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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76일 만의 연승, 이런 열정을 팬들은 기대한다

by 스포토리 201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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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76일 전 9연승 이후 처음으로 연승을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얼마나 승률이 엉망이었는지 76일 이라는 단어에서 완벽하게 드러났습니다. 그 긴 기간 동안 연승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기아의 문제점은 모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악연 풀어낸 기아, 내년 시즌을 보았다

 

 

 

 

기아가 삼성과의 마지막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그동안 최악의 상대 전적을 보이며 끝없는 추락을 했던 기아는 마지막 자존심을 적지인 대구에서 보여주었습니다. 팬들이 올 시즌 내내 기대했던 경기력을 순위와 상관없는 순간 마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반가웠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소사가 간만의 호투로 멋진 경기를 보이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빌로우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선발 첫 승을 올렸습니다. 투구 수 조절이 문제였고, 매 회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자신의 역할을 모두 해냈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 경기 삼성의 선발로 나선 윤성환은 기아만 만나면 절대무적이 되는 존재였습니다. 호랑이 잡는 조련사라도 되는 듯 짠물 투구를 하며 대단한 위력을 선보였던 윤성환을 내세운 삼성의 의지는 명확했습니다. 절대 1위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삼성의 바람과 달리, 기아의 마지막 투지는 그동안 윤성환에게 눌렸던 상황을 완벽한 반전으로 이끌었습니다.

 

1회를 잘 넘긴 윤성환은 하지만 2회 선두 타자 이범호를 시작으로 이종환의 2루타에 이어, 박기남의 2타점 2루타로 간단하게 선취점을 뽑아냈습니다. 이어진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3득점에 성공한 기아에게 더는 윤성환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5회에도 선두타자인 이홍구가 안타로 포문을 열고, 초대 번트왕 이용규가 극적인 번트 안타를 만들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안치홍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상황에서 신종길의 타격은 아쉬웠습니다. 몸 쪽 승부를 하는 윤성환에 밀리며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는 상황은 기회를 모두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기아는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이런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는 했던 기아의 모습은 더는 없었습니다.

 

한 동안 체력적인 문제로 힘겨워하던 나지완이 그 엄청난 힘을 이용해 바깥쪽으로 빠진 공을 가볍게 밀어 중안 펜스를 넘긴 엄청난 홈런으로 윤성환을 6-0으로 압도해냈습니다. 삼성 벤치로서는 윤성환이 기아를 상대로 5이닝만에 6실점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듯합니다.

 

윤성환은 5이닝 동안 93개의 투구로 7안타, 1사사구, 1삼진, 6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지난 기아와의 경기에서 짠물 투구로 기아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던 윤성환은 완벽하게 달라진 기아 타자들로 인해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윤성환에 대한 기아의 트라우마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아는 6-0으로 앞선 상황에서 6회 김주형이 솔로 홈런을 쳐내며 기아의 막강한 파괴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신종길의 3안타와 김주형의 2안타가 반가운 것은 이들의 활약이 내년 시즌 작은 희망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신종길과 김주형이 기아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들에 대한 긴 믿음이 이제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스피드와 힘을 갖춘 이 두 선수가 제대로 성장한다면 팀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말은 10년 동안 이어져 온 기대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기대는 아쉬움과 우려만 낳은 채 사라지고는 했습니다. 마지막 기대일 수밖에 없었던 올 시즌 두 선수는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실력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신종길은 변화구 적응력을 키우면서 3할 타자가 되었습니다. 뛰어난 발과 콤팩트한 타격까지 갖춘 신종길은 기아에게는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힘만 존재하던 김주형도 조금씩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더욱 큰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주형이 신종길처럼 변화구 적응력을 키우면 내년 시즌 최고의 장타자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길과 김주형이 올 시즌보다 더욱 크게 성장한다면 기아의 내년 시즌 라인업 변화는 크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7-0으로 앞서던 기아의 문제는 다시 한 번 불펜임을 증명했습니다. 최향남이 빌로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2실점을 한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승현이 등판해 1과 1/3이닝 동안 3실점을 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7-2까지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윤석민을 등판시키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던 벤치와 달리, 신승현의 아쉬운 투구는 답답했습니다.

 

결국 올 시즌에도 기아는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젊은 투수들은 여전히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의 문제가 내년 시즌 갑자기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기아가 지독한 불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기아는 삼성을 상대로 원정 마지막 2연전에서 최악의 상대전적을 어느 정도 만회했습니다. 두 경기 모두 초반 선취점을 뽑고 경기의 흐름을 이끌었던 기아는 비록 후반 불펜의 문제가 아쉽기는 했지만, 연승을 이끌었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삼성과의 2연전에서 보여준 기아의 모습은 팬들이 원했던 경기력이었습니다. 매 이닝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기아 팬들이 우승 못지 않게 크게 기대하는 경기였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승리만은 아닙니다. 승리 못지 않게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패배라는 사실을 기아 선수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남은 경기 동안 기아 선수들은 자신들이 왜 프로인지를 실력으로 증명해주어야 합니다. 순위 싸움과 상관없이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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