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롯데 시범경기, 신종길과 김선빈의 역할이 중요했던 이유

by 스포토리 2012. 3. 24.
반응형
강한 공격 야구를 통해 기아의 명가 재건에 앞장서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포부는 반갑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구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존재들은 2번과 9번 타선에 들어서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공격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선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야구는 완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번 신종길과 9번 김선빈의 역할 수행, 완벽했다





2012 시즌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경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기아와 롯데의 대결이었습니다. 얄굿게도 비가 와 한 경기는 취소되고 힘들게 진행된 경기마저 우천으로 중간에 중단되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우천 콜드게임으로 마무리된 오늘 경기에서 주목해야만 하는 것은 2번 자리에 나선 신종길과 9번 타순의 김선빈이었습니다.  

선발 맞대결은 기아가 박경태를 롯데가 고원준을 내세워 올 시즌 선발로서 가능성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고원준에게 2012 시즌은 완벽한 선발투수로서 자리를 잡는 시기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그동안 불펜과 선발을 오가는 생활을 했지만 에이스의 군 입대로 인해 비로소 선발 한 자리를 꿰차게 된 고원준은 시즌 시작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기아에게 박경태라는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좌완이라는 희귀성과 선발과 불펜 자원들이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선발과 불펜 모두를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선 감독에게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고원준과 박경태라는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대결이라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승리를 거둔 박경태나 패배 한 고원준에게 오늘 경기는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박경태는 4이닝을 던지며 4안타, 3사사구, 4삼진, 2실점을 한 그의 기록은 무난하지만 짧은 이닝 속에 너무 많은 볼넷을 내주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4이닝 동안 83개의 투구를 할 정도로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은 그만큼 불안정한 투구를 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좌우 코너링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는 했지만, 1회를 넘어서며 칼 같은 제구가 사라지며 고생을 하는 모습은 시즌이 시작되어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가 꼭 풀어야만 하는 숙제가 되었습니다.

5이닝 9안타, 1사사구, 2삼진, 5실점을 한 고원준은 두 개의 홈런까지 내주며 첫 패배를 당했지만 의미 있는 투구였습니다. 하나의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공격적인 피칭을 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안타들은 충분히 시즌이 시작되면 막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고원준의 투구는 그리 비관적이지 않았습니다.

기아에게 흥미롭고 반가웠던 일은 박경태에 이어 나온 심동섭이었습니다. 2012 시즌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만 하는 좌완 투수라는 점에서 그의 투구는 중요했습니다. 비록 비로 인해 한 이닝만 투구했지만 4명의 타자를 맞아 16개의 공을 던져 1안타, 1사사구, 2삼진으로 잡아내며 다음 투구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심동섭이 이대로 살아난다면 기아로서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부상 없이 현재의 페이스를 그대로 끌어간다면 기아에게는 큰 힘이 될 듯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은 바로 타순이었습니다. 1번부터 9번 까지 완성형은 아니지만 선 감독이 이야기하던 공격적인 라인업이 선보였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선 감독의 공격 라인업의 핵심은 2번과 9번에 있습니다. 강력한 2번 타자를 추구하는 선 감독은 극단적으로 이범호도 2번으로 구상을 할 정도로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2번 타자는 발 빠르고 야구 센스가 좋은 선수들이 차지하고는 했습니다.

1번 타자가 정교함과 빠른 발을 가진 존재라면 2번 타자는 중심 타선으로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이었지만 선 감독의 2번의 역할은 다릅니다. 단순하게 중심타선에 타점을 연결하기 위한 번트나 작전 수행만 뛰어난 선수의 몫이 아닌 파괴력이 강한 타선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은 선 감독이 얼마나 강력한 공격 야구를 추구하는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1번부터 화끈한 공격야구로 상대하겠다는 선 감독의 의지는 분명 선수 구성에서 나온 작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범호, 김상현, 나지완 여기에 조만간 복귀가 점쳐지는 최희섭까지 대포 군단이 존재하고 3할의 교타자 그룹들인 이용규, 안치홍, 김선빈에 3할에 근접한 김원섭, 이현곤이라는 교타자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선 감독의 공격 야구는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2번에 신종길에 배치되고 9번에 김선빈이 나서며 기아의 2012 공격 야구의 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리그 최강의 선두 타자인 이용규에 이어 단순히 타자를 2루로 보내는 수동적인 2번이 아닌 강력한 공격을 이끄는 2번 타자로서 신종길이 보여준 매서운 타격은 흥미로웠습니다. 호랑이 잡는 고원준을 상대로 시원한 홈런과 안타까지 쳐낸 신종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좌완이라는 희귀성에 작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성장한 그가 2번 타선에서 선 감독이 기대하는 화끈한 공격을 보여준다면 기아의 타선은 폭발적일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다른 타순과 달리 9번 타자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김선빈을 9번에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시즌 2번 타순에서 최고의 테이블 세터를 구축했던 그가 가장 약하다는 9번 타순에 내려간 것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 야구에서는 타순의 의미가 많이 희석되기는 하지만, 4번을 정점으로 타율과 힘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낮은 타순을 부여받는 것이 상식입니다. 김선빈을 9번에 배치함으로서 2번 타순은 결과적으로 3번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선 감독의 전략의 핵심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교타자인 김선빈이 앞선 타순이 아니라 가장 약하다는 9번에 배치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테이블세터를 구축함으로서 강력한 2번 타순을 원했던 선 감독의 구상을 완성해주고 있었습니다. 3번 타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이범호는 첫 타순에서는 3번의 역할을 부여받지만 다음 타순에는 4번의 역할을 담당하는 형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선 감독의 2번과 9번 타순은 기아가 우승을 하기 위해 절대적인 자리라는 점에서 신종길과 김선빈의 역할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김선빈은 2타수 2안타를 쳐내 완벽한 임무수행을 해주었고 신종길 역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를 치며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습니다. 시즌에서도 두 선수가 선 감독의 바람처럼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기아의 타선은 과거 해태의 전성시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시즌에서도 강력한 2번과 9번 타순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아의 승리에 적극적으로 다가설지 기대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