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6. 08:21

양현종까지 무너진 기아, 4강은 물 건너간 그들에게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기아의 몰락은 무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반기 4강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졸전을 이어가며 이제는 꼴찌를 염려해야 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후반기 2승 9패를 기록하고 있는 기아는 이대로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연패 스토퍼 양현종마저 몰락한 기아, 그 어떤 동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태풍의 영향으로 강제 휴식을 당했던 기아는 오히려 이게 독이 되었습니다. 연패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식은 반전의 시작이 될 수도 있었지만, 몰락하기 시작한 기아에게는 그런 것도 존재할 수 없었던 듯합니다. 기아의 의지는 분명했습니다. 두산과의 원정 첫 경기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양현종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후반기 두 번의 승리 모두 양현종이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오늘 경기 역시 중요했습니다. 양현종이 지긋지긋한 연패의 늪에서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 4강 싸움에 뛰어들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잠실 구장의 가득 메운 팬들 역시 기아가 이렇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도 했습니다.

 

첫 회 넘치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던 양현종의 모습에서 역시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상대를 압도하겠구나 하는 기대도 품게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파워 피칭을 하는 양현종과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유희관의 승부는 극과 극의 재미도 선사하며 오늘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첫 득점은 기아의 몫이었습니다. 2회 시작과 함께 팀의 4번 타자인 나지완이 완벽한 스윙으로 솔로 홈런을 쳐내며 에이스를 위한 첫 득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안치홍의 안타도 이어지며 유희관을 초반부터 흔들 수도 있었지만, 후속 타자들의 빈타는 그저 선취점을 뽑았다는데 만족하게만 했습니다.

 

문제는 2회 말이었습니다. 1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볼의 스피드는 좋았지만 높게 제구되는 양현종의 공은 두산의 타자들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칸투의 우중간 2루타를 시작으로 홍성흔의 적시타, 그리고 양의지의 3루타까지 이어지며 경기는 삽시간에 두산으로 넘어갔습니다. 2회에만 4개의 안타와 하나의 볼넷을 내주며 3실점한 양현종에게는 에이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도 않았습니다.

 

팀 타선이 실점 이후 곧바로 역전을 시켜주자 오히려 힘이 난 것은 유희관이었습니다. 지난 대결에서도 호랑이에게 난타 당했던 그였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나지완에게 홈런으로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역전 후 3, 4회를 삼자범퇴로 잡으며 손쉽게 이닝을 마쳐갔습니다.

 

5회 선투타자인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다원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처했지만 후속 타자들은 이번에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차일목이 희생번트까지 성공하며 1사 2, 3루라는 절대적인 상황을 만들어주었지만, 김민우는 외야 플라이가 아니라 의도적인 땅볼을 치려는 노력은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3루 땅볼로 이어진 그 공은 2사 1, 3루 상황만 만들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바깥쪽 공을 무리해서 끌어당겨 땅볼을 만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쳐 외야 플라이를 쳐 득점을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다른 선택을 한 김민우로 인해 기아는 추격의 가능성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믿었던 김주찬마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기아의 추격 가능은 그렇게 사라져 갔습니다.

 

기아가 무기력하게 득점 기회를 놓치자 두산은 다시 한 번 집요한 공격으로 우위를 점해갔습니다. 5회 초 득점에 실패한 기아와 달리, 두산은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인 허경민이 볼넷을 얻어나가자 김현수가 2루타로 화답을 하고, 전 타석에서도 볼넷을 얻어냈던 칸투와 승부를 기피한 양현종은 무사 만루 작전을 선택했습니다.

 

무사만루 작전의 성패는 다음 타자를 어떻게 잡아내느냐에 달렸지만, 양현종에게 그런 승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홍성흔은 기다렸다는 듯이 적시타를 치며 양현종을 무너트렸고, 이후 바뀐 투수 서재응을 상대해서도 연속 안타를 쳐내며 빅이닝 경기를 펼쳤습니다.

 

단숨에 8-1까지 달아난 두산과 기아의 경기는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선발 양현종은 4와 1/3이닝 동안 80개의 투구수로 9안타, 4사사구, 3삼진, 8실점을 하며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8실점을 한 상황에서 기아가 역전을 하기에는 불가능한 경기였습니다.

 

양현종과 달리 유희관은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으로 5안타, 1사사구, 1홈런, 5삼진, 1실점을 하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습니다. 다시 한 번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 유희관의 호투는 두산에게 다시 한 번 4강 싸움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기아는 8회 나지완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8점을 넘어서기는 힘들었습니다. 두산과의 오늘 경기는 후반기 기아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했습니다. 선발이 무너지고 타선마저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루와 수비, 그리고 야구 센스마저 어딘가로 실종된 듯한 그들의 모습에서는 강팀의 기운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잦은 수비 실책과 적절한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승리는 불가능합니다. 더욱 마운드 붕괴가 시즌 초반부터 현재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타선마저 침묵하면 기아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꼴찌를 하지 않는 이유는 뒤에 있는 SK와 한화가 더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기아 모습을 보면 꼴찌로 추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참혹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들이 대반격을 할 수나 있을지 그게 의문입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지만, 그가 어느 정도 능력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 시즌 기아 마운드에 섰던 소사는 다시 한국을 찾아 6연승을 질주하며 넥센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것과 극명한 비교가 되는 기아의 마운드 운용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4강 가시권에서 시작한 후반기 경기는 이제는 4위 롯데와 5.5 경기 차로 멀어졌고, 꼴찌인 한화와는 4경기 차로 좁혀지며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4강 싸움은 멀어지고 탈꼴찌 싸움에 합류하게 된 기아는 올 시즌 이렇게 반등 없는 결과로 끝이 난다면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어야만 할 것입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 등 대대적인 변혁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가는 도전자 호랑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어설프게 전력을 손본다면 몇 년 동안 보여준 희망 고문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완벽하게 새로운 기아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호랑이 전성시대는 한 동안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기아 타이거즈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할 시점이 온 듯합니다. 단기 우승이 아니라 전력을 갖추고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팀을 재건 해야만 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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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버크하우스 2014.08.06 08: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세요. ^^