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은퇴를 해야 합니다. 운동선수이든 일반 직장인이든 평생 자신의 직장을 지킬 수 없다는 점에서 은퇴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은퇴는 언제나 처량하거나 아쉬움을 남기기만 합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은퇴식에는 그런 아쉬움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은퇴식이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그가 모든 것을 쏟아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박지성 은퇴와 결혼, 위대한 전설의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
은퇴 가능성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은 박지성이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비상하기를 바라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최고의 무대라는 EPL 그중에서도 가장 강했던 맨유의 주전 선수였던 박지성은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고 대호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박지성이 비록 맨유에서 은퇴를 하지 못하고 퀸즈파크를 거쳐 그가 첫 유럽팀이었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아직 퀸즈파크에 1년 계약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은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유럽과 한국 대표팀을 오가며 혹사를 해야만 했던 박지성은 그렇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도 유럽 리그 최고의 선수로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선수이자 AC밀란 소속이었던 가투소가 04-05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마치고 박지성은 모기와 같다는 발언으로 그의 끈질긴 근성에 당황해했습니다. 조금의 틈도 주지 않는 바지런한 박지성의 이런 모습은 결국 그가 에인트호벤에서 맨유로 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맨유의 전설인 퍼거슨은 현장에서 그 경기를 지켜보며 박지성을 불러들였습니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맨유에서 박지성이라는 존재는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자리에서도 박지성이라는 존재감은 그 누구와도 비교가 불가할 정도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퍼거슨이 퀸즈파크로 보내며 박지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딸로 할 정도로 그는 맨유에서도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30이 넘고 고질적이 무릎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만 했던 박지성. 팀에 맞지 않으면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도 가차 없이 내보내버리는 퍼거슨을 생각해보면 대단한 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지성이 그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그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이타심을 보이며 팀 승리에 자신을 던지는 박지성이라는 선수는 퍼거슨만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퀸즈파크에서 아쉬운 시간들을 보내기는 했지만, 자신의 첫 유럽 진출 팀인 에인트호벤으로 간 박지성은 어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로서 자리했습니다. 1년 임대로 왔던 박지성. 그런 박지성을 복귀시키겠다는 퀸즈파크와 남기를 바라는 에인트호벤의 마음은 에인트호벤의 신녀 포스터에 내보낼 정도로 박지성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박지성은 분명 세계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퍼거슨 역시 박지성을 떠나보내고 그를 A급 선수는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세계적 슈퍼스타는 아니더라도 감독이라는 직책을 가진 이들에게 박지성과 같은 선수는 A급 선수보다 더욱 소중한 선수였을 것입니다. 작전 수행 능력이 탁월하고 근면한 선수는 단순히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팀 전체에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키가 작아 국내 대학과 프로에서 외면 받았던 박지성. 어렵게 대학에 입학하고 그는 일본 프로리그에 진출하며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이 여전히 박지성을 자신들이 키운 선수라고 주장하는 이유 역시 이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부지런함으로 채우며 월드컵 4강의 주역이 되었던 박지성. 히딩크의 부름을 받고 네덜란드로 떠난 박지성은 그곳에서도 쉽지 않은 적응기를 넘어 더 큰 무대로 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히딩크가 독설을 날릴 정도로 박지성을 잡고 싶었지만, 그는 퍼거슨의 부름을 받고 세계 최고라 평가받던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습니다. 그곳에서도 가장 위대한 팀이라는 맨유에 입단한 그는 본격적으로 한국선수들의 영국리그 진출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뛴 첫 선수라는 점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말씀 드린다. 2월부터 생각했었다. 오래 전부터 생각했었고, 더는 지속적으로 축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릎 상태가 다음 시즌을 버티기에 어려웠다"
"그런 상태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 팀에 들어가는 것은 힘들었다"
"후회가 되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 눈물이 나지 않는다"
"많은 고민을 할 것이고 앞으로 더 노력하면서 인생을 살아갈 계획이다. 진심으로 성원해주셔서 감사 드린다"
위대한 발자국을 찍어왔던 박지성은 고향으로 돌아와 은퇴식을 열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담담하게 은퇴를 언급하는 박지성에게는 그 어떤 아쉬움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더욱 7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인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까지 함께 하며 행복한 은퇴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은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박지성의 모습에는 당당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동안 쉼 없이 뛰어왔던 박지성이기에 가능한 당당함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축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와 당당함을 박지성에게서 찾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반갑기만 했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더는 선수로서 활동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은퇴를 선언하다는 박지성은 후회나 눈물이 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후회도 눈물도 나지 않는 은퇴는 박지성이기에 가능한 당당함이었습니다. 은퇴 후 많은 고민과 함께 더 노력하며 살아가겠다는 박지성에게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당연할 것입니다.
최선을 다했던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던 박지성의 은퇴식. 그의 은퇴식은 아쉬움이나 후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박지성의 이 행복한 은퇴식은 어쩌면 모든 이들이 꿈꾸는 그런 은퇴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과 함께 시작될 박지성의 인생 2막이 어떻게 펼쳐질지 팬의 한사람으로서 무척 기대됩니다. 박지성 그와 함께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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