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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대형 기아 영입 이용규 대체자로 만족할 수 있을까?

by 스포토리 201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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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가 한화로 간 후 기아는 유사한 스타일의 엘지에서 FA로 나선 이대형을 영입했습니다. 이대형으로 인해 기아로 트레이드되었던 이용규와의 인연은 이런 아이러니를 만들어냈습니다. 67억과 24억이라는 그들만의 쩐의 전쟁에서 과연 2014시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탈LG 신드롬 이대형에게도 이어질 수 있을까?

 

 

 

 

이용규가 예정된 한화를 선택하고 기아의 선택 역시 당연했습니다. 시장에 나온 외야 자원 중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이대형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이미 FA 선택이 결정된 선수들을 제외하고 남은 이들 중 전력 보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이대형이라는 사실이 아쉽게 다가오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기아 2014 시즌은 무척 중요합니다. 새로운 구장이 문을 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선동열 감독 체제의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2014 시즌 성적 여하에 따라 2015 시즌 큰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최소한 4강 이상 한국 시리즈에 근접하는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기아가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단장과 수석코치를 경질하고 선 감독의 마지막 해를 준비하는 기아로서는 FA로 풀린 윤석민과 이용규가 중요했습니다. 메이저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은 어쩔 수 없지만, 이용규는 잡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길이 정해진 선수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마치 짜기라도 하듯 원 소속팀과의 계약이 무산되자마자 한화와 도장을 찍은 것은 이들이 탬퍼링을 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정근우의 경우 원 소속팀이 제시한 70억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화와 계약을 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겠다는 포부와 달리,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한화와 계약을 한 정근우와 이용규는 분명 사전에 합의를 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직접 전화를 해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말에 끌렸다는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이 선택한 것은 돈입니다. 프로 선수로서 돈을 더 주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비난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고 이뤄진 선택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FA 선수들은 타 팀과의 계약 전에 원 소속팀과의 계약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FA 계약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이들의 행선지는 모두에게 알려졌습니다.

 

한화가 정근우와 이용규를 잡는다는 이야기와 NC가 두산의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한다는 소문은 파다했습니다. 이용규는 논란이 거세지자 자신은 한화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박도 무색하게 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한화와 계약을 한 이용규의 행동은 떳떳하지 못했습니다. 원 소속팀인 기아를 비난하며 한화를 선택한 이용규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선수들이 평생 한 번 찾아올지 알 수 없는 FA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확인받고 높은 금액을 받으려 노력하는 것이 비난 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탬퍼링이 일상이 되어버린다면 문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KBO나 구단들은 기본적인 규칙과 합의를 위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야만 할 것입니다.

 

김응룡 감독이 밝혔듯 선수들의 FA 기간이 너무 길다는 주장 역시 재고할 이유는 있습니다. 국내 리그의 특성상 특정 팀에 능력있는 선수들이 몰리는 경우들이 많은 만큼 선순환 될 수 있는 FA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선수나 구단, 그리고 프로야구 전체를 안정시킬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태와 삼성을 오가며 최고의 성적을 냈던 김응룡 감독이 꼴찌 한화를 맡으며 느낀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우승이 당연한 팀과는 달리, 선수 수급 자체가 힘겨운 하위 팀들의 경우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 수급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75억이라는 거액을 받은 강민호가 사실은 90억이 넘는 계약을 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고, 정근우 역시 원 소속팀이 제시한 70억 보장보다 못한 금액에 한화와 계약을 한 것을 보면 실제 더 높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수령액이 얼마인지 밝혀지지 않는 한 영원히 설로만 남을 수밖에 없지만, 이미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그들이 액면가 그대로 수령했다고 보는 이들은 없어 보입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만들어진 금액을 탓할 수는 없지만 판 자체가 작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스타 선수들의 엄청난 금액이 과연 합리적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최준석 하나만 남긴 이번 FA 시장은 과열이라는 단어로 정리될 수 있을 듯합니다. 쩐의 전쟁이 되어버린 이번 FA 시장에서 잭팍을 터트린 이들이 과연 새롭게 옮긴 팀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FA로 금전적 대박을 터트린 이들은 많지만, 그 금액에 맞는 활약을 한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대박 FA 선수들이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흥미롭습니다.

 

이용규를 놓치고 이대형을 잡은 기아로서도 고민은 더욱 깊고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4억이라는 금액이 이용규의 67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이대형이 보이고 있는 성적을 생각해보면 과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생각해보면 이번 영입이 대단한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용규를 기아로 밀어냈던 선수라는 점에서 그가 과거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새로운 성장을 하게 된다면 기아는 이용규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매년 기대를 하지만 언제나 야구 판은 기대와 다른 길을 걷고는 합니다. 한화가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영입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기대하게 하지만 이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넥센의 상승세가 FA 대박을 통해서가 아닌 실질적인 가능성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만든 결과였다는 점은 재미있습니다. 물론 넥센의 경우 이택근에게 쏟아 부은 금액이 과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박병호를 비롯한 알짜배기 트레이드는 분명 많은 팀들에게 대단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대형에게 박병호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순히 홈런타자로서 성장이 아니라, 어리고 잠재력이 많았지만 설 자리를 잃었던 박병호와 이대형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FA를 맡이 한 이대형은 하락세가 두드러진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를 받은 기아로서는 불안을 안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다가옵니다. 가능성보다는 과거의 기록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24억은 너무 과한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공은 이제 이대형 본인에게 건네졌습니다. 고향 팀으로 돌아온 이대형이 그동안 짓눌렸던 상황을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전력을 기울인다면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추신수처럼 출루율을 높일 수만 있다면 여전히 빠른 발을 가진 이대형은 좋은 선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직면한 기아가 과연 이번 FA를 통해 어떤 팀으로 거듭나려 노력할지도 궁금해집니다. 기대와 달리 최악의 시즌을 보낸 기아가 올 스토브 리그를 어떻게 보낼지, 그리고 그런 씨앗이 내년 시즌 돌풍으로 이어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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