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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삼성에 4-1 역전패, 임준섭 호투 망친 허망한 불펜 답이 안 보인다

by 스포토리 201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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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삼성과의 시즌 첫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내줬습니다. 홈에서 가진 경기에서 불펜의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패한 기아로서는 패배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을 시작으로 두산과 넥센으로 이어지는 상위 팀과의 경쟁에서 아쉬움을 준 기아로서는 다음 주 수도권 6연전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임준섭 의외의 호투 보였지만 결국 기아의 아킬레스건은 불펜이었다

 

 

 

 

배영수와 임준섭 카드는 삼성이 우위로 점쳐졌습니다. 2경기 모두 쟁쟁한 투수전으로 이어진 만큼 일요일 경기는 타선의 집중력이 경기를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다수였습니다. 하지만 낮 경기라는 문제와 강한 바람이 변수로 작용하며 지난 두 경기처럼 투수전으로 이어졌습니다.

 

한화와의 첫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보이며 첫 승을 따냈던 임준섭은 이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신인의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배영수 역시 첫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내주며 최악의 첫 경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물론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삼성 선발 중에서 가장 약한 선발로 여겨진 만큼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선을 막기는 힘겨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오늘 경기는 지난 두 팀의 대결에서 드러났듯 선발 투수들의 대결 구도였습니다. 임준섭이 1회 시작과 함께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한 부분은 옥의 티처럼 다가왔습니다. 배영섭에게 볼넷, 이승엽에게 2루타, 최형우에게 볼넷 등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임준섭의 1회는 무척이나 힘겨웠습니다.

 

임준섭이 1회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배영섭의 도루를 잡아낸 차일목의 덕이 컸습니다. 그 도루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당연히 실점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실점은 임준섭을 주눅 들게 만들며 초반 대량 실점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회 배영섭의 도루를 잡아낸 것은 초반 흐름을 기아가 놓치지 않은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배영수 역시 1회는 불안했습니다.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배영섭처럼 도루사를 당한 부분은 임준섭처럼 배영수를 살리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범호의 안타가 이어지고, 나지완의 잘 맞은 타구를 박한이가 펜스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환상적인 호수비를 해주며 실점을 막은 것은 중요했습니다. 배영수 역시 임준섭과 마찬가지로 도루사와 실점을 막는 호수비가 함께 하며 무너질 수 있는 초반을 잘 막아주며 경기는 투수전으로 이끌었습니다.

 

1회 제구도 안 되고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던 임준섭은 2회부터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다가왔습니다. 4회까지 매이닝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막아내며 불안함은 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5, 6회 역시 안타와 볼넷들을 내주기는 했지만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막아내며 시즌 2승도 가능해 보였습니다.

 

임준섭이 완벽하게 삼성 타선을 막는 동안 기아 타선은 배영수를 상대로 3회 첫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차일목이 3루 강습 안타를 만들어내고, 신종길이 좌중간 안타로 첫 득점을 뽑아냈습니다. 기아가 오늘 경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던 기회는 6회와 7회였습니다.

 

6회 말 기아는 원 아웃 후 나지완과 최희섭이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며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김원섭이 무기력한 스윙으로 삼진을 당하고 안치홍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6회보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7회 공격이었습니다. 1사 후 홍재호가 안타를 치면서 기회는 시작되었고, 신종길과 이범호가 투아웃 상황에서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어냈습니다. 중요한 것은 4, 5번 타선에 만루가 만들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타격감 좋은 나지완과 최희섭이 대기하는 상황에서 만루는 비록 투아웃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득점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그 중요한 순간 나지완이 안지만의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며 득점에 실패하며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더욱 임준섭이 7회 힘겹게 이닝을 막은 직후라는 점에서 안타까웠습니다.

 

박한이와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선 감독은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를 넘김 임준섭을 믿고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신인인 임준섭의 위기상황에서 이지영을 중견수 플라이, 김상수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위기 뒤 기회를 잡은 기아가 나지완이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나며 불안은 급하게 드러났습니다.

 

불펜이 불안한 기아로서는 7회 득점 기회를 놓치자마자 위기는 곧바로 찾아왔습니다. 8회 임준섭에 이어 유동훈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배영섭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펜 불안은 시작되었습니다. 원 아웃 후 삼성의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진해수를 올렸지만, 기대와 달리 연속안타를 내주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승엽이 진해수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를 예상이라도 한 듯, 완벽하게 쳐내 적시타로 만들어내며 삼성은 밀렸던 분위기를 바로잡았습니다. 이승엽에게 예상 못한 안타를 내준 진해수는 완벽하게 흔들렸고, 연속 3안타를 내주고 무너졌습니다.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던 홍재호가 병살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실책을 내주며 8회에만 4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삼성은 8회 투아웃 상황에서 마무리 오승환을 올렸고 그는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기아 타자들을 봉쇄하며 삼성을 기아와의 첫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게 했습니다. 기아와 삼성의 오늘 경기의 분명한 차이는 불펜의 힘이었습니다. 7회까지 지배하던 경기가 불펜이 나선 8회 완벽하게 뒤집혔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질적 문제가 올 시즌 내내 그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아 선발로 나선 임준섭은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으로 4안타, 3사사구, 1삼진, 무실점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한화전 승리 이후 불안정한 투구를 하던 임준섭이 자신의 커리어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은 반가웠습니다.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를 했음에도 1회 불안을 이겨내고 최고구속 141km의 공을 낮게 제구하며 삼성 타자들을 제압하는 과정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경기를 기아가 잡아줬다면 신인인 임준섭이 보다 좋은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배영수 역시 첫 경기 만루 홈런 두 방이라는 말도 안 되는 치욕을 당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왜 자신이 배영수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6과 1/3이닝 동안 100개의 투구로 8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많은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노련한 투구로 위기를 넘기는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아는 삼성과 같은 8개의 안타를 쳐냈지만 중요한 순간 타선의 집중력에서 밀리며 다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불펜이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는 기아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과의 세 경기에서 모두 선발 투수들은 제몫을 해주었습니다. 첫 경기와 세 번째 경기에서 불펜이 불을 지르며 무너졌고, 두 번째 경기는 불펜 없이 곧바로 마무리 앤서니로 넘어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더욱 커집니다.

 

선발이나 타선은 안정을 넘어 리그 최고라 해도 좋지만, 불펜은 그 어느 팀보다 약하다는 점에서 기아의 우승 전략은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현재처럼 불펜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여름엔 모두가 무너지는 최악의 도미노 현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선동열 감독으로서는 불펜을 어떻게 구성하고 이끌어갈지가 가장 큰 고민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강한 타선을 갖춘 두산과 넥센과 대결을 해야 하는 기아로서는 선발이 완투하는 것만 기대해야 한다는 한심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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