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8 07:39

기아 두산에 3-4패, 9회 대주자 노수광의 견제사 흐름을 망쳤다

기아와 두산 선발 투수들은 강했다. 득점이 많이 나오는 올 시즌 경기들과 달리 두 팀의 경기는 정상적인 경기처럼 다가왔다. 어느 한 쪽으로 흐르지 않고 1점차 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결국 1위인 두산과 중위권인 기아의 실력 차는 오늘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크와 보우덴 흥미로웠던 선발 대결, 9회 마지막 역전 기회 날린 기아 노수광

 

 

기아는 충분히 두산을 잡을 수 있었다. 초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면 방어율 1위 보우덴을 잡고 연승을 이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아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오히려 끌려가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흐름의 경기에서 기아는 그 흐름을 이끌지 못하며 연승을 끝내고 말았다.

 

기아는 2회 대량 득점을 할 수 있었다. 선발 보우덴을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선 이범호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서동욱이 안타로 기회를 연결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김호령의 타구를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환상적인 슬라이딩 포구로 잡아낸 것이 압권이었다.

 

단순한 외야 플라이만 되었어도 3루 주자였던 이범호가 쉽게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수빈의 호수비는 결국 보우덴을 완벽하게 무너트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 백용환이 볼넷을 얻으며 1사 만루 상황에서 강한울의 유격수 쪽 평범한 타구가 나와 이닝이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정수빈의 호수비와 달리, 김재호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인해 병살을 시키지 못하고 모두 살리고 실점까지 하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이런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믿었던 김주찬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났고, 지난 주 호타를 보였던 오준혁이 노련한 보우덴의 투구를 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며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호투를 하던 지크는 4회 김재환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동점을 만들고 말았다. 지크의 실점은 4회부터 매 이닝 1점씩 내주며 승기를 내주기 시작했다. 기아 타선이 2회 그 좋은 기회를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진 후 좀처럼 보우덴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기아 타선은 2회 이후 6회까지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 기아 타선이 보우덴에게 묶여 있던 상황과 달리, 두산은 호투하던 지크를 집요하게 공략하며 왜 그들이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균형을 잡은 두산은 5회에도 기회를 잡았다.

 

5회에도 지크는 1사 후 오재원에게 2루타를 내주고, 허경민에게 유격수 깊은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이 상황에서 김재호는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군더더기 없는 두산의 공격이 빛났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 두산의 공격을 보면 그들이 왜 1위를 질주하는지 잘 보여준다.

 

6회에도 두산은 1사 후 민병헌과 김재환이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양의지가 중전 안타로 추가점을 만들며 경기는 1-3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두산에 끌려가던 기아는 7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호투를 하던 보우덴이 자신의 최다 투구 수를 넘기며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인 백용환이 2루타를 만들고, 강한울의 기습 번트 안타까지 내주며 주자 둘을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다시 분위기는 기아로 돌아섰다. 무사 1, 3루 상황에서 김주찬은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을 뽑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오늘 경기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2번 타자 오준혁이 세 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서며 동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여기에 믿었던 필마저 약점인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기아는 2회와 7회 그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7회 말 마운드에 오른 곽정철이 볼넷을 내주자마자 기아는 곧바로 심동섭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 마저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최주환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다시 경기는 2-4로 벌어졌다.

 

2점차로 끌려가던 기아는 9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김주찬이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오늘 경기에서 좀처럼 제대로 타격을 하지 못하던 오준혁을 내리고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나선 황대인이 3루수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3-4까지 점수를 좁히며 1사 2루 상황에서 필 타석이 만들어지며 최소한 동점이나 역전을 기대하게 했다.

 

문제는 2루 대주자로 나선 노수광이었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노수광은 1군에 콜 업 되어 대주자로 나서며 과하게 점수를 내야만 하겠다는 의지만 있었던 듯하다. 2루에 나가있고 타자가 오늘 2개의 안타를 쳤던 필이라는 점에서 굳이 그렇게 큰 리드를 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발이 느린 선수도 아니고, 안타 하나면 충분하게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주력을 가진 노수광이라는 점에서 애써 그렇게 큰 리드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2루와 3루 사이에서 너무 큰 리드를 하던 노수광은 양의지의 견제 하나로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

 

거대한 흐름은 다시 한 번 기아로 흘러갔지만 말도 안 되는 2루 주루사로 모든 것은 무너졌고, 필 역시 허무한 삼진을 당하며 경기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기아는 두산을 충분하게 잡을 수 있었다. 그만큼 기회가 많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아는 그 중요한 순간 좀처럼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고 자멸하고 말았다.

 

기아와 달리 두산은 많지 않은 기회에서 팀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이어가며 지크를 잡고 연승을 이어갔다. 두산이 1위를 질주하는 이유와 기아가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상황은 오늘 경기가 잘 증명해준 셈이다. 신인들은 실수를 한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 나온 실수가 아니었으면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보다 성장할 수 있기만을 바란다.


노수광의 어이없는 주루사는 아쉬웠지만 기아와 팬들 모두 기대하고 있는 황대인이 1군 첫 경기에서 멋진 2루타를 쳐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미래의 기아 4번 타자로 지목되고 있는 황대인이라는 점에서 그가 어떤 활약을 펼쳐줄지도 기대된다. 정용운을 선발로 내세운 기아와 장원준을 선발로 나선 두산의 18일 경기에서 과연 기아가 장원준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연패 혹은 다시 연승을 위한 반전을 가늠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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