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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엘지에 5-2 승리, 나지완의 맹타로 만든 승리 하지만 아쉬운 경기였다

by 스포토리 201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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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시즌 첫 승을 올리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어제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한화 이글스였습니다. 4일을 쉰 기아는 지난 시즌 박빙의 승부를 해왔던 엘지를 홈으로 불러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새로운 라이벌 관계를 만들고 있는 기아와 엘지의 대결은 벤치 크리어링이 보여주듯 치열했습니다.

 

나지완이 맹타로 승리했지만 기아 여전히 불안하다

 

 

 

 

리즈와 양현종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 오늘 경기는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제구력이 문제점으로 드러난 이 선발 투수들은 극과 극의 투구를 하며 상대 타선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문제의 제구는 결국 나지완와 리즈의 다툼을 불렀고 올 시즌 첫 벤치 크리어링을 보이며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습니다.

 

1회 첫 타자 이용규를 상대로 삼진을 잡고도 볼이 뒤로 빠지며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태가 되면서부터 오늘 경기는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160km에 가까워지는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리즈의 공은 오늘도 여전히 빨랐습니다. 문제는 리즈가 기아에 그것도 광주 구장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입니다.

 

그런 불안함은 2회 시작되었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나지완이 안타를 치며 분위기는 기아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최희섭의 안타는 치고 달리기가 되며 무사 2, 3루의 기회를 잡아냈습니다. 신종길이 리즈의 변화구를 잘 받아쳐 펜스 근처까지 보내는 강한 타구를 날렸습니다. 강한 바람만 아니었다면 홈런이 될 수도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2루타 이상이 될 수 있었던 타구가 희생플라이로 그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동안 안타가 없어 답답했던 안치홍이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쳐내며 2-0까지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8번 타자인 차일목까지 3루 강습 안타를 쳐내고, 9번 타자인 김원섭마저 볼넷을 얻어 내며 만루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1사 만루 상황에 1번 타순으로 이어진 2회는 초반 엘지를 무너트릴 수도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용규과 김선빈이라면 1사 만루 상황에서 최소한 2, 3점은 뽑아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그렇게 쉽게 기아의 것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믿었던 1, 2번 타자가 리즈의 강속구에 무기력하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 힘들었던 이용규에게 FA를 앞둔 올 시즌은 중요합니다. 그런 부담 때문인지 WBC 출전 때문인지 시즌 초반 너무 맞지 않는 이용규는 여전히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2회 위기를 잘 넘긴 리즈는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중구난방 하는 제구가 문제가 되었지만, 이는 상대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득이 되었습니다. 3회 전 타석에서 안타를 내주었던 나지완의 등에 맞는 볼을 던지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즈가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빈볼을 던졌다고 생각한 나지완이 불만을 털어놓으며 마운드를 향했고 심판이 급하게 막지 않았다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상황은 다시 진정되던 시점 둘이 신경전을 벌이며 벤치 크리어링까지 이어져 광주 구장을 흔들었습니다.

 

나지완의 이런 행동이 최희섭의 볼넷으로 이어지며, 기아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힌 리즈는 오히려 독기를 품고 투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리즈는 후속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앞선 이닝과는 전혀 다른 투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나지완의 도발은 오히려 리즈를 깨우는 역할만 하고 말았습니다. 

 

초반 흔들리던 리즈는 5이닝 동안 105개의 투구로 5안타, 4사사구, 8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초반 투구 수가 많았고 벤치 크리어링까지 일으켰다는 점에서 조기 교체가 가능했지만 이후 완벽하게 살아난 리즈의 피칭은 엘지에게는 아쉬웠습니다. 투구수 조절만 잘 되었다고 해도 오늘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즈가 초반 흔들리며 실점을 한 것과 같이 양현종의 투구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진영에게 안타를 내주고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1회부터 쉽지 않은 투구를 해야 했습니다. 2회에도 선두 타자인 손주인에게 볼넷을 내주며 볼넷으로만 두 명의 타자를 내보내며 불안하게 이어가던 양현종의 피칭은 만족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3회를 삼자범퇴를 마무리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4회 선두타자 정의윤과 손주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4회 정의윤의 도루는 완벽한 성공이었지만 심판의 오심으로 아웃이 되며 기아에게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듯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선재의 3루 땅볼을 이범호가 2루 송구를 선택하며 위기는 찾아왔습니다.

 

발 빠른 손주인이 이미 2루에 거의 다 도착한 상황에서 이범호는 1루를 선택해야 했지만, 병살을 노린 행동이 결국 모두 살려주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야수 선택으로 모두 산 엘지는 현재윤의 희생타로 추격 점을 뽑기는 했지만 기아의 작전에 말려 허무하게 아웃이 되는 상황은 씁쓸했습니다. 포수의 2루 송구를 가로챈 양현종이 곧바로 3루로 던져 아웃시키는 과정은 기아가 많은 훈련을 해왔음을 잘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완벽한 호흡으로 3루 주자를 잡아내 위기 상황을 최소 실점으로 잡아낸 4회가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었습니다.

 

양현종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를 잡고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채 마운드를 최향남에게 넘겨줘야 했습니다. 투볼 원 스트라이크 상태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최향남은 정주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점차 리드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오늘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5와 2/3이닝 동안 108개의 공으로 4안타, 6사사구, 3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 무패를 기록했습니다. 기록상으로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훌륭한 피칭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상하위 타선 모두를 윽박지르는 피칭으로 잡아내려는 양현종은 이런 투구 패턴으로 투구 수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정교한 제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런 피칭은 결국 6개의 사사구 남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양현종에게는 생각하는 야구가 절실해 보였습니다.

 

1점차 경기는 7회 완벽하게 기아로 넘어갔습니다. 선두 타자인 김원섭이 볼넷을 얻어나가고, 이용규가 번트까지 대면서 기아는 추가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선빈이 오늘 첫 안타를 쳐내며 1사 1, 3루 상황이 되자 엘지도 강수를 두었습니다. 투수를 유원상으로 바꾸며 1점차를 굳히며 막판 역전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기력했던 이범호가 결정적인 순간 적시 2루타를 치며 3-1로 달아나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23번째 타석 만에 겨우 쳐낸 안타가 팽팽하던 승부를 기아로 기울게 했다는 점에서 이범호의 안타는 중요했습니다. 이후 기아의 붙박이 4번 타자가 된 나지완이 홈 플레이트에서 낮게 떨어지는 공을 타격 기술과 힘을 이용해 장타로 만들어 단박에 5-1까지 달아나며 오늘 경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훈련을 통해 정교한 타격 기술까지 갖춘 나지완은 오늘 경기에서도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기아 승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마무리로 나선 앤서니가 9회 3점차 상황에서 연속 안타를 내주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비록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무리로서 불안함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이니 말입니다. 하나의 블론 세이브가 있어 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앤서니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던 경기였습니다.

 

기아는 엘지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얻었습니다. 이긴 것은 다행이지만 과정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여전히 투타 모두 불안함을 보였고, 핵심 타자들이 여전히 타격감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불안한 불펜은 노련한 노장 투수들이 대신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젊은 투수들이 빠른 시점에 제 기량을 되찾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소사가 나서는 수요일 경기에서도 기아가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타선이 살아나는 일이 시급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과연 23타석 만에 안타를 친 이범호가 이를 계기로 살아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부상은 없지만 지독한 부진으로 답답한 기아 타선이 다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오늘 경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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