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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넥센 시범경기, 불안한 라미레즈 살아난 유동훈 기아의 고민과 행복

by 스포토리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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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좌완 선발 라미레즈에 대한 기대는 선 감독에게는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좌완 투수들이 부족한 기아에게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라는 점에서 뒤늦게 영입이 완료된 라미레즈가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은 선 감독만이 아니라 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형편없었던 라미레즈와 2009년의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유동훈




시범 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 경기일 뿐입니다. 승패의 중요성이 아닌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자리라는 점과 신인 선수들이 과연 자신의 역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뿜어내며 시즌 라인업에 들어설 수 있을지 검사를 받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테스트에 외국인 선수 역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넥센에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재계약을 했던 나이트는 이제 국내에서만 4시즌을 보내게 된 베테랑 투수이기도 합니다. 지난 시즌 7승 15패를 기록했지만 그가 속한 팀이 넥센이었다는 점에서 승패는 무의미했습니다. 승패보다는 그의 172와 2/3이닝이라는 피칭 이닝과 준수한 방어율이 그가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준 그에게 재계약을 하는 것은 당연했고 공격력이 더해진 올해 넥센에서는 나이트가 에이스로서 가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했습니다.

나이트가 선발로 나선 넥센의 모습은 어제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안정된 피칭을 하는 나이트에 힘입어 넥센의 타격은 점수를 내야만 하는 시점에 어김없이 점수를 내며 승리를 얻어가는 과정은 넥센이 올 시즌 추구 하는 승리 방식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3회 김선빈 타격에서 보여준 3루수 김민우의 송구 실책이 나오기 전까지 보여준 나이트의 피칭은 완벽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1, 2번 타자를 간단하게 삼진으로 돌려 세운 나이트는 낮고 빠르며 완벽한 제구는 기아 타선을 무력화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낮고 정교하게 타자를 압도하는 나이트의 피칭은 올 시즌 미국 국가대표 투수였던 그의 저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기대까지 들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피칭이었습니다. 다만 실책으로 만들어진 상황 이후 보여준 그의 피칭은 그 전 피칭과는 너무 달라 여전히 불안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시즌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상황들은 수없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깔끔하게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만 했지만 나이트는 스스로 무너지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나이트는 매력적인 피칭을 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기아가 기대하는 좌완 라미레즈의 피칭은 당혹스러울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제구력도 구속도 무엇 하나 합격점을 받을 수 없었던 라미레즈의 피칭은 그가 과연 올 시즌 활약을 할 수나 있을까 라는 의구심으로 다가왔습니다.

뻣뻣한 투구 동작에서 제대로 된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하던 라미레즈는 공마저 높게 형성되며 넥센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구속마저도 형편없었다는 점에서 한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비록 늦게 기아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현역 선수로 활동을 계속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시즌을 앞두고 몸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했으니 말입니다.

메이저에서 한 시즌 10승 이상을 올린 기록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메이저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런 모습들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라미레즈의 피칭은 그 무엇 하나 만족스러운 부분이 없었습니다.

2와 1/3이닝을 던지는 동안 7안타, 2사사구, 4실점을 한 라미레즈의 투구는 시즌에 선발로 내세우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얼마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자신의 본 실력을 증명해줄지 알 수 없지만 그에게 2012 시즌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형편없는 피칭이었습니다.

선 감독과 팬들을 더욱 실망시켰던 것은 후속 투수들이었습니다. 전날 서재응을 시작으로 한승혁과 진민호, 앤서니 등의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한승혁과 함께 2012 시즌 큰 기대를 걸었던 박지훈의 피칭은 형편없었습니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볼넷만 3개를 내주는 제구력 난조는 과연 그가 올 시즌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인지 의심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최소한의 평가를 할 수 있는 제구력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했습니다.

전날 한승혁이 보여준 공격적인 피칭은 박지훈에게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정면 승부보다는 피해가는 피칭으로 일관하니 제구는 더욱 안 되고 그런 소극적인 피칭은 자연스럽게 연속 볼넷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음 피칭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지만 한승혁과는 너무 비교되는 박지훈의 피칭은 실망스럽기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홍건희 역시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지훈이 만들어 놓은 만루 상황에 등판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홈런 하나를 포함해 1과 2/3이닝 동안 4안타, 2사사구, 3실점을 하는 동안 보여준 피칭은 최악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즌을 앞두고 투수들에 대한 고민이 깊은 선 감독으로서는 젊은 기대주들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지만 한승혁을 제외하고는 매력적인 피칭을 보인 투수가 없다는 점은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 마무리 역할을 했던 앤서니가 깔끔한 피칭으로 책임을 완수했듯, 오늘 마무리로 나선 유동훈의 모습은 매력적이었습니다. 2009 시즌 0점대 방어율로 기아의 우승을 이끌었던 유동훈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힘찬 볼을 던진 그로 인해 그나마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언더 투수의 장점인 업 슛이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훈이 지난겨울 많은 훈련을 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볼 끝이 강하게 형성되며 홈 플레이트 주변에서 심하게 변하는 공은 타자들에게는 공략하기 힘든 구질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 유동훈의 활약이 기대되었습니다. FA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노장 유동훈에게 올 시즌은 중요합니다. FA를 선택하든 재계약으로 잭팍을 터트리든 그에게 필요한 것은 2009년의 기록이니 말입니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했고 시범 경기에서부터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피칭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외로 기아의 마무리는 쉽게 정리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라미레즈가 형편없는 피칭을 보여주었기에 앤서니를 다시 선발로 돌리고 좌완 라미레즈가 최악의 상황 불펜으로 옮겨갈 수도 있는 상황도 고민해야만 할 듯합니다. 박경태가 의외로 좋은 피칭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즌 초반 선발로서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좌완 라미레즈는 향후 시범 경기 등판에서 오늘 같은 형편없는 피칭을 한다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수밖에는 없어 보였습니다.

넥센이 10-4 대승을 거두며 매력적인 중심타선의 힘을 보여준 경기에서 나이트는 4년차 외국인 투수답게 효과적인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기아에 가장 늦게 합류한 회국인 투수 라미레즈는 메이저 출신이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형편없는 피칭으로 많은 이들을 실망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0점대 방어율의 철벽이었던 유동훈이 2009 시즌 모드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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