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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KT 8-7 역전승, 연장 10회 이적생 김민우 극적인 3점 역전 홈런

by 스포토리 201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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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전날 어렵게 승리하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KT와 연장 10회 극적인 승부를 벌였다. 양 팀 모두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투수들까지 마운드에 올린 승부였다는 점에서 치열했다. 연장 10회 마무리 윤석민이 3실점을 하며 경기는 그렇게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선발 출장한 김민우 극적인 3점 역전 홈런으로 존재감 알렸다

 

 

 

 

스틴슨과 엄상백이 선발로 나선 오늘 경기는 어느 정도 점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전날 KT 1안타와 기아 5개 안타가 말해주듯 빈타에 허덕이던 두 팀은 에이스들이 내려선 이후 타격전을 보여주었다. 1회부터 점수가 터지며 오늘 경기가 어떻게 벌어질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경기는 연장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어제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던 이대형(오늘 경기에서 11년 연속 두 자리 도루, 1,000 안타 기록)은 오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치며 KT를 이끌었다. 1회 경기를 시작하자 선두타자인 이대형이 안타로 나가며 분위기는 KT가 이끌기 시작했다. 희생번트에 이어 하준호가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은 KT는 김상현이 투런 홈런을 때리며 단숨에 3-0까지 점수를 벌렸다. 전날 1안타 빈공에 허덕이던 KT는 1회 공격에서만 4안타를 때리며 전날의 아쉬움을 달랬다.

 

3-0 상황에서 기아 역시 전날과는 달랐다. 선두타자인 김원섭이 볼넷을 얻어 나간후 강한울이 실책으로 살아나가며 분위기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흘러갔다. 필이 유격수 땅볼로 점수를 내고, 김민우가 적시타로 3-2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1회 3-2 점수를 만들어낸 양 팀은 이후 침묵으로 이어졌다. 기아는 5회까지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줬다. 기아가 철저하게 막힌 것과 달리, KT는 스틴슨을 상대로 괴롭히는 이닝들을 이어갔다. 3-2 1점차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5회 KT는 선두타자인 이대형이 안타를 치고, 하준호의 안타에 이어 김상현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점수는 4-2까지 벌어졌다.

 

2점차로 뒤지던 기아는 6회 반격에 나섰다. 선두 타자인 필이 볼넷을 얻어 나간 후 최희섭과 이범호, 김민우로 이어지는 안타 행렬은 역전으로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최희섭이 2루에서 아웃 된 것이 아쉬웠다. 한 끝 차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순간이었고, 만약 아웃이 안 되었다면 3점 이상의 빅이닝이 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컸다.

 

 

다시 1점차로 앞선 기아로서는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형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악수였다. 이후 결정적인 안타를 오늘 많이 쳤던 하준호가 동점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는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게 했다. 7회까지 5-5 균형을 맞춘 두 팀은 10회 야구의 진짜 재미를 느끼게 했다.

 

기아는 9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마무리 윤석민이 나와 박경수를 상대로 3구 3진으로 잡아내며 연장전에 대한 기대를 크게 했다. 하지만 그 효과적인 투구가 오히려 독이 된 듯하다. 10회 1사후 박용근에게 볼넷을 내주고, 용덕한에게 안타를 맞으며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박기혁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2사를 만든 상황에서 누구도 윤석민이 그렇게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오늘 경기를 지배했던 이대형은 빠른 발을 이용해 유격수 앞 안타로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발 빠른 이대형의 타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격수 강한울이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야 했지만, 아직 경험이 미숙한 그의 기다리는 수비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는 빌미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신명철의 우익수 앞 낮은 타구를 잡기 위해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포구를 시도한 오준혁이 공을 뒤로 흘리며 단숨에 경기는 8-5로 뒤집히고 말았다.

 

정신없이 외야 수비를 옮기는 등의 방식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벤치의 전술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드는 상황이었다. 안정적으로 잡으면 좋았겠지만 점수를 줘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오준혁의 시도 자체가 비난 받을 수는 없다. 완벽하게 잡아냈다면 그 보다 좋은 것은 없지만 그런 시도 없이 성장은 어렵기 때문이다. 포수 뒤에 이범호를 수비 시키는 당황스러운 작전 역시 당황스러웠다.

 

윤석민까지 내세우고도 10회 다시 3점 차이가 된 기아의 패색은 짙었다. 하지만 기아는 호투를 이어가던 장시환을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보였다. 1사 후 강한울이 시원한 3루타로 기회를 잡고, 필이 적시타로 점수는 다시 2점차로 줄어들었다. 이 상황에서 KT는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김민우를 선택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의 영웅이 된 김민우는 장시환의 조금 높은 공을 완벽하게 받아쳐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렸다.

 

KT의 상승세를 이끈 장시환을 상대로 친 끝내기 홈런이라는 점에서 이 한 방은 크게 다가왔다. 윤석민을 내고도 10회 3실점을 하며 패색이 짙었던 기아로서는 KT의 보루인 장시환을 상대로 이런 극적인 승부를 펼쳤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1.5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팀 전력으로 힘겨운 승부를 하고 있는 기아가 이런 극적인 승리를 얻어 낸다는 것은 팀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연장 10회 터진 두 팀의 타격전.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이적생 김민우의 시즌 첫 홈런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3점 홈런이었다는 사실은 극적이다. 잇몸으로 버티던 기아로서는 그동안 제대로 자신을 알릴 수 없었던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들을 선보이는 진정한 기회의 장 역할을 해주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를 하면서 프로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실수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그들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아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여전히 아쉬움이 크고 답답한 부분들도 많지만 오늘 경기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하면 할수록 자연스럽게 실력은 향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패를 던진 승부에서 기아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KT와의 목요일 경기까지 잡고 두산과 주말 3연전을 맞이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극적인 승부를 통해 보다 강한 팀으로 거듭나는 기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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