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Soccer/유럽리그

손흥민 활용법 모르는 감독, 토트넘 위기는 리그 첫 경기부터 시작되었다

by 스포토리 2023. 8. 14.
반응형

손흥민에게는 지옥 같은 한 시즌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주장 완장을 찰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새로 부임한 감독의 전략 전술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음이 첫 경기인 브랜트포드 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은 좋지만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강팀과 경기에서 이런 전술을 사용하기 어렵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수비가 약한 토트넘으로서는 올 시즌 의외의 결과들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손흥민 발 묶은 토트넘 엔제 감독의 전술 문제다

원정 경기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무승부도 최악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가 브랜트포드라면 이겨야 했습니다. 더욱 엔제 감독의 데뷔전이라는 점과 함께 케인이 없는 첫 시즌 경기라는 점에서도 승리가 중요한 토트넘이었습니다.

 

케인이 빠진 자리에는 히샬리송이 대체했습니다. 호이비에르, 데이비스, 다이어 등 늘 선발로 나서던 자원들이 빠졌습니다. 호러쇼의 장본인인 다이어는 벤치 멤버에도 빠지며 엔제 감독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했습니다.

 

시즌 직전 영입된 중앙 수비수 반 더 벤이 선발로 나선 것도 의외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중앙 라인에 문제가 많았다고 신임 감독은 파악한 듯 합니다. 미드필더 역시 비수마와 스킵을 선발로 내세우며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호이비에르가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엔제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며 선발에서 빠졌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적 이야기도 나왔던 만큼 다이어와 함께 호이비에르 역시 이적 시장이 마감되기 전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오랜 시간 탐냈던 메디슨이 중앙에 자리하고 손흥민이 왼쪽, 클루세스키가 오른쪽, 최전방에는 히샬리송이 나선 공격 라인을 선보였습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이름들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웠습니다. 토트넘에서 빈공백이 되어버린 공 배급을 해주는 자리에 메디슨이 자리하며 공백을 채웠다는 것은 반가웠습니다.

 

메디슨은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왜 자신이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증명했습니다. 기존 토트넘 경기와 큰 차이가 엔제 감독 데뷔전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공격적 성향의 감독이라는 점은 반갑습니다. 그동안 수비 위주 감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답답한 경기력이 토트넘에 존재했기 때문이죠.

토트넘 메디슨 영입은 성공적

포백 라인에 선 로얄과 우도지가 윙어 역할까지 할 정도로 밀고 올라오며 공격 자원을 급격하게 올린 전술은 흥미로웠습니다. 공격력이 있는 두 포백들이 밀고 올라오면 상대팀들은 수비위주로 나설 수밖에 없게 되죠. 로얄은 미드필더인 스킵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플레이를 하는 기이한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로얄의 중거리슛이 동점을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이런 전술을 사용한다면 득점보다 실점이 배가 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좀처럼 나오지 않은 손흥민이 패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은 이런 포백 라인을 올려서 만들어진 빈 공간 때문이었습니다.

 

우도지가 공격에 가담하면서 빈 공간이 생겼습니다. 백업을 빠르게 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흐르며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 공격라인을 지켜야 하는 손흥민이 골대 앞까지 빠르게 내려와 수비에 가담해야 하는 상황은 최악입니다.

 

콘테 시절에도 손흥민의 수비 가담 비율이 높아지며 팀 전체도 무기력하게 변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수비수 손흥민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상한 포메이션의 결과는 최악이었죠. 이런 상황에 엔제 감독 데뷔전에서도 나왔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반칙하는 과정에서도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내려와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발이 엇갈리며 반칙이 나왔으니 말이죠. 의도적인 반칙이나 수비가 미숙해 나온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공격수가 다급하게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가장 나쁜 결과라는 의미입니다.

 

더 참혹하게 다가오는 부분은 손흥민의 발을 묶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윙백들을 미드필더처럼 사용하면서 손흥민을 왼쪽 공간에만 멈추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는 손흥민이 왼쪽에서 공을 히샬리송에게 배급하는 일만 하라는 지시였다는 겁니다.

첫 골 성공하고 교체된 수비수 로메로
동점골 넣은 수비수 로얄

손흥민의 장점은 빠른 스프린터를 이용해 공간을 파괴하고 골을 넣는 겁니다. 여기에 좌우 발을 모두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공격 전 공간을 휘집어 나가며 공격력을 배가시키기는 것이죠.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의 히트맵을 보면 왼쪽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엔제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위해 손흥민을 희생시킨다는 겁니다. 손흥민의 장점을 모두 무시하고 자신의 전술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흥민이 이 팀에서 더는 뛸 이유가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후반 교체된 페리시치가 오히려 더 효과적인 활약을 했습니다. 고전적인 윙어이자, 최근에는 윙백까지 맡고 있는 페리시치는 엔제가 요구하는 전술에 부합하는 존재입니다. 이적이 유력했던 페리시치가 남았던 것은 바로 엔제 감독의 전술에 잘 맞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고착화되면 손흥민의 포지션은 다시 한번 문제가 됩니다. 콘테 시절 손흥민과 페리시치가 함께 나온 경기는 망치는 경우들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두 선수가 함께 뛰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윙백으로 놓은 페리시치가 손흥민 자리를 차지하고 밀어내는 형국이 반복되다보니 문제가 생겼던 것이죠. 이런 상황에 손흥민을 페리시치처럼 사용하려는 엔제 감독의 전술은 결국 손흥민의 발을 묶어 버리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꼭짓점에 선 히샬리송의 경우도 이전 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이 중앙과 사이드를 오가며 플레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손흥민이 프리롤처럼 움직이며 공격 맥을 이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겁니다. 

손흥민과 히샬리송 고립시킨 토트넘 엔제 감독의 전술 문제다

히샬리송은 오늘 박스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공격에만 집중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 답답한 전술은 상대팀에서 손쉽게 제어하기 좋습니다. 고정된 선수를 마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니 말이죠. 손흥민과 히샬리송이 자리를 바꾸며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면 수비수들은 이들을 막기 어렵습니다.

 

수비수들이 그저 박스 안에서 나가지 못하는 히샬리송을 방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더욱 엄청나게 빠른 발과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손흥민이 왼쪽 공간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 역시 상대 수비수가 보기에는 너무 손쉬운 방어 상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요 공격수들의 발을 묶어 놓다보니, 오늘 골을 넣은 이들이 모두 수비수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했습니다. 로메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골을 만들어냈고, 로얄은 상대 박스 안까지 참가해 중거리슛을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수비수들도 골을 넣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그 빈 공간을 채울 전략과 능력이 토트넘이 되지 않는단 겁니다. 공격수가 수비수들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 전술은 잘못된 겁니다. 로얄 역시 포백 역할보다는 미드필더에서 윙어 역할까지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주요 포지션에 공백이 만들어져 위기를 자초하는 일들이 만들어지니 말입니다.

 

오늘과 같은 전술을 이후 경기에서도 지속한다면 토트넘의 시즌 결과는 참혹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케인을 잊게 만드는 득점력 좋은 스트라이커를 영입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부상이 잦은 로메로는 골을 넣자마자 교체 아웃되며 다시 한번 수비 불안을 야기했습니다. 이 부분의 보강도 절실하다는 의미입니다.

토트넘 시즌 첫 경기 궁합 안맞는 손흥민과 엔제 감독

엔제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시즌 첫 경기는 무승부로 마쳤지만, 불안 요소가 더욱 불거진 경기였습니다. 손흥민 활용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감독의 등장이라면 절망과도 같은 시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토트넘 탈출이 다음 여름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