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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두산 기아에 6-4 재역전승, 부실한 불펜 싸움에서 두산 변진수가 이겼다

by 스포토리 201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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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첫 스윕을 앨지를 상대로 홈에서 거뒀고, 올 시즌 전혀 달라진 넥센은 삼성은 제압하고 시즌 첫 1위에 올랐습니다.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던 잠실벌의 기아와 두산은 1위 수성과 더는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연이은 만원 관중마저 아쉽게 한 졸전, 무기력한 불펜 한심하다

 

 

 

 

만원이 된 잠실벌에서 기아는 기분 좋은 2연승을 이어갔습니다. 김진우가 나서는 목요일 경기 역시 기아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잠실 3연전 스윕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오늘 경기에서 증명해 주었습니다.

 

김진우와 이정호라는 선발 카드는 객관적으로 기아가 우세했습니다. 올 시즌 2승을 거두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김진우가 선발 경험이 적은 이정호를 이기는 것은 당연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승이 문제였는지 김진우의 투구는 오늘 너무나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장점인 커브가 정상적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제구가 흔들리며 초반 쉽게 무너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1회 빈타에 허덕이던 김현수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내주더니, 2회에 최대 위기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오재원에게 볼넷을 내주고 안타라는 패턴이, 양의지 볼넷과 박건우 안타로 이어지며 단숨에 2득점을 하며 앞서나갔습니다. 두 경기 연속 기아에 선취점을 내주고 힘든 경기를 했던 것과 달리 오늘 경기에서 제구가 안 되는 김진우를 상대로 점수를 뽑았다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기아는 2회 1사 후 최희섭이 시원한 2루타를 쳐내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인 이범호와 김상현이 이정호의 호투에 막히며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는 상황은 답답했습니다. 낯선 투수에 대한 이해 부족인지 좀처럼 이정호의 공을 쳐내지 못하는 선수들은 어제 맹타를 휘두르던 그들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김진우가 대단하다는 것은 오늘 제구도 안 되고 힘겹게 투구를 하면서도 2실점으로 5회 이상을 던졌다는 사실입니다. 5와 1/3이닝 동안 95개의 투구로 4안타, 5사사구, 2삼진, 3실점으로 무너진 김진우는 그나마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책임은 다했습니다. 안타 수보다 사사구 수가 많고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최소 실점으로 이어갔다는 점에서 역시 노련한 투수였습니다.

 

깜짝 선발 카드로 나선 이정호는 5와 1/3이닝 동안 87개의 공으로 3안타, 무사사구, 4삼진, 2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불펜이 불을 지르지 않았다면 깔끔하게 선발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정호가 대단했던 것은 바로 무사사구 경기를 했다는 점입니다. 안타 수도 적었지만, 사사구 없이 깔끔하게 기아 타선을 제압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양 팀의 경기는 6회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선발 투수들이 내려오고 불펜이 가동되기 시작한 6회 두 팀은 타선이 폭발하며 타격 전으로 이어졌습니다. 6회 기아는 대타 김원섭이 볼넷을 얻어나갔고, 안치홍의 유격수 땅볼이 안타로 처리되며 기회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용규가 좋은 선구안으로 투수를 괴롭히고 안타까지 치며 상황은 기아의 몫으로 흘러갔습니다. 김선빈이 2루 뜬공으로 아쉬움을 주었지만, 만루 상황에서 기아는 불펜 유희관에 맞서 차일목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신종길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그를 빼고 차일목을 올릴 정도로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차일목과 나지완의 연속 안타에 힘입어 2-2 동점을 만든 기아는 최희섭이 볼넷을 얻어내며 다시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이범호가 안타를 치며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기를 바랐던 많은 이들은 아쉬워해야 했습니다.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역전을 시키기는 했지만 1사 만루 상황에서 적시타가 아닌 희생 플라이라는 사실은 기아가 오늘 두산을 압도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두산은 믿고 싶은 홍상삼이 폭투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까지 하는 등 불펜의 불안이 6회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4-2로 역전을 시킨 상황에서 기아는 6회 중요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힘겹게 호투를 하던 김진우가 1사 후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주며 불안은 시작되었습니다. 투구 수가 100개가 안 되는 상황에서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기아로서는 6회 실점을 하면 오늘 경기를 두산에게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아 벤치는 곧바로 박지훈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불펜 투수는 볼넷만 내주고, 유동훈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기아 불펜은 유동훈이 양의지에게 적시 2루타를 내주며 불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임재철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동점을 만들어준 유동훈은 더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던 기아 불펜이 실전에서 이토록 무기력한 모습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6회 기아의 4득점을 두산이 3득점으로 곧바로 역전을 시키더니, 7회에도 추가점을 올리며 불펜 싸움에서 그나마 앞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아는 나오는 불펜 투수들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두산은 변진수가 나와 기아 타선을 봉쇄하며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것은 중요했습니다.

 

변진수는 위기 상황에 등판해 2와 1/3이닝 동안 22개의 공으로 1안타, 1사사구, 2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그는 스윕을 당할 수도 있는 두산을 살린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두산도 불펜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기아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과 달리, 변진수가 긴 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기아보다는 한 수 앞선 모습이었습니다.

 

삼성의 특급 마무리인 오승환마저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던 넥센을 상대로 과연 기아가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알 수 없습니다. 폭발적인 타선 집중력과 안정적인 마운드까지 그 어느 팀보다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넥센을 상대로 지금 같은 불펜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선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양현종과 밴헤켄이 맞붙는 목동 경기에서 승패는 결국 누가 먼저 마운드에서 내려오느냐의 문제입니다. 4승에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양현종이 2승 2패에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밴헤켄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는 시작해봐야 안다는 점에서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기분 좋은 연승을 하고 홈으로 돌아온 넥센을 상대로 좋은 경기감이 한풀 꺾인 기아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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