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엘지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을 찾다
프로야구를 절망으로 이끈 두 선수의 경기 조작 사건은 경악스러움을 넘어 추악함 할 정도였습니다. 박현준이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김성현의 어려움을 듣고 그를 돕기 위해 자신이 승부 조작에 나섰다고 하지만 이는 그저 자신을 위한 변명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려움을 토로한 후배에게 따끔한 충고와 함께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스스로 경기 조작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는 용서 받을 수 없는 존재임은 다시 한 번 확인되었지요. 물론 그가 선의를 위해 한 행동이라고는 하지만 경기 조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심정적으로 박현준이나 김성현의 행동이 안타깝고 아쉽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들로 인해 프로야구 역시 조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검찰이나 KBO는 추가 조사를 통해 근원에 대한 접근보다는 성급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공개 사과를 통해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에 급급하다는 점에서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실망과 추가적으로 근절되지 않은 문제는 이후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남겨졌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시즌 개막을 얼마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둘러 봉합하는 그들의 심정을 모를 리는 없지만, 승부나 경기 조작이 결국 프로야구 전체를 몰락하게 만드는 심각한 범죄라는 점에서 시즌 개막을 미루더라도 한 점의 오점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수사와 재발 근절에 대한 사회적 함의가 구축되어야만 했습니다.
대만이 거듭된 승부조작으로 몰락을 해버렸듯 대한민국의 프로야구 역시 승부조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실제 조작 사건으로 증명되었다는 점은 충격이고 아쉬움입니다. 경기 조작의 심각함을 생각해 봤을 때 프로야구 수사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전무할 것입니다. 과연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박현준과 김성현이 전부일까? 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은 점 조직화된 불법 배팅업체들의 수는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두 선수가 경기 조작이라는 희대의 사건에 연루되어 퇴출되며 엘지는 최대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절치부심 명가재건을 위해 고민하던 엘지는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최다승 투수와 영건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선발 두 자리가 갑자기 빠진 상황은 누가 봐도 위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엘지에게 이 최악의 위기가 최선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모래알 같은 단합이 단단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엘지는 서울을 근거지로 하며 수많은 스타들을 만들어냈고 현재도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들이 많은 인기 구단입니다. 비록 성적 문제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엘지에 대한 사랑은 흔들림이 없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닥친 위기는 곧 기회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두 선수의 퇴출로 인해 구단과 선수들 모두 흔들렸다면 최악의 상황 구단 해체까지도 염두에 둬야 했지만 이들은 위기에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감독으로 선임되어 첫 시즌을 준비하던 김기태 신임 감독으로서는 시즌 시작도 하기 전부터 최악의 악재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기도 전에 주력 선수 두 명이 퇴출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그는 의외로 단단함을 선보이며 엘지를 위기에서 기회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선발로 두 자리 승수를 올렸던 리즈를 마무리로 전환시키고 지난 시즌 불펜에서 활약했던 신인 임찬규를 선발로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현준과 김성현의 공백을 임찬규와 김광삼과 이대진, 임정우와 정재복 등 신구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경쟁을 유도해 선발 자리를 채우겠다는 복안을 내세웠습니다.
고교시절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임찬규는 프로 첫 해였던 지난 해 불펜 자원으로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82 2/ 이닝 동안 9승 6패 7세이브를 기록하며 신인으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그가 선발 자원으로서 전환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차분하게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외부 요건으로 인해 급하게 선발 자원이 되었다는 점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그가 보여준 대담함을 봤을 때 2012 시즌 임찬규의 활약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임찬규에 이어 2011 시즌 막판 불펜 자원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임정우가 전훈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엘지 벤치의 기대주가 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영건 2인방이 단단함을 선보이고 그들이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점은 박현준과 김성현이라는 영건 둘을 잃었지만 여전히 엘지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선수 수급에서의 안정감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선수단 화합입니다. 스타 선수들이 많고 그런 스타의식에 빠져있던 엘지 구단이 최악의 상황을 통해 팀 화합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선수 면면을 보자면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지만 각자의 성적에만 집중하던 그들이 엘지 트윈스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개인의 기록이 무척이나 중요한 스포츠이지만 팀 경기라는 점에서 그동안 엘지의 단점은 하나가 되지 못하는 팀워크였습니다. 그런 팀워크가 최악의 상황에서 하나가 디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엘지가 2012 시즌 새롭게 태어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반란을 주목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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