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금메달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그의 도전이 아름답다

이제는 퇴물이라고 불렸었던 안현수는 쇼트트랙을 하기 위해 국적까지 버리는 마지막 선택을 했습니다. 그저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쇼트트랙을 하고 싶었던 그는 그렇게 올림픽에서만 4번째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첫 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따낸 빅토르 안은 분명 최고의 쇼트트랙 황제였습니다.

 

쇼트트랙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빅토르 안, 그의 도전이 아름답다

 

 

 

 

 

올림픽 3관왕의 스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쇼트트랙 선수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안현수는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에게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파벌파문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렇게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쇼트트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원하는 나라로 가야했고, 그는 러시아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국가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다시 빙상 위에 올라섰고 그렇게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 되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이 버렸던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가 되어 빅토르 안으로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섰습니다.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던 황제는 이제는 안현수가 아닌,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소치 올림픽에 나서 러시아에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의 메달은 따게 만든 빅토르 안은 러시아에서는 영웅이었습니다. 그리고 빅토르 안은 1,500m 동메달에 이어, 1,000m에서는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더는 쇼트트랙 선수로 올림픽에 나설 수 없었던 그는 빅토르 안이 되어 올림픽에서 출전한 두 경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는 식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빅토르 안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 것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몰락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상과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외면당한 안현수는 스스로 빅토르 안이 되어 그런 시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그는 실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빅토르 안의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수 있겠지만 그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끌며 좀처럼 흔들리지 않은 빅토르 안은 경기의 지배자였습니다. 단체전에서 보여준 빅토르 안의 존재감은 왜 러시아가 그토록 안현수가 빅토르 안이 되기를 원했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팀을 이끌며 러시아 팀이 개인전만이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올려놓은 것은 바로 빅토르 안이라는 절대 강자의 힘이었습니다.

 

 

빅토르 안의 이런 대단한 성과들은 외신을 통해서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왜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 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기사들은 많은 이들에게 큰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빙상협회의 문제가 연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빅토르 안의 성공과 국내 쇼트트랙의 몰락은 중요한 변수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극명한 차이는 결과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파벌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안의 문제만이 아니라 현재는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역시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국내로 들어와 지독한 한계를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학연과 교포라는 차별이 만든 한계는 그에게 일본 국적을 선택하도록 요구했고, 그는 일본 국가대표가 되어 자신이 한동안 몸을 담았던 부산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것도 한국 선수와 결승에서 만나 따낸 금메달은 수많은 의미를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본기와 한국기가 올라가던 시상식에 추성훈은 어느 하나의 국기가 아닌 그 중간만 바라봤다는 이야기는 씁쓸하게 다가오기만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재일교표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한국에서마저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추성훈의 이야기는 그래서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박태환 선수의 경우도 수영연맹 논란이 큰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수영을 세계에 알린 최고의 선수가 이렇게 심한 박탈감을 느끼는 현실이 바로 우리의 수준이었습니다. 경기와 상관없는 협회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온갖 추태를 부리고, 상금마저 박탈하는 추악한 연맹의 행동은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경험할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실 속에서 빅토르 안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한국이 버린 안현수는 쇼트트랙을 하고 싶어 러시아인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선택은 대단한 기록을 다시 세웠습니다.

 

 

빅토르 안의 활약으로 인해 러시아는 종합 순위 7위로 올라갔습니다. 러시아가 딴 총 14개의 메달 중 안현수가 2개를 안겼고, 막심 트란코프-타티아나 볼로소자르(피겨스케이팅), 알베르트 뎀첸코(루지)에 이어 이번 대회 두 개의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에게는 보물과 같은 존재임이 기록만 봐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이 기록은 쉽게 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 출전하는 그로서는 추가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모든 기록은 시간이 흐른 후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안의 또 다른 기록은 두 개의 국적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두 개의 국적으로 메달을 딴 인물은 존재하지만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는 빅토르 안이 최초라는 점에서도 그의 도전과 성과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퇴물이라고 밀려났던 한 선수는 쇼트트랙에 대한 열정을 위해 스스로 국적까지 버리면서까지 도전에 나섰고, 그는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따냈습니다. 그가 선택한 국가는 그 선수로 인해 사상 첫 메달을 따는 대단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퇴물이라 몰아냈던 국가는 노메달 위기에 빠진 채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소치 올림픽의 쇼트트랙의 현실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안현수. 아니 이제는 빅토르 안이 된 그의 도전은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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