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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최희섭 4번이 아닌 3번이어야 하는 이유

by 스포토리 201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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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한화와 가졌던 군산 경기는 악몽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대승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아로서는 이번 주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만 6월 선두권 도약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기아의 승리를 위해서는 최희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장타가 두려운 최희섭, 3번에서 득점찬스를 만들어라




이용규 효과는 탁월했지만 돌아온 4번 타자 최희섭 효과는 전혀 없었다는 것은 지난 경기를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팀의 4번을 맡아왔던 최희섭이 부상에서 돌아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거포 최희섭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장타가 사라진 최희섭은 여전히 거포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솔로 홈런으로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스스로도 장타가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고백할 정도로 4번 타자로서의 최희섭은 여러 가지 결함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다. 세게 치면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다. 상대 투수가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정확하게 맞히는 데 너무 집중한 게 장타가 터지지 않은 이유였던 것 같다. 오늘 2루타와 홈런을 쳤지만 타격감, 특히 장타에 대한 감각을 조만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확신이 서지 않는다"

최희섭은 지난 22일 군산에서 가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시즌 세 번째 홈런을 치고 나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현재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스스로 장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4번의 중책을 맡기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는 없지요.

기아 부동의 4번 타자로 여겨지는 최희섭이 자신의 장점이자 그를 상징하는 거포로서의 본능에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거포 본능이 깨어나야 기아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기 들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기아에서는 버릴 수 없는 카드가 최희섭이기 때문입니다.

"(희섭이가) 언제 홈런을 쳤는지 기억도 안 난다"

조범현 감독 스스로 최희섭의 장타 부재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타격감이 제로인 김상현을 무리하게 5번 붙박이로 세우며 기회를 놓친 것이 얼마나 많았나요? 문제가 있는 타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만 타순 조정이나 기분 전환을 위한 2군 강등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선수들을 조련해야 할 의무 역시 감독의 몫일 겁니다.

부상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간 김상현이 2009년 모드로 돌아올 수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많은 팬들은 그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범호와 함께 기아를 이끌어갈 선수는 최희섭 밖에 없음은 분명합니다. 김상현과는 달리 3할이 넘는 타율이 증명하듯 타격감 자체가 떨어지지 않은 최희섭이 거포 본능이 되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기아에서 가장 믿을 만한 타자는 이범호입니다. 팀의 중심으로 그가 올 해 기아에 영입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까마득할 정도입니다. 타격이 무너진 기아를 홀로 지켜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범호는 기아에게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부상이후 기아의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이용규의 역할 역시 우승을 위한 키 플레이어로 중요한 존재입니다.

최희섭이 현재 김원섭이 맡고 있는 3번 타순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우선 장타는 터지지 않지만 안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여전한 최희섭이 3번 자리에 배치된다면 그동안 김원섭이 보여준 활약은 이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김원섭에게는 기대할 수 없었던 상대 투수들에 대한 견제도 가능해집니다. 김원섭과는 달리 언제 장타가 터질지 모르는 최희섭이라는 존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더욱 다음 타자가 이범호라는 사실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강한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거를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들이 피하는 피칭이 아닌 승부를 걸어오기 시작한다면 그동안 홀로 기아를 지키며 사라진 거포 본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다음 타자인 이범호가 루상의 주자를 불러 올 수 있다는 현실은 최희섭에게 편안한 타격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발 빠른 테이블 세터들에 최희섭과 이범호로 이어지는 타순은 어떤 팀에게나 위협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범호가 싹쓸이를 하고 김원섭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안치홍과 김주형 혹은 신종섭 등이 정상적인 타격을 보인다면 기아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가 있을 겁니다.

최희섭 본인이나 팀을 위해서 그가 위치해야 할 타순은 3번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존심을 이유로 4번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실리를 위해 3번을 택해 자신의 거포 본능을 깨워낸다면 기아는 가장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하며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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