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4. 08:31

기아 소사의 호투와 이범호의 홈런, 삼성 잡은 기아 시즌 내내보고 싶던 경기였다

기아가 절대 약세를 보이던 삼성을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2승 12패라는 최악의 상대 전적을 보여주던 기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승리를 얻었습니다. 선발 투수가 안정적으로 삼성 타선을 잡아냈고, 타선은 초반 기선을 제압하듯 점수를 뽑아 1위 팀인 삼성을 꺾었습니다.

 

기아 시즌 내내 보고 싶어 했던 경기를 이제야 보여주었다

 

 

 

 

기아가 삼성과 가진 경기를 시즌 내내 보여주었다면 우승 후보를 다투는 자리에 있었을 것입니다. 안정된 선발 투수, 주도권을 잡는 타선, 탄탄한 마무리로 이어진 기아의 오늘 경기는 팬들과 팀 모두가 원하던 경기였습니다.

 

 

기아를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보였던 밴덴헐크가 1위 수성을 위해 나섰다는 사실은 기아에게는 악재였습니다. 끝없는 추락을 하며 신생팀 NC에게도 한 경기 반차로 쫓기는 신세가 된 기아로서도 삼성과의 악연을 풀어야만 했습니다. 특정 팀에게 절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더는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기아에게 경기 후반 삼성과의 승부는 우승을 노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올 시즌 뭐하나 정상인 것이 없는 기아가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과 대결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회 모든 것을 마무리되었고, 그 기회를 기아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 그리고 신종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기아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지완이 볼넷으로 1루로 걸어 나가자, 이범호가 밴덴헐크를 상대로 큼지막한 3점 홈런을 쳐내며 4-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1회부터 대량득점을 한 기아는 2회에도 박기남의 2루타와 안치홍의 적시타를 통해 5-0까지 달아났습니다. 초반부터 삼성을 제압하며 경기를 지배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그동안 불안한 피칭을 하던 소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었습니다.

 

3회 진갑용에게 선두 타자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5회까지 삼자범퇴를 잡아내며 1위 팀 삼성을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3회까지 잘 던지다가도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던 소사가 오늘은 달랐습니다. 삼성 타선이 힘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1위 팀이라는 사실과 기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고 있는 삼성이라는 점에서 소사의 호투는 반가웠습니다.

 

불안정한 불펜을 생각해보면 5점도 기아로서는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언제라도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기아 불펜을 생각하며 추가 득점이 절실했지만, 삼성 역시 후반 반격을 통한 역전을 노리며 빠른 투구 교체로 기아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삼성은 초반 5실점이나 내준 상황에서도 최고의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했습니다. 밴덴헐크가 3회 마운드에 내려선 후 신용운, 권혁, 심창민, 차우찬,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삼성이 자랑하는 특급 불펜을 모두 동원했습니다. 대량 실점을 한 상황에서도 삼성이 자신들이 내세울 수 있는 특급 불펜을 모두 올린 것은 후반 역전을 통해 경기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였습니다.

 

삼성이 불펜 총동원령을 내리면서까지 기아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아는 소사의 역투가 돋보였습니다. 5득점을 등에 업고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피칭을 보였습니다. 올 시즌 초반 강판 당하는 경우도 많았고, 삼성과의 경기에서 8점대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이던 소사는 달랐습니다.

 

소사는 7이닝 동안 117개의 투구로 4안타, 4사사구, 7삼진, 2실점을 하며 9승을 올렸습니다. 지난 시즌 중간에 기아에 합류해 9승을 올린 것과 비교해 보면 더딘 승리이기는 하지만, 삼성과 경기에서 보인 소사의 9승은 그 무엇보다 값진 승리였습니다.

 

7회까지 5-2로 앞서간 기아는 8회 심동섭을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심동섭은 그 믿음에 조금도 부합하지 못했습니다. 3점차로 앞선 만큼 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제구력이 되지 않아 볼넷을 내주고, 안타를 맞는 심동섭은 여전히 게임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삼성이 특급 불펜 자원을 총동원했듯, 기아 역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마무리 전업한 윤석민이 2명의 주자를 남겨둔 상황에서 8회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윤석민은 그 위용을 간단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모상기, 이지영, 박한이를 상대로 간단하게 마무리해버린 윤석민의 투구는 그 격이 달랐습니다.

 

 

윤석민이 내년 시즌에도 기아에게 절실한 투수임을 그는 보직을 변경한 후 더욱 강력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9회 1사 후 진갑용과 김상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윤석민은 배영섭과 강봉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게 바로 윤석민이라는 투수가 가질 수 있는 가치이자 능력이었습니다.

 

기아는 선발 투수가 안정적으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인 윤석민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가장 효과적인 승리공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악의 상대 전적을 보이던 기아는 막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오늘 보여준 기아의 경기력은 오랜 시간 기아와 팬들이 바라던 경기였습니다.

 

타자들의 집중력과 투수들의 안정적인 투구가 하나가 되어 삼성을 잡은 기아의 경기력은 간만에 볼 수 있었던 강력함이었습니다. 만약 기아가 올 시즌 내내 이런 식의 집중력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면 기아는 우승을 노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기아는 올 시즌 우승과 멀어졌고, 4강 싸움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목표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아가 오늘과 같은 경기력을 마지막 경기까지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을 다시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경기에 패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근성 있는 야구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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