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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박병호 12호 홈런과 추신수 2안타 경기, 서로 엇갈린 극적인 역전 승부

by 스포토리 2016.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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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팀이 역전을 할 수 있는 안타를 쳤고, 박병호는 10일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하지만 결과는 추신수의 텍사스는 세인트루이스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박병호의 미네소타는 양키스에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은 박병호가 3타점 경기를 보였다는 점이다.

 

박병호 홈런에도 이기지 못한 미네소타의 부진, 추신수의 안타가 연 텍사스의 역전승

 

 

부진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던 박병호가 무려 열흘 만에 홈런을 쳐냈다. 홈런 타자에게 홈런은 부진을 벗어나는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게 한다. 약간의 운까지 따른 희생 타점까지 박병호는 간만에 한 경기 3타점을 올리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추신수는 부상에서 돌아온 후 연일 출루 머신의 가치가 무엇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상 후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추신수는 전날 무안타의 아쉬움을 채우기라도 하듯 오늘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텍사스와 세인트루이스 경기는 추신수와 오승환이 만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화제였다. 강정호와 오승환의 만남에 이어 추신수와의 대결은 흥미로웠다. 적으로 만나 상대를 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웃고 다른 이는 울어야 한다는 사실이 잔인하게 다가올 뿐이다.

 

오늘 경기에서 둘은 8회 만났다. 3-0으로 세인트루이스가 앞선 상황에서 감독의 카드는 오승환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검증을 마친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마무리 못지않게 중요한 선수로 올라선 상태였다. 하지만 16년 만에 만난 추신수와의 승부에서 지면서 의외의 상황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8회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은 오승환은 언제나 그랬듯 그렇게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투아웃 상황에서 맞이한 추신수와의 승부에서 무너지며 실점을 하고 말았다. 바깥쪽 꽉 찬 공을 던졌지만 힘들이지 않고 안타로 만들어내며 텍사스의 역전 경기는 시작되었다.

 

투아웃까지 잡은 상황에서 추신수에게 안타를 맞은 오승환은 데스먼드와의 승부에서 패한 것이 아쉬웠다. 우익수 라인 선상을 따라 가는 2루타로 2사 2, 3루 상황을 만든 후 마자라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며 실점을 하고, 1루수 애덤스의 아쉬운 실책으로 추가 실점을 하며 8회 2실점(1자책)을 하며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추신수로 인해 시작된 이 분위기는 9회에도 이어졌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인 로젠탈이 당연하듯 마운드에 올랐지만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최근 최악의 투구를 하던 로젠탈은 오늘 경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9회 다시 타석에 나선 추신수는 만루 상황에서 바뀐 지그리스트와의 대결에서 침착하게 공을 골라 밀어내기에 성공했다.

 

뒤집어질 것 같지 않던 경기는 8회 2사 상황에서 터진 추신수의 안타 하나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텍사스의 반격은 8회 2-3으로 1점차로 따라붙더니, 9회 추신수의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든 후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그 시작이 모두 추신수였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추신수의 안타와 볼넷이 팀을 역전으로 이끌었던 것과 달리, 박병호의 12호 홈런은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부진한 불펜들은 다시 방화범이 되었고,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 9회 백투백 홈런까지 나오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었다.

 

미네소타는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박병호의 홈런은 반가웠다. 그 홈런이 득점권 상황에서 터진 강속구를 받아 친 홈런이라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동안 박병호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던 강속구 대처 능력과 득점권 타율을 한 방에 날려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양키스의 마이클 피네다의 96마일 포심을 그대로 받아쳐 완벽한 투런 홈런을 만드는 과정은 박병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엿보게 하는 장면이었다. 초구를 완벽하게 받아친 박병호의 이 타격은 속구 대처 능력이 부쩍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게 했으니 말이다.

 

오늘 박병호는 첫 타석부터 큰 타구를 날렸다. 펜스 앞까지 향하는 큰 타구를 날리며 홈런 가능성을 보였던 박병호는 열흘 만에 12호 홈런을 쳐내며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새로운 도약을 할 수도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동안 박병호는 철저하게 강속구에 적응을 하지 못해왔었다.

 

MLB 스탯캐스트에 의하면 박병호는 95마일 이상 타율이 무려 '0'이었다. 17번의 타수에서 95마일 이상의 강속구에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는 말이다. 150km 이상의 공에 특이나 약했던 박병호가 피네다의 96마일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박병호에게는 계기가 중요했다. 지독한 부진 속에서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그 한 순간이 필요했고, 피네다의 바깥 높은 강속구를 호쾌하게 홈런으로 쳐내는 장면은 그가 그토록 원했던 장면이었다. 지독할 정도로 부진했던 박병호는 자신의 약점들을 모두 날려버린 이 홈런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시 박뱅의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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