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승부처들, 위기에서 빛난 SK의 노련함이 롯데를 잡았다
경기는 노련함이 조금 앞선 SK의 승리였습니다. 롯데가 승리했다고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양 팀의 승부는 야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한 판 승부였습니다. 지난 준PO가 무기력하고 재미없는 시리즈였다면 플레이오프는 야구가 왜 재미있는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롯데,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롯데로서는 9회 말 선두 타자였던 황재균의 초구 2루타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다음 타석의 조성환마저 안타를 치며 무사 1, 3루의 절대적인 끝내기 상황을 맞은 롯데였지만 그 마지막 능선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당연하게도 패인으로 다가왔습니다.
두 팀의 에이스인 김광현과 장원준의 맞대결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을 불어 넣으며 명승부를 예고했습니다. 준PO에서도 윤석민과 맞대결을 벌였던 김광현으로서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서 지난 경기의 부진을 만회해야만 하는 사명감까지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장원준은 올 시즌 15승을 올리며 롯데 최다승 투수로 올라서며 명실상부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안정된 제구력을 발판으로 꾸준한 피칭을 하는 장원준은 어느 팀에 가더라도 중책을 맡을 수밖에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SK는 1회 팀의 중심인 최정이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지만 그가 2루에서 견제사로 아웃되며 초반부터 승부는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4번 타자와 승부를 남겨둔 상황에서 과도한 리드는 아쉬웠습니다. 팀의 중심 타자의 타격에서 이런 주루 플레이는 흐름을 끊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최정의 아웃 상황은 SK에게는 독으로 다가왔습니다.
허무하게 1회를 마감한 SK는 곧바로 1회 롯데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주찬이 김광현을 상대로 홈런을 치며 경기는 급격하게 롯데의 페이스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로서도 아쉬웠던 것은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로 홈런 후 1사 만루의 대량 득점 기회를 얻었음에도 강민호의 3루 땅볼이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롯데는 2회에도 1사 후 조성환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고 김주찬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해 3-0으로 앞서가며 중요한 1차전을 롯데가 쉽게 가져가는 듯했습니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친 장원준은 3회까지 매 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효과적으로 SK 타선을 막아냈지만 4회 갑자기 무너지며 불안한 승부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사 후 박정권이 본격적인 추격을 알리는 솔로 홈런을 치고 안치용과 김강민이 연속 안타를 치고 정상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박진만의 희생 플라이와 정근우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SK 역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3-3 동점을 이루자마자 롯데는 다시 김광현을 몰아붙이며 역전을 시키는 힘을 과시했습니다. 김광현은 오늘 경기에서도 여전히 불안한 제구력과 볼이 높게 형성되며 난타를 당하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준PO와 마찬가지로 선발의 최소조건인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은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6회 연속 안타로 선발 장원준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두 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세우며 동점을 만든 SK는, 7회 안치용이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며 후반 분위기를 SK로 완벽하게 넘겨버렸습니다. SK가 왜 무서운 존재인지를 보여준 경기력은 롯데의 반격으로 호각세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바로 추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두 타자 홍성흔이 안타를 치고 강민호가 볼넷을 얻으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은 롯데는 조성환의 투수 강습 안타 성 타구를 정근우가 호수비를 보이며 1실점으로 막은 것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7회 무너졌다면 SK로서도 이기기는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8회 1점 차이로 쫓기던 SK는 정근우가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로 기회를 만들자 롯데는 이재곤과 강영식으로 마운드에 차례대로 올리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1사 1, 2루 기회에 대타로 나선 최동수가 3루 땅볼로 병살로 이어지며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점수차를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아쉽게 물러난 SK는 8회 롯데의 추격에 동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2사 후 전준우가 안타와 도루로 2사 2루를 만든 상황에서 4번 타자 이대호와 상대하는 정대현은 아쉬웠습니다. 역대 전적에서 이대호를 압도하고 있는 정대현이었지만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그리 좋지 않았고 1점차의 승부처라고 봤을 때 신중한 투구가 요구되었지만 가운데 몰리는 공을 던지며 동점타를 맞은 것은 아쉬웠습니다. SK가 연장까지 가지 않고 필승조 투입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도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롯데의 9회 말 공격이었습니다. 9회 SK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으며 마지막 공격 기회를 남겨둔 롯데는 선두 타자인 황재균이 엄정욱을 상대로 초구를 2루타로 만들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후속 타자인 조성환까지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든 롯데는 대타 손영석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을 당하며 불안함이 엄습했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병살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전진 수비를 하던 수비수들이 2루 베이스로 들어가지 못해 병살이 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오늘 좋은 타격을 보였던 김주찬을 고의 4구로 만루 작전을 편 SK는 아껴두었던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려 손아섭을 초구 2루 땅볼 병살로 이끌며 1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키게 만들었습니다.
끝낼 수 있는 경기를 끝내지 못한 롯데는 10회 연장에서 선두 타자인 정상호에게 완벽한 타이밍에서 나온 홈런을 맞으며 경기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롯데가 승리해도 당연했을 경기는 중요한 순간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무산되며 관록의 SK가 그 기회를 가져가며 중요한 1차전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중요한 경기 인만큼 양 팀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시소게임을 벌이며 야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쉬운 실수들도 나오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병살로 점수를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들도 벌어졌지만 그 역시 야구의 묘미라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1차전은 명승부였습니다.
고든vs송승준의 선발 맞대결이 예정된 2차전은 롯데에게는 지독한 포스트시즌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2차전마저 내주게 된다면 롯데는 스윕으로 경기를 내줄 수도 있기에 무조건 이겨야만 합니다. 송승준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마운드를 지켜내고 타자들이 SK 투수들을 상대로 득점력을 높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SK로서는 1차전 승리로 문학에서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SK는 1차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1승 이상의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준PO를 통해 경기감각을 올려놓았던 SK가 과연 사직에서 롯데를 2연패로 몰아갈 수 있을지 무척이나 흥미로운 2차전이 될 듯합니다.
'야구 Baseball > 한국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아, 선동열 신임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기대되는 이유 (5) | 2011.10.19 |
---|---|
[2011 플레이오프 2차전]황재균의 호수비, 전준우의 투런 결승타보다 빛났다 (2) | 2011.10.18 |
[2011 플레이오프 1차전 전망]막강 롯데보다 SK가 유리한 이유 (0) | 2011.10.16 |
류중일, 양승호, 이만수 3명의 신인 감독 대결이 흥미롭다 (2) | 2011.10.15 |
기아 조범현 감독의 퇴진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9) | 2011.10.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