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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LG 기아에 13-12 대역전극, 5시간이 넘는 혈투 활발한 타격전만 존재했다

by 스포토리 201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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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와 기아의 첫 3연전 마지막 경기는 말 그대로 혈투였습니다.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치러진 경기는 13-12라는 점수가 말해주듯 폭발한 타선이 마운드를 압도하며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경기 후 4일 휴식이 예정된 엘지는 물량공세를 펼쳤고, 인천으로 이동을 해서 주말 3연전을 치러야 하는 기아 역시 밀릴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36개의 안타가 난무한 난타전 처참한 마운드 잔혹사

 

 

 

 

주키치와 임준섭의 선발 맞대결은 엘지가 앞서 있었습니다. 비록 기아와의 경기에서 약한 주키치라고는 하지만 신인 선발에 앞설 것이라는 기대는 자연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마운드 수난시대로 이어졌습니다.

 

초반 1, 2회는 임준섭이 앞서는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비록 구속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공으로 타자들을 힘들게 하며 엘지 타선을 제압해나갔습니다. 신인 임준섭과 달리, 주키치는 기록처럼 기아의 타선에 1회부터 힘겹게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용규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선빈의 재치 있는 번트 안타는 송구 실책을 유발했고, 상황은 곧바로 무사 1, 3루가 되었습니다. 이범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아쉬웠던 것은 잘 맞고 있던 나지완이 유격수 병살로 그 좋은 기회를 1점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키치를 상대로 5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인 나지완으로서는 아쉬운 타격이었습니다. 그나마 최희섭이 적시타를 때려 2-0까지 앞서 나갈 수 있었던 점이 다행이었습니다.

 

기아는 2회에도 2사 후 터진 이용규의 적시타로 3-0까지 앞서가며 엘지와의 3경기를 스윕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추는 급격하게 흔들리며 기아 마운드를 통타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준섭의 투구 패턴과 구질을 완벽하게 파악한 엘지는 3회 폭발하듯 타선이 터졌습니다.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투아웃까지 잡은 상황에서 2번 이진영에게 중전 2루타를 맞으며 엘지의 빅이닝은 시작되었습니다.

 

7개의 안타와 볼넷 하나를 엮어 엘지는 3회에만 대거 7득점을 올리는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임준섭은 두산과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한 번의 타선이 돌면 타자들이 쉽게 임준섭의 공의 패턴을 읽어내고 공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한화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올리기는 했지만, 강한 두 팀인 두산과 엘지와의 경기에서 허망하게 3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통타를 당하는 과정은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임준섭은 130km 대의 직구 스피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구속으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매덕스 같은 제구력을 가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임준섭에게 프로는 너무 높은 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산과 엘지 경기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났던 한계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보다 완벽한 제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1, 2이닝 소화를 할 수 있는 불펜 투수 이상을 하기는 힘들어보였습니다.

 

엘지가 3회 신인 임준섭을 상대로 빅이닝 경기를 펼쳐 앞서 나가자 흔들리던 주키치를 과감하게 빼면서 경기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아로서는 3회 이범호의 장쾌한 중앙 백스크린을 직접 맞추는 대형 2루타로 포문을 열고,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를 만든 상황을 잘 활용해야만 했습니다. 바뀐 투수 임정우가 제구가 안 되며 안치홍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김상현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정성훈의 다이빙 캐치에 막히면서 부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포구를 하며 글러브 밖으로 나온 공은 안타가 되었지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기아 타자들은 단숨에 투아웃이 되고 말았습니다. 3루 수비에 직접 잡혔다면 병살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없었고, 놓쳤다면 주자들이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 미묘한 상황이 기아에게 벌어지며 천금 같은 만루 상황에 밀어내기 사구로 한 점을 얻는데 그쳤다는 사실이 답답했습니다.

 

기아의 만루 상황은 5회 말에도 주어졌습니다. 안타와 볼넷, 그리고 엘지의 송구 실책들이 모이며 1사 만루 상황에서 김상훈이 어이없는 유격수 땅볼 병살로 물러나는 장면은 답답했습니다.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 잔루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팀 승리를 만들어가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 세 번째 만루 상황인 6회는 달랐습니다. 볼넷에 유격수 실책, 그리고 김선빈의 안타까지 이어지며 만들어진 무사 만루 상황에서 기아는 이범호가 낮은 플라이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후속 타자들의 시원한 타격이 빅이닝 경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나지완의 부상으로 4번 자리에 나선 홍재호는 풀 카운트 상황에서 귀중한 적시타를 쳐내며 8-7 한 점 차이까지 압박했습니다. 주자가 두 명 나가 있는 상황에서 최희섭은 어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기분 좋은 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순식간에 점수는 8-10으로 변했고, 기아의 공격은 여전히 이어졌습니다. 김상훈이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압박 수비를 하는 뚫고 적시타를 치며 8-11까지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엘지가 3회 7득점을 하며 빅이닝을 선보였듯 기아는 6회 6득점을 하며 경기 흐름을 뒤집는 빅이닝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8회 엘지가 다시 한 번 빅이닝 경기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박용택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진해수가 아쉽게 물러나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최향남이 볼넷을 남발하며 1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주자 기아는 박경태를 급히 올리며 불을 끄려 했지만 김용의에게 적시타를 맞고 조윤준에게 동점 3루타를 맞으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최향남과 박경태는 역전을 막아내기 위해 8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대량 실점을 하며 5시간이 넘는 혈투를 엘지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엘지는 두 번의 빅이닝 경기로 기아를 압도했습니다. 7득점과 5득점이 초반과 후반 이어지며 역전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엘지의 집중력이 더욱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기아는 김원섭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치고, 최희섭이 두 경기 연속 극적인 홈런을 쳤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나지완이 급하게 부상으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그 자리를 채운 홍재호가 3안타, 3타점을 집중시키며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워주었습니다. 기아의 타선은 엘지와의 경기를 통해 전체적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다행이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빈약한 마운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임준섭이야 신인으로 적응기간도 필요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을 해야만 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번외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불펜이 여전히 불안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잘 해주던 최향남이 급격하게 흔들린 이유가 진해수의 부상으로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경태의 경우 좀처럼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며 연속 안타로 대량 실점을 하는 과정은 답답했습니다.

 

엘지가 오늘 경기에서는 행운도 많이 따라주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기아에게 행운이 많이 따라주었듯 말입니다. 36개의 안타, 25 득점이 말해 주듯 오늘 경기는 5시간 동안 타격만 존재했던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 여섯 명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려 무려 12명의 투수들이 마운드를 지켰다는 점에서 물량공세를 펼쳤지만 엘지나 기아 모두 마운드 불안에 울어야만 했습니다.

 

최희섭의 홈런으로 팀 3200 홈런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시즌 1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앞선 두 경기를 잡았기 때문에 오늘 경기 패배가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었지만, 경기의 흐름 상 내주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꼭 잡았어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타선은 활발했지만 마운드 불안이 엘지와의 세 경기 모두 드러났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양현종과 소사가 선발승을 가져가기는 했지만 민망한 선발승이었고, 임준섭은 연속 초반 무너졌습니다. 불펜은 노장 투수들이 버티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런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구장으로 이동해 삼성을 잡은 SK와 경기를 치르는 기아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어깨 결림으로 한 차례 등판을 쉬었던 김진우가 기아의 아쉬운 패배를 잊게 해줄지도 기대됩니다. 기아의 불펜이 언제나 안정적인 투구를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그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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