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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두산과 연장 무승부, 호투 무안하게 한 이범호의 무안타 10연승을 막았다

by 스포토리 201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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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15분 동안 이어졌던 올 시즌 최장시간 연장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충분히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모습은 아쉬웠습니다. 이범호가 결정적인 순간 득점타를 치지 못한 아쉬움은 기아의 10연승을 막게 했습니다.

 

김진우와 박지훈의 호투도 무색하게 한 타선의 아쉬움

 

 

 

 

유희관과 김진우의 호투는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했습니다. 김진우는 올 시즌 가장 좋은 피칭을 했고, 유희관은 최근의 호투를 이어가며 두산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화요일 우천으로 경기를 하지 못한 양 팀은 수요일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누가 이 경기에 승리하느냐에 따라 목요일 경기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아는 1회 두산을 압도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김진우가 두산을 상대로 1회를 가볍게 넘기자 기아는 1회 시작부터 화끈하게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안치홍마저 안타를 만들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기아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한 득점을 위해 김주찬에게 번트를 지시한 벤치는 1사 2, 3루에서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이 기회는 절대적이었습니다.

 

4번 타자인 나지완이 3루 땅볼을 치며 득점에 실패한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최소한 2루 땅볼만 쳤어도 가볍게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최악의 3루 땅볼로 3루 주자가 아웃이 되는 답답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 최희섭이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범호가 1루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어진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답답했습니다.

 

기아는 1회 최소한 3점 이상은 뽑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심 타선인 나지완과 이범호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득점 상황을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만약 기아가 1회 3점만 뽑았어도 오늘 경기는 쉽게 풀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희섭의 안타로 1점만 뽑았다는 사실은 이후 과정이 힘겨울 수밖에 없다는 전조와 같았습니다.

 

최근 살아난 이용규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되었다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신종길이 올 시즌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부활한 이용규를 대신하기에는 부족함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1회 좋은 기회를 놓치자 두산은 2회 기회를 잡았습니다. 1사 후 홍성흔과 오재원이 연속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허경민의 2루 잘 맞은 타구를 안치홍이 환상적인 수비로 잡아내고, 최고의 키스톤 콤비인 김선빈이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병살 처리로 실점을 막아내는 장면은 최고였습니다.

 

기아는 1회에 이어, 2회에도 기회를 잡았습니다. 2사 후 9번에 자리한 김선빈이 안타를 치고, 이용규와 교체된 신종길까지 안타를 치더니, 안치홍마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김주찬이 2사 만루 상황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한 모습은 아쉬웠습니다. 휴식 전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주찬이 결정적인 상황 적시타를 때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답답했습니다.

 

1, 2회 득점 기회를 놓치자 3회 두산은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1사 후 김재호가 볼넷을 얻고, 이종욱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며 1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어진 정수빈의 타선에서 2루 땅볼로 동점을 만드는 장면은 기아와는 상반되게 다가왔습니다. 안타 하나에 동점까지 만들어내는 두산의 모습은 비록 한화와의 경기였지만, 최근 3연승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초반 좋은 기회를 잡았던 기아는 연이은 득점 기회를 놓치자 유희관의 피칭에 놀아나기 시작했습니다. 3, 4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기아는 5회 선두 타자로 나선 안치홍이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김주찬이 2루 플라이, 나지완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오늘 장타를 쳤던 최희섭을 고의 4구로 걸러내고, 이범호를 상대한 유희관은 1루 땅볼로 가볍게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다시 기회를 놓친 기아는 6회 두산 공격에서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정수빈의 타구가 투수가 잡지 못하고 1루수가 어렵게 잡았지만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내주며 불안한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김주형이 힘들게 잡은 것까지는 좋았지만 1루로 송구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자세에서 던진 공이 외야로 흘러가며 발 빠른 주자를 2루까지 내보낸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불안했던 상황에 김진우는 사력을 다해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투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4번 타자 오재일을 상대로 던진 단 하나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되며 상황은 급격하게 두산으로 흘러갔습니다. 실책에 이은 실투 하나가 팽팽하던 경기를 3-1로 두산이 앞서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허망한 투런 홈런을 맞은 상황에서도 김진우는 후속 타자들인 홍성흔과 오재원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홈런 후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김진우는 역시 강했습니다. 

 

김진우는 오늘 7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6안타, 2사사구, 7삼진, 3실점을 했지만 올 시즌 들어 가장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피칭을 해주었습니다. 두산의 유희관 역시 5와 1/3이닝 동안 103개의 공으로 9안타, 3사사구, 1삼진, 2실점으로 안타를 많이 내주기는 했지만 최소 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6회 투런 홈런을 내준 직후 기아는 말 공격에서 김상훈과 김선빈이 연속 2루타를 치며 3-2까지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신종길까지 안타를 치며 역전 가능성까지 보였지만, 기아의 타선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바뀐 오현택에 막히며 안치홍은 1루 파울 플라이, 김주찬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최소 동점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김주찬의 타구는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두산 이종욱의 호수비에 막혔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8회 두산 공격에서는 바뀐 투수 임준섭을 상대로 정수빈이 중견수 쪽으로 타구를 날렸는데 신종길이 이 공을 뒤로 빠트리며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내주며 4-2까지 벌어지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신종길이 슬라이딩 포구를 한 것은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외야가 미끄러워 넘어지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만들었을 뿐이었습니다. 두산 외야수들이 연이어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오늘 경기 외야 잔디는 전날 비로 인해 잔뜩 물을 머금고 있어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을 연속해서 만들어냈습니다. 

 

아쉽게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기아는 8회 말 다시 김상훈의 안타에 이어 김선빈이 적시 2루타로 4-3까지 따라잡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신종길이 번트를 성공하며 1사 3루 상황에서 정재훈이 폭투를 하며 동점을 만든 상황은 기아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좋은 상황은 후속 타자들인 안치홍과 김주찬이 허무하게 물러나며 살리지 못했습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은 안타와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무사 1, 2루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박지훈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두산이 9회 득점을 하게 된다면 그대로 경기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박지훈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과 1루 땅볼, 그리고 포수 파울 플라이로 연결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지훈은 2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을 3개나 잡아내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두 팀의 경기는 그렇게 4-4로 연장 12회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타선의 아쉬움이 크게 자리했지만 기아는 김진우가 부진을 씻고 자신의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여기에 박지훈이라는 존재가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값진 소득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중요한 순간마다 허무하게 물러난 이범호로 인해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11회 1사 후 연속 볼넷 3개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외야 플라이나 내야 깊숙한 땅볼 하나만 쳐도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1루 플라이로 물러나는 장면은 최악이었습니다. 6타수 무안타로 바깥쪽 유인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이범호에게 5일 휴식은 독이었습니다. 

 

기아나 두산은 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패배도 기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두 팀은 목요일 경기에 보다 중요한 방점을 찍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목요일 경기를 누가 잡느냐는 주말 3연전을 앞둔 그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원정 3연전을 앞두고 있는 기아로서는 홈에서 두산을 잡으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연승 분위기마저 사라진 채 다시 추락의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다섯 기간이 넘는 긴 승부는 힘겨웠습니다. 선수들이나 관객 모두를 힘들게 했던 경기가 어느 팀의 승리가 아닌 무승부였다는 점에서 그 피로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5일의 휴식으로 타격감을 잃은 기아의 많은 선수들이 부진을 씻고 목요일 경기에서 두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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