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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6연승 이끈 문경찬의 데뷔 첫 승, 화수분 야구로 변신한 기아의 힘

by 스포토리 201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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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타이거즈가 개막 후 6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를 굳히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과정에서 보여준 기아의 끈끈함입니다. 그동안 쓸 만한 자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기아가 매 경기 스타들이 바뀌며 화수분 야구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옵니다. 

 

오늘의 스타는 신인 문경찬, 김다원과 이홍구의 맹타 기아의 진정한 힘

 

 

 

 

기아가 완전히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단단함을 연상시키는 이들의 변화는 당연하게도 연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타선과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타이거즈 전설을 만들어냈던 그들이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다시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습니다. 

 

 

매 경기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아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한 두 선수로 경기를 이끌게 되면 불안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항상 잘 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그 공백들을 채워주며 지속적으로 팀 전력을 유지해주는 것이 강팀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기아는 그 역할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반 필이 기아의 공격을 이끌더니, 최희섭에 이어, 이범호 등이 중심 타선에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불안한 요소로 지적되던 센터라인마저도 완벽한 모습으로 시즌 전 불신을 완벽하게 털어 내버린 기아는 강했습니다. 늦깎이 신인인 최용규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은 중심 타선만큼이나 반갑고 든든하다는 점에서 기아는 어느새 새로운 화수분 야구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범호가 두 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경기의 주인공이 되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김다원과 이홍구가 그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던 두 선수들이 오늘은 기아의 공격력을 이끌며 6연승의 견인차가 되었습니다. 김다원은 3안타, 이홍구는 2안타를 쳐내며 기아의 4-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가장 놀랄만한 상황은 마운드에서 벌어졌습니다. 임준혁의 등판 차례였지만 허리 근육통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그 자리를 23살 신인 문경찬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대학 시절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프로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그가 과연 프로 데뷔전을 어떻게 할지는 큰 관심사였습니다.

 

KT로서는 마운드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옥스프링을 내세워 연패를 끊고 시즌 첫 승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었지만,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기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1회 수비 불안은 다시 한 번 KT를 흔들었고, 초반 2실점은 전체적인 흐름을 기아로 넘기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기아는 1회 선두타자인 김원섭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며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실책이 패배의 원인이 되었듯, 오늘 경기 역시 초반 실점의 빌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최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옥스프링은 최희섭과 나지완을 완벽하게 제구가 된 낮은 직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만루 홈런을 치며 6타점을 쓸어 담은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오늘 기아 타격을 이끈 김다원이 옥스프링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2타점을 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기아의 힘은 이렇게 하위 타선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팀의 면모를 초반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옥스프링은 1회 20개가 훌쩍 넘는 공을 던지며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안정적인 투구로 기아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옥스프링은 6이닝 동안 115개의 투구로 5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2실점, 무자책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1회 어설픈 실책만 없었다면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을 정도로 KT 옥스프링의 투구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 경기의 진정한 재미는 투수전이었습니다. 옥스프링이 1회 지독한 불안과 함께 많은 투구를 하면서 일찍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1회 위기를 넘기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옥스프링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옥스프링의 상대였던 기아의 선발 문경찬은 오늘 경기가 프로 데뷔 첫 경기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옥스프링으로서는 이겨도 본전인 경기였었습니다.

 

옥스프링이 1회부터 위기를 맞은 것과 달리, 신인 문경찬은 신인답지 않은 투구로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1회 2사 후 같은 신인인 김태훈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마르테를 완벽한 투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2사 후 김태훈에게 안타를 맞고 우익수로 나선 이종환이 실책을 하며 3루까지 내준 상황에서 상대 팀의 핵심 타자인 마르테를 삼진으로 잡는 장면에서는 신인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대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문경찬의 위기관리 능력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했습니다. 2회 1사 후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준 후 조중근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마무리해냈습니다. 4회에는 선두타자인 김민혁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1사 후 마르테를 다시 병살로 돌려세우는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습니다.

 

5회 역시 선두타자인 김상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박경수를 다시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처리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KT가 수시로 기회를 잡았음에도 후속타를 쳐내지 못하고 무너진 것은 신인인 문경찬의 완벽한 위기관리 능력이 존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문경찬은 5와 1/3이닝 동안 70개의 공으로 4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하며 시즌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올렸습니다. 대체 선발로 나선 올 해 입단한 신인 선수가 아무리 KT라고는 하지만 프로 팀을 상대로 이렇게 완벽한 투구를 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쳤지만 91km의 느린 커브에서 최고 121km의 다양한 커브를 던지며 KT 타자들을 농락했습니다.

 

낮은 구속의 직구였지만 다양한 구속의 변화구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곁들인 문경찬의 투구는 완벽했습니다. 물론 처음 접하는 투수라는 점에서 KT 타자들로서는 생경했을 수는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파악된 후에는 오늘과 같은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프로로서 완벽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선수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반갑습니다.

 

기아의 에이스 양현종에 이어 두 외국인 투수 험버와 스틴슨의 호투, 여기에 대체 선발로 나선 문경찬까지 완벽한 투구로 선발승을 올린 기아는 분명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있었습니다. 강력한 선발의 힘이 느껴지는 기아는 확실한 마무리로 나선 윤석민의 3S에서도 알 수 있듯 뒷문이 단단해지며 더욱 강한 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김다원과 이홍구 등 하위 타선이 멀티히트를 하면서 팀 공격력을 이끌었다는 사실도 반갑습니다. 중심 타선이 대포를 가동하고, 하위 타선들마저도 강력한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는 현재의 기아는 어느 팀도 막을 수 없는 상승세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 기아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느냐는 문제만 남았습니다. 거물 신인의 가능성을 보인 문경찬의 호투는 기아에게도 화수분 야구의 가능성을 보여준 듯해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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