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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의 완벽 5승 투와 두 번의 타자일순이 위기의 기아를 살렸다

by 스포토리 2011.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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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왜 기아의 에이스인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6이닝을 던지며 단 1안타로 물 오른 한화 타선을 잡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자신의 시즌 5승을 달성한 윤석민의 호투는, 잠자던 기아 타선을 깨워 두 번의 타자일순으로 대거 12득점을 뽑아내는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이닝 다섯 개의 2루타 윤석민의 무실점 호투



윤석민이 등판했는데도 기아가 패배를 했다면 단순한 1패를 넘어선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난 3연패 중 2패는 상대팀의 에이스의 호투로 졌다고 치부할 수 있었지만 로페즈와 윤석민이 연속으로 패배를 한다는 것은 기아에게는 커다란 위기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 에이스 본색을 보여주었다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역시 팀의 에이스였습니다. 한화의 2번 타자 한상훈의 깊숙한 파울 플라이를 김원섭이 전력질주를 해서 아웃 카운트로 만들어주는 호수비를 보이며 기아 에이스에 대한 팀의 기대를 엿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한화의 타선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3번 타자 장성호가 홈런 같은 파울을 날리며 아쉬움 곱씹어야 했습니다. 10cm만 안쪽으로 들어갔다면 오늘 승부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을 텐데 그 파울 홈런은 장성호나 한화에게나 모두 아쉬운 타구였습니다. 홈런 성 파울 뒤에도 윤석민의 낙차 큰 변화구를 갖다 맞추며 안타를 뽑아낸 장성호는 좋은 타자였습니다. 그 1안타가 윤석민에게 뽑아낸 유일한 안타이기도 했습니다. 

1회 김선빈의 안타와 이범호의 포볼로 얻은 기회를 아쉽게 무산시킨 기아는 3회 말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습니다. 차일목의 포볼, 이용규의 3루 강습안타, 김선빈의 번트 실패 후 볼넷으로 얻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팀의 중심인 3, 4, 5번의 타순은 기아에게는 최고였고 한화에게는 악몽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대량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김원섭이 파울 플라이로 이범호가 초구를 건드려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최희섭 마저 1루 땅볼로 허무하게 아웃당하며 무사 만루 찬스에서 1점도 올리지 못하는 무력함을 보였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는 없게 되어있습니다.

4회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한 경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환상적인 기회에서 허무하게 무득점을 끝낸 타선으로 인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선두 타자로 나선 한상훈이 안타에 가까운 타구를 날렸지만 안치홍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던 윤석민을 구해냈습니다. 만약 이 잘 맞은 타구가 빠졌다면 한화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올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잡으며 위기를 잘 넘긴 윤석민은 이후 위기 상황도 없이 한화 타선들을 농락하며 6이닝 동안 81개의 투구로 1안타, 7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시즌 5승을 올렸습니다. 그의 마지막 투구 이닝이었던 6회 한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모습에서 윤석민의 진가를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빠른 공에 직구 같은 구속을 가진 슬라이더, 각이 큰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타격감이 좋았던 한화 타선들을 잠재우는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두 번의 타자일순, 기아의 폭발적인 타격쇼

절호의 찬스를 놓친 상황에서도 윤석민이 완벽하게 상대 타자들을 막아내니 기아에서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의외로 호투하던 한화의 양훈을 상대로 5회 말 기아는 1사후 이용규의 2루타를 시작으로 타격 쇼가 무엇인지를 화끈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낮게 제구 되어 치기도 힘들었던 공을 안타로 만들어낸 이용규의 기가 막힌 타격 솜씨는 그동안 잘 던지던 양훈을 흔들어 놓았고, 이런 기아의 공격은 한 이닝 다섯 개의 2루타로 7득점을 하는 가공할 타격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용규, 김선빈, 최희섭, 안치홍, 신종길'등 다섯 명의 타자들이 2루타를 쳐내며 중간 안타와 볼넷 상황에서 만들어진 주자들을 모두 쓸어 담으며 단번에 7-0까지 도망가며 첫 번째 타자일순 이닝을 마쳤습니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두드러진 활약이 기아의 타선을 깨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기아의 두 번째 타자일순은 6회 초 윤석민이 한화 타자들을 압도하며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잡고 난 후 시작되었습니다. 이범호 대신 나온 이종범이 내야 안타를 만들고, 최희섭이 볼넷으로 나간 후 오늘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신종길이 전 타석과 마찬가지로 2루타로 2타점을 얻으며 9-0까지 달아났습니다. 차일목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용규의 희생 플라이, 김선빈의 적시타까지 터져 다시 한 번 타자일순 한 기아는 12-0까지 점수 차를 벌리 며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한 경기에서 타자 일순하는 경우도 나오기 힘든데 한 경기에서 한 팀이 두 번이나 타자일순하며 대거 12득점을 올리는 경우는 무척이나 드문 일입니다. 기아가 3연패를 하는 동안 득점권 타율이 1할도 안될 정도로 빈타에 허덕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침묵했던 타선들이 오늘 한화와의 경기에서 모두 터져 나온 느낌입니다. 

경기 전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김선빈과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뼈아픈 병살타 2개를 쳤던 안치홍은 특타를 자처하며 훈련에 매진했다고 합니다. 그 특타 효과는 경기에 그대로 적용되며 김선빈이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안치홍이 2루타 포함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리며 맹타를 휘둘러 기아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 두 선수가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그림같은 수비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을 정리해주었다는 점입니다. 유격수로 그림같은 수비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던 김선빈과 쉽지 않은 빗맞은 안타를 몸을 날려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잡아내는 패기를 보인 안치홍의 수비는 오늘 최고였습니다. 

최희섭이 어설픈 수비로 아쉽게 안줘도 되는 1실점을 헌납한 것과 비교해보면 안치홍의 호수비들은 윤석민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최희섭의 경우 엉성한 수비가 아쉽기는 했지만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펜스 중앙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날려 시즌 3호로 장타가 살아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화와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 나아가 3연승까지 바라봤던 기아는 의외의 2연패로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멋지게 승리를 만들어낸 윤석민의 호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한화 타선을 맞아 1안타만을 내주며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은 역시 에이스다웠습니다. 류현진이 멋진 피칭으로 기아를 무너트렸듯 윤석민의 호투는 한화를 잠재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경기 초반 김주형이 3구 3진으로 물러나자마자 교체를 한 조범현 감독의 결단도 중요했습니다.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을 그저 멍하니 보고 있는 타자를 질책이라도 하듯 교체를 감행한 것은 이후 타자들이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감독이 이런 결단력을 보이며 선수들이 경기에 긴장을 하게하고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5월 들어 28이닝 무 자책 경기를 펼치고 있는 윤석민이 과연 언제까지 무실점 경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최근 보여주는 투구는 그 어떤 팀도 쉽게 공략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거포 본능이 살아나야만 하는 최희섭이 2루타에 이어 화끈한 홈런까지 뽑아내 다음 주 넥센과의 경기에서도 대포를 기대하게 합니다. 최희섭의 거포 본능만 깨어난다면 이범호와 함께 가장 두려운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홈 3연전에서 1승 2패 밖에는 올리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두 번의 타자일순을 기록하며 대폭발을 한 기아 타선은 다음 주 경기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습니다. 넥센과의 목동 3연전과 광주에서 가지는 롯데와의 3연전에서 오늘 경기의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이번 주 아쉬웠던 경기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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