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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SK에 4-3 역전패, 송은범 부진보다 기회 못 살린 한심한 타선이 더 문제다

by 스포토리 201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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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기회가 그렇게 많이 다가왔음에도 후속타 불발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준 기아는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듯합니다. 전날 SK를 잡으며 겨우 5연패를 빠져나왔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그들의 경기력은 여전히 연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경기력이었습니다.

 

총체적 난국에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 기아

 

 

 

 

방어율 1, 2위인 양현종과 세든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SK와 기아의 광주 경기는 한화 팬들이 왜 위대한지를 증명하게 한 경기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분노 지수를 수시로 점검하도록 하는 한화 팬들의 심정을 기아 팬들도 공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김주찬과 안치홍이 빠진 기아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강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강하게 다가왔던 그들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안타 수는 많지만 마지막 해결사가 없는 상황에서 기아가 상대를 제압하며 이기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대 에이스들과의 대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특정 팀인 롯데와 삼성만 만나면 주눅 든 경기를 펼치는 듯 한심한 경기를 하는 기아의 현재 모습에서 우승을 떠올리기는 힘듭니다. 한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런 힘겨운 순간들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런 위기를 얼마나 빨리 털어내고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느냐는 점입니다. 하지만 기아의 현재 모습은 위기 탈출이 결코 쉽지 않다는 우려까지 들게 합니다.

 

공격력이 무기력해졌다면 세밀한 야구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이 안 되는 기아가 승리를 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이범호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아로서도 할 말은 많을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 자신들을 옥죄는 상대 팀 에이스들의 호투가 원망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1회 안타와 보크, 그리고 최정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손쉽게 양현종을 상대로 득점을 한 SK와 달리, 기아는 1회 공격에서 외야의 호수비에 막혀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후 나온 기아의 허망한 공격력이었습니다.

 

3회 상대 투수인 세든이 선두 타자 홍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용규마저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용규의 풀 카운트 상황에서 허망하게 견제사로 죽는 장면은 허탈했습니다. 세든이 주자 견제에 능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봐도 홍재호의 생각 없는 주루 플레이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김선빈의 안타에 이어, 나지완의 3루 강습 타구가 동점타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는 기아에게 운이 따르는 듯했습니다. 최희섭 타선에서 폭투까지 이어지며 2사 2, 3루 상황까지 밀어붙였지만, 허무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기아의 변비 타선은 이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5회 이용규가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2루타까지 치며 무사 2, 3루라는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어제 결승타를 친 신종길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나지완 역시 1루수 파울 플라이, 최희섭은 삼진을 당하며 득점을 하라며 떠 먹여준 상황에서도 득점을 하지 못하는 기아는 최악이었습니다.    

 

6회 역시 이범호와 차일목이 연속 볼넷을 얻어 다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박기남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홍재호가 어설픈 타격으로 투수 앞 땅볼로 병살을 당하는 상황은 답답했습니다. 5, 6회 연속해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점수를 뽑지 못한 기아는 그나마 7회 기회를 살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용규의 볼넷과 김선빈의 2루타로 다시 기회를 만든 기아는 나지완이 우중간 2루타를 쳐내며 3-3 동점을 만드는 상황은 극적이었습니다. 두 번의 기회를 놓친 기아는 세 번째 기회에서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이어진 기회를 역전으로 이어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최희섭과 이범호가 적시타를 때려 역전을 시켜야 함에도 두 타자들은 허망하게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8회 2사 1, 3루 상황에서 오늘 잘 치던 김선빈이 허망하게 투수 땅볼로 물러난 기아는 9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선두 타자인 신종길이 안타로 기회를 잡고, 나지완이 볼넷을 최희섭이 안타를 치면서 무사 만루를 만들어냈습니다. 단 한 점만 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기아는 허망하게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범호가 우익수 플라이를 쳤지만 득점으로 연결되기에는 너무 낮았고, 김상훈과 박기남은 박희수의 투구에 눌려 연속 삼진을 당하는 과정은 처량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한 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연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은 기아의 현실이었습니다.

 

11회 허망하게 실점을 한 상황에서도 기아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습니다. 1사 후 나지완이 볼넷을 얻고, 이범호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으로 기회를 연장했지만 김상훈은 2루 뜬공으로 허망하게 물러나며 패하고 말았습니다. 

 

송은범이 11회 1실점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는 송은범보다는 포수인 김상훈의 포구 실책에서 찾아야 했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낮은 슬라이더로 상대를 승부하는 상황이 문제는 아니었지만, 손발을 맞추지 않은 상황에서 송은범의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결승점을 내주는 모습은 허탈하기만 했습니다.

 

양현종은 자신의 힘만 믿고 강력한 승부를 걸었고, 과도한 자신감은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SK에서 트레이드 되어 날개를 달기 시작한 신승현은 위급한 상황에서 등판해 1과 2/3이닝 동안 1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기아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기아로 옮긴 후 4경기에 나선 신승현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9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몫을 다했습니다. 기대했던 송은범이 제몫을 아직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정상적인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기아의 타선이 이렇게 깨어나지 못한다면 시즌 첫 선발로 나서는 윤석민에게 선발승을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아가 과연 잠자던 타선이 깨어나고 득점 기회를 살려 다시 폭발적인 타선을 선보일지 궁금해집니다. 한심해진 타선이 과연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현재의 어수선한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한다면 기아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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