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와 추신수가 이틀 전인 13일 홈런을 쳐내더니, 마치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15일 경기에서 다시 홈런을 쳐냈다. 두 선수의 홈런 모두 영양가가 높았던 홈런이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강정호는 이틀 전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팀이 패배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지독했던 연패 탈출을 알린 홈런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강정호 허들 감독 개인 통산 1,000승을 위한 축포를 날렸다
추신수는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리드오프로 나왔다. 부상 복귀 후 리드오프로 출전하고 있는 추신수는 연일 출루머신으로서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보스턴은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우승을 고대하는 보스턴으로서는 오늘 경기 에이스를 통해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좌완 프라이스이지만 추신수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통산 전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추신수는 그 기록이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B1S 상황에서 프라이스의 89마일 투심 패스트 볼을 힘들이지 않게 끌어당겨 선제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홈런은 힘이 좋은 타자가 강하게 쳐야만 나오는 것이 아님을 추신수는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힘들이지 않고 완벽한 타이밍은 장타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윙하며 한 손을 놓을 정도로 맞추는데 집중한 추신수의 이 선제 홈런 한 방은 프라이스를 붕괴시키는 이유가 되었다.
추신수에게 한 방을 맞은 후 프라이스는 보스턴의 에이스로서 역할을 전혀 내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1회에만 3실점을 하며 채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서야만 했다. 보스턴이 원했던 모든 그림은 추신수와의 첫 대결에서 무너지며 사라져버렸다.
LA를 피츠버그로 불러 치른 오늘 경기는 신인 선발 대결이라는 점에서 초반부터 대량 득점 경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그런 기대치는 맞았다. 양 선발 투수들이 1회 첫 이닝은 잘 막아냈지만 2회 다저스의 선발 테페쉬가 먼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신인 투수를 대하는 피츠버그 타자들의 노련함은 2회 빅이닝을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1회를 잘 막아냈지만 2회 안타를 내준 후 잠시 흔들리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연타를 쳐내며 단숨헤 4득점을 올리는 피츠버그의 타선은 여전히 강했다. 최근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불펜이 방화범이 되면서 문제가 되었을 뿐 타선은 강했다.
4득점을 하면 손쉽게 경기를 이끌어가야만 하는데 피츠버그 마운드는 불안했다. 테일론은 4득점을 안고 3회 마운드에 올라 연타를 맞으며 단숨에 2실점을 하고 말았다. 매츠와의 두 경기에서 노련하고 매력적인 피칭을 했던 신인 테일론은 시카고와의 경기에서도 불안하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4-2로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다시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것은 강정호의 몫이었다. 강정호는 3회 타석에 나서 테페쉬의 4번째 투구를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1B2S 상황에서 83마일짜리 슬라이더를 풀 스윙으로 좌측 폴 안쪽에 떨어지는 도망가는 홈런을 쳐냈다.
폴의 경계 속에서 큰 포물선을 그은 강정호의 타구는 그대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홈런이 되었다. 이 홈런이 오늘 경기 흐름에서 중요했던 이유는 경기가 4-0 상황에서 4-2로 곧바로 추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만약 추격을 당하는 동안 도망치는 점수를 얻어내지 못하면 흐름을 내주고 역전을 당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강정호의 3회 홈런은 피츠버그가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다가왔다.
강정호는 오늘 홈런 한 방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그 홈런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보다 컸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그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가게 되는 것이 야구의 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강정호의 홈런은 다저스의 흐름을 끊고 피츠버그가 유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피츠버그는 오늘 '강정호 티셔츠 데이'를 개최했다. 한글로 '피츠버그 파이러츠'가 새겨진 강정호 티셔츠를 선물하는 날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축포를 터트린 강정호는 역시 스타성이 넘쳐나는 선수다. 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실력으로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강정호를 위한 날 킹캉은 이 날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축포를 터트렸고, 허들 감독의 개인 1,000번째 승리를 올리게 만들었다. 팀은 3연패를 끊기도 했으니 킹캉을 위한 날 그가 날린 홈런은 승리의 여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추신수는 홈런을 포함해 멀티 안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강정호와 추신수가 다시 내일 홈런을 또 쳐낸다면 이는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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