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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LG, 김진우와 정재복 승패를 넘어 선 희망을 쏘았다

by 스포토리 201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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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윕도 가능했던 잠실벌 3연전에서 LG가 힘을 내며 기아를 5:3으로 이기며 2연패 뒤 승리를 거두며 다음 주 경기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팀의 4번 타자들인 최희섭과 정성훈이 중요한 홈런들을 날렸고 '땜방'이라 불리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최고의 피칭을 보인 김진우와 정재복의 호투로 마운드 문제로 고민인 두 팀에게 희망을 전해주었습니다.

 

승패를 떠나 마운드의 희망을 찾은 두 팀은 행복했다

 

 

 

 

 

경기는 기아가 1회 4번 타자 최희섭이 시즌 첫 홈런을 투런으로 만들며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홈 2연패를 당했던 엘지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며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점 상황에서 6회 엘지의 4번 타자인 정성훈이 터트린 역전 홈런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되며 스윕 위기에 처했던 팀을 구해냈습니다. 양 팀 4번 타자들이 중요한 홈런 들을 하나씩 기록하며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화요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며 마운드 운용에 차질을 빚은 두 팀이 예정에 없던 선수들을 선발로 올린 부분이었습니다. 엘지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932일 만에 정재복을 마운드에 올렸고, 기아는 1745일 만에 김진우를 선발 마운드에 올리며 선발 자원이 부족한 양 팀의 실험장이 되었습니다.

 

두 선수에게도 오늘 경기는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팀 사정이 좋지 못해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천운과도 같았습니다. 만약 양 팀이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과 안정적인 팀 운영을 해나갔다면 두 선수에게 선발 자리는 주어지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은 두 선수의 투구는 1회를 제외하고 안정적인 투구로 이어지며 선발 라인업 구성에 힘겨워하는 양 팀 감독들을 흐뭇하게 해주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5이닝 동안 2실점을 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이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며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양 선수와 팀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팔꿈치 부상을 당해 932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정재복은 1회 선두 타자인 이용규를 잡는데 집중했지만 2번 타자인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고 최희섭에게 시즌 첫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욱 전 날 경기에서 이대진이 초반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는 점에서 정재복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가져가는 것은 아닐까 의심을 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순간까지 정재복은 기아 타선을 상대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으며 완벽하게 틀어막아 엘지 김기태 감독을 흐뭇하게 해주었습니다.

 

5이닝 동안 60개의 투구를 하며 4안타, 무사사구, 2삼진, 2실점을 한 정재복은 매력적인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랜 만의 선발 등판이었기 때문에 투구 수를 무리하게 가져가지 않기 위해 5이닝 투구만 시켰지만 사사구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엘지로서는 강력한 선발 자원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1회 2안타 이후 5회까지 단 2안타로 상대 타선을 막아내며 팀이 역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정재복의 발견은 엘지에게 1승보다 더욱 귀중했을 듯합니다.

 

 

정재복보다 두 배는 긴 시간을 방황했던 김진우는 1745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1회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주고 맹타를 휘둘러 2번으로 전진배치 된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 상황을 1실점을 틀어막으며 이후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아쉽게도 5회, 1회 실점 상황처럼 선두 타자인 서동욱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만들고 희생 번트와 안타 등이 연결되며 동점을 내준 점은 아쉬웠습니다. 비록 2실점을 하며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는 했지만 김진우 역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성과를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동계 훈련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을 하며 선 감독을 기쁘게 했던 김진우에게 선 감독은 경기 중 흔들리는 그를 위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감독이 선수 교체를 하는 것도 코치를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경기 중간 마운드에 올라 선수에게 용기를 복돋워주기 위해 직접 마운드를 찾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방황한 후 선수로 돌아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김진우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주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김진우는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5안타, 2사사구, 3삼진, 2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비록 중요한 순간 볼넷을 내주며 이 상황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 등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골치 아팠던 기아의 선발 한 자리를 김진우가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운드 운영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는 양 팀에게 두 선수의 안정적인 투구는 무척이나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선발 라인업 구축마저도 힘겨운 팀에게 선발 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활약은 승패를 떠난 값진 성과였으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6회였습니다. 선발에 이어 엘지는 유원상을 기아는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결과는 전혀 다르게 드러나며 승패가 갈렸습니다. 6회 초 유원상은 어제까지 맹타를 휘두르던 이용규를 잡았지만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3번 안치홍에게 마저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더욱 1회 투런 홈런을 쳤던 최희섭이 타석에 나서자 엘지는 과감하게 좌완 노장 투수인 류택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 선택은 환상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원 포인트 혹은 1이닝만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스페셜 리스트로 활약하게 된 류택현은 그 오랜 노하우를 마운드에서 그대로 뿜어내며 위기의 엘지를 구원해주었습니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팀 4번으로서 위용을 갖춰가고 있는 최희섭을 상대로 효과적인 피칭으로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을 만들어 이닝을 마무리하는 장면은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었습니다.

 

엘지가 위기를 벗어나자마자 6회 선발에 이어 올라온 좌완 진해수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승기를 잡는 과정은 결국 류택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습니다. 진해수는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자마자 상대 4번 타자인 정성훈에게 큼지막한 역전 홈런을 맞으며 전열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야구계의 정설처럼 초구 치기 좋게 들어온 공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완벽한 타이밍에 좋은 홈런을 날린 정성훈으로 인해 진해수는 몹시 흔들렸고 이진영에게 안타를 최동수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는 6회 기아가 3실점을 하며 단번에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 전날까지 이어졌던 2연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엘지는 승기를 잡은 이후 필승 계투조로 분류될 수 있는 선수들을 등판 시키며 기아의 추격을 막아내고 귀중한 승리를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우규민과 한희, 그리고 이상열에 이어 말도 안 되는 4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던 리즈가 마무리로 나서 세이브를 올리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리즈의 9회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나지완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으며 이젠 연속 볼넷이 아닌 연속 안타로 다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았지만 하늘은 리즈를 구원해주었습니다. 김원섭의 2루 깊은 타구를  서동욱의 글러브에 맞으며 안타가 되는 듯했지만 그 공은 공교롭게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오지환에게 전해졌고 이는 자연스러운 병살로 이어지며 위기가 곧 기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만약 서동욱의 실책으로 두 선수 모두 살게 되었다면 리즈는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볼넷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리즈는 회생 불가능의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었지만 하늘이 도운 상황으로 인해 리즈는 모든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는 엘지 모든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발 빠른 선두 타자를 가진 양 팀은 두 선수의 활약이 비교가 되며 승패가 갈렸습니다. 전날까지 맹타를 휘두르던 이용규가 무안타를 침묵하는 사이 이대형은 2안타 경기를 하며 도루를 적극적으로 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며 승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엘지나 기아에게 선두 타자의 중요성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더욱 두 팀 모두 빠른 야구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기아가 패배를 하기는 했지만 잠실벌에서 2승 1패를 가져가며 위기일 수밖에 없는 4월 승부에서 5할 이상을 가져갈 수도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더욱 양 팀은 김진우와 정재복이라는 선발 자원을 실험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행복한 대결이었습니다. 과연 이 두 투수가 다음 등판에서도 오늘 경기 이상의 피칭을 해준다면 양 팀의 마운드는 탄탄해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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