기를 넘긴 임준섭은 6회까지 안타 하나 없이 한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팀 대승의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홈 플레이트 앞에서 흔들리는 공의 무브먼트는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구속이 여전히 130km대라는 점에서 쉽게 공략할 수 있어 보이지만 좋은 구질의 커브들과 제구력, 그리고 자연스러운 변화 등은 한화 타자들을 힘겹게 했습니다. 

 

임준섭이 완벽하게 한화 타선을 막는 동안 기아 타자들은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5회 시작과 함께 최희섭이 3루타도 가능했던 2루타로 포문을 열고, 안치홍의 번트를 유창식이 실책을 범하며 무사 1, 3루가 되며 대량 실점은 시작되었습니다. 대전 구장의 펜스를 뒤로 밀어내고, 잔디를 인조에서 천연으로 바꾸었지만 정작 한화 선수들이 고전하는 모습은 아이러니였습니다.

 

인조 잔디를 생각하고 수비를 하던 유창식은 어처구니없게 번트를 안타로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실책 이후 김상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더니, 차일목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5-0까지 밀려난 상황에서 한화는 급하게 투수를 교체했습니다.

 

김일엽이 만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선빈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하고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상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전 타석에서 좋은 타격을 보인 신종길은 다시 깔끔한 타격으로 안타를 쳐내며 점수 차를 9-0까지 벌렸습니다.

 

9회 다시 3득점에 성공한 기아는 9회 말 한화에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5회 승패가 완전히 갈린 상황에서 뒤에 나온 점수는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한화는 시즌 개막과 함께 4연패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더욱 홈 경기에서 연속 패배를 당한 한화로서는 올 시즌이 더욱 무겁게 다가올 듯합니다.

 

유창식이 오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8안타, 6사사구, 3삼진, 8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안타보다 더욱 처참했던 사사구의 숫자는 유창식이 과연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유창식이 오늘 경기 하나로 평가될 선수는 아닙니다.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고 한화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역량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프로 데뷔 첫 경기였던 한화 전에서 임준섭은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6이닝 동안 93개의 공으로 2안타, 2사사구, 2삼진, 무실점으로 신인으로서는 백점 활약을 펼쳤습니다. 투구 수 조절도 적절했고 주눅이 들지 않고 한화의 중심타선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윤석민이 제외된 4월 한 달 동안 임시 선발로서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빛난 것은 바로 신종길이었습니다. 임준섭의 프로 데뷔 첫 승도 반가웠지만, 만년 기대주였던 신종길이 확실하게 살아났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김주찬의 영입으로 외야 자리가 없어 2군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였던 신종길은 시범경기 맹타로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주전 다섯 명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신종길이 과연 여섯 번째 외야수로 경기에 나설 수나 있을까 우려가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종길은 작년 바보 같았던 신종길은 더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100% 이상 활용하며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신종길은 오늘 경기에서만 5타수 4안타, 6타점이라는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안타의 질 역시 완벽한 타격 자세에서 나온 좋은 안타였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어정쩡한 타격 자세에서 타격이 끝나기도 전에 뛰기에 바빴던 신종길은 올 시즌 완벽한 타격 폼으로 무장한 채 전혀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힙턴도 좋고 타격의 피니시 동작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며 질 좋은 안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공을 끝까지 바라보며 단단한 하체를 중심으로 매끄러운 타격을 하는 신종길은 올 시즌 가장 빛나는 선수가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개막전 대타로 나선 경기에서 홈런을 쳐냈던 신종길은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4안타, 6타점을 몰아치며 강한 2번 타자를 원하는 기아에 맞춤형 타자가 김주찬만이 아님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주찬이 최소 6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기아는 큰 고민입니다.

 

치료 후 재활까지 생각하면 김주찬의 복귀 시기는 빨라야 6월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즌 초반을 완전히 날려버린다는 점에서 기아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한 2번을 구상한 선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던 김주찬의 부상은 기아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기 때문입니다. 큰 부상에도 도루에 득점까지 마치고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집념도 강한 김주찬이 빠진 공백은 이제 신종길과 김상현의 몫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신종길은 지난 시즌 기아가 그토록 찾았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주찬의 부상이 신종길에게는 다시는 없을 큰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능력을 이 시기에 다 보여준다면, 팀의 우승 전선도 만년 기대주에서 팀의 주력 선수가 될 기회도 모두 잡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주찬이라는 좋은 선수를 잃은 것은 안타깝지만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기회를 잡은 신종길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점은 반갑게 다가옵니다.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마저 잡으며 롯데와의 라이벌 전을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개막전 부진했던 소사가 바티스타와의 맞대결을 어떻게 풀어낼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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